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손흥민(32)이 올여름 토트넘과 동행을 마무리할 각오가 된 거로 보인다.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미국 등 다양한 리그 구단으로부터 구애를 받는 가운데, 그의 거취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28일(한국 시각) “손흥민을 남겨야 할까, 혹은 매각해야 할까?”라는 제목으로 내부 기자들의 의견을 정리한 기사를 올렸다. 총 다섯 기자가 의견을 드러냈는데, 손흥민을 바라보는 기자들의 시선이 엇갈렸다.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낸 샘 트루러브 기자는 잔류를 주장했다. 트루러브 기자는 “모든 건 손흥민에게 달렸다. 제 생각에 손흥민은 1년 더 남아야 한다”라며 “드레싱룸에서 손흥민의 리더십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토마스 프랭크(51·덴마크) 감독이 새로운 지도자가 된 이상, 손흥민의 경험은 아주 귀중하다”라고 주장했다.
매튜 애벗 기자도 트루러브 기자와 같은 잔류에 힘을 실었다. 애벗 기자는 “손흥민이 남는 건 어떠한 이적료보다 가치가 있을 것이다.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낸 손흥민으로 이적료를 벌 수 없을 것이다”라며 “손흥민이 기량을 되찾을지 지켜볼 가치가 있다. 모하메드 살라(33·리버풀)처럼 손흥민도 재계약할 가능성이 있다. 리더를 공백으로 두는 것보다 손흥민을 남기는 게 더 낫다”라고 전했다.
트루러브, 애벗 기자가 주장한 바와 같이 손흥민의 경험은 토트넘에 큰 자산이다.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 선수 중 벤 데이비스(32)와 더불어 이곳에서만 10시즌을 채웠다. 다른 선수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리그, 컵, 유럽 대항전 등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팀을 이끌었다. 더욱이 새 감독 체제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나서는 토트넘에는 경험이 필요하다.
다만 나머지 기자들은 매각이 더 합리적이라고 봤다. 톰 콜리 기자는 “프랭크 감독 체제로 새롭게 시작하는 가운데, 이 시점이 손흥민을 보내는 데 좋아 보인다. 그가 팀을 떠나는 걸 고려한다면, 당사자에게 적절한 선택일 거다”라며 “손흥민을 남기면 그만한 가치가 있겠으나, 재정적으로 보면 이번이 이적료를 받을 마지막 기회다”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조 도일, 키에런 킹 기자도 결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도일 기자는 “팀에 남을지 말지는 손흥민에게 달렸다. 다만 제 생각에는 손흥민이 떠날 것 같아”라고 했다. 킹 기자는 “어려운 결정이겠지만, 손흥민을 매각하고 새로운 왼쪽 윙어에게 투자하는 게 더 낫다”라며 “지금이 손흥민을 매각할 적절한 시기일지도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확고한 결정을 알리지 않았으나, 결별에 무게를 둔 거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소속이자 높은 공신력을 보유한 맷 로 기자는 26일(한국 시각) 토트넘 전문 팟캐스트 ‘라스트 워드 온 스퍼스’에 나와 “손흥민이 구단 관계자들과 동료들에게 자신이 토트넘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라고 이야기했다.
로 기자에 따르면, 손흥민은 선수단 앞에서 이별을 앞둔 것 같이 행동했다. 그가 사우디, 튀르키예, 미국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는 터라, 해당 이야기가 더욱 의미심장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원한다면 이적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상업적인 이유로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가 끝나는 8월 초 이후에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인 손흥민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활약하고 있다. 10년 동안 171골(101도움)을 넣으며 구단 최다 득점 5위에 있다. 앞서 푸스카스 어워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등을 차지했던 손흥민은 이번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구단에 새 역사를 안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