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광주FC 이정효 감독이 그라운드에 직접 들어가 선수를 밀치며 질타한 장면이 중계방송을 타고 실시간으로 퍼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날은 어린이날로 어린 팬들이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많이 찾았는데, 이 감독이 선수를 밀치며 질타한 모습을 눈앞에서 직접 본 어린 팬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 이 감독을 향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논란의 장면은 지난 5일 어린이날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 김천 상무의 하나은행 K리그1 12라운드에서 나왔다.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이 감독은 갑자기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갔고 누군가를 부르면서 손짓으로 자신에게 오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강현이 중간에 이 감독을 제지하기 위해 나섰지만, 이 감독은 이강현의 제지를 뿌리쳤다.
이 감독이 다가간 선수는 오후성. 이 감독은 오후성에게 무언가 말을 하더니 급기야 오후성을 강하게 밀쳤다. 이 감독은 오후성을 밀친 후로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강하게 질타했다. 이후 중계방송을 통해 공개된 장면에서 이정효 감독은 이강현과 헤이스가 말리면서 라커룸으로 향했고, 오후성은 지원스태프들과 함께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이날 전반적으로 광주의 전반전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던 터라 불만을 서슴없이 표출하는 이 감독의 성격상 선수들을 질타하면서 동기부여를 심어주려는 의도였지만, 선수를 밀친 이 장면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일각에선 이 감독의 행동을 ‘폭행’으로 보면서 일종의 직장 내 폭행 또는 괴롭힘이 아니냐는 논란으로 번졌다.
이 감독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고, 밀치면서 질타했던 오후성은 따뜻하게 안아줬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오후성은 인터뷰를 통해 “선수로서 죄송한 일을 저질렀다. 침투하는 장면을 많이 만들라는 주문을 받았는데 잘 이행하지 못했다. 사과를 드리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먼저 안아주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수습했다.
이 감독은 평소 시원시원한 언행으로 이슈몰이를 하고 다녀 ‘K-무리뉴’로 불린다. 과거 포르투와 첼시,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등을 이끌었던 주제 무리뉴 감독은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때마다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말해 뜨거운 이슈를 만든다. 그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단순히 시원시원한 언행만 주목받는 게 아니라, 이 감독은 뛰어난 전략·전술 능력으로 성과를 내오면서 팬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광주 지휘봉을 잡자마자 K리그2에서 승격에 성공했고, 이듬해엔 K리그1 3위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K리그1 팀 가운데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준결승 진출 성과를 냈다.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감독. 그러나 이날 공개된 장소에서 분을 참지 못하고 선수를 밀치면서 질책한 장면은 선을 넘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선수가 지시를 따르지 못했다면 추후 라커룸에 들어가서 질책하면 될 일을 팬들이 바로 앞에서 보고 있고 중계방송이 송출되는 상황에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