[골닷컴] 강동훈 기자 =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에서 태국을 누르고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5월 베트남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8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지도력을 입증하게 됐다.
베트남은 5일(한국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대회 결승 2차전에서 태국을 3-2로 꺾었다. 앞서 지난 2일 베트남 비엣찌의 푸토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베트남은 1·2차전 스코어 합계 5-3으로 태국을 누르고 정상에 섰다. 과거 박항서 감독이 이끌었던 2018년 이후 7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단 한 경기도 패배하지 않은 베트남은 ‘무패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조별리그에서 B조 1위(3승1무·승점 10)를 차지해 토너먼트에 진출한 베트남은 4강에서 싱가포르를 가볍게 제압한 후 결승에서 태국까지 물리쳤다.
지난해 5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도력을 입증했다. 사실 김 감독은 데뷔전 승리 후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에 그쳐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박 감독과 많이 비교됐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과 함께 반등에 성공했다.
베트남은 선제골로 앞서갔다. 전반 8분 팜 뚜언 하이(하노이)가 문전 앞으로 쇄도해 골키퍼 파티왓 캄마이(방콕 유나이티드)의 키를 넘겨 찬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베트남은 얼마 지나지 않아 태국의 반격에 동점을 허용했다. 전반 28분 벤 데이비스(우타이타니)가 페널티 아크서클 정면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이후 팽팽하던 균형을 태국이 깨뜨렸다. 후반 19분 수파촉 사라찻(훗카이도 콘사돌레 삿포로)이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다만 이전 과정에서 태국은 매너볼을 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베트남은 이에 곧바로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득점으로 최종 인정됐다.
베트남은 그러나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후반 30분 위라텝 폼판(방콕 유나이티드)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후 맹공을 몰아치더니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37분 팜 뚜언 하이가 페널티박스 왼쪽 지역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팬사 헴비본(부리람 유나이티드)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분위기를 주도한 베트남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20분 역습 찬스를 맞아 하프라인에서 응웬 하이 롱(하노이)가 오른발 슛을 때렸다. 앞서 태국이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 캄마이까지 올라왔던 터라 골문이 비어 있어 그대로 골라인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후 경기가 종료되면서 베트남의 승리와 함께 우승이 확정됐다.
한편 이 대회는 동남아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동남아 10개국이 출전해 최정상을 가리는 대회로 지난 1996년 처음 창설된 후 2년마다 열려왔다. 현지 팬들 사이에서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릴 정도로 대회가 열릴 때마다 뜨거운 열기를 자랑한다. 역대 최다 우승국은 태국(7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