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인천] 이정빈 기자 = 수원FC의 개막전 승리를 이끈 이승우가 국가대표팀과 유럽 무대 복귀를 놓고 입을 열었다. 이승우는 국가대표팀 복귀를 놓고 선수로서 준비를 잘하고 있다면서 유럽 복귀에 대해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차분한 상태라고 알렸다.
이승우는 2일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극장 페널티 킥 득점포를 올리며 산뜻한 출발을 신고했다. 이승우의 득점을 내세운 수원FC는 인천 원정길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김은중 감독이 데뷔전 승리를 차지했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이승우는 “일단 어려운 경기장에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비길 경기에서 이기고, 질 경기에서 비기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엔 비길 경기 지고, 이길 경기에서 많이 비겼는데 이번엔 시작이 좋아 기분이 좋다”라고 경기 소감을 남겼다.
앞서 두 시즌은 이승우의 득점포가 상당히 늦게 터졌지만, 이번 시즌은 개막 라운드부터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우는 2022시즌엔 6라운드, 2023시즌엔 14라운드에서 마수걸이 골을 기록했다. 이승우는 “이번 시즌 첫 골이 빠르게 나왔다. 첫 시즌도 그랬고, 두 번째 시즌도 항상 따뜻할 때 골을 넣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보기 좋게 추울 때 넣었다. 더 많은 득점을 넣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최근 이승우를 두고 그가 국가대표팀에 승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때 기술적인 드리블러로 자주 얼굴을 비췄던 이승우는 어느 순간부터 대표팀과 거리가 멀어진 상태다. 이에 대해 이승우는 “선수로서 준비는 예전이나 앞으로나 항상 똑같이 잘 준비해야 한다. 대표팀 발탁 여부는 (황선홍) 감독님의 권한이다. 선수로서 준비는 잘하고 있다”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승우와 수원 FC 사이에서 어색한 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김도균 감독이 부임한 서울이랜드FC가 이승우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낸 데다가 기존 계약을 재협상하는 부분에서 이견이 나오면서 동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다만 시즌을 앞두고 극적인 타결을 이루며 정상적으로 시즌을 보낼 전망이다.
이승우는 “재계약이 아니라 원래 계약이 되었던 걸 재협상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마지막에 기분 좋게 사인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어 너무 좋다. 선수로서 제 책임감이 경기장 안에서 보이는 것이기에 수원FC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현재 소속팀에 집중했다.
이날 김은중 감독은 전략의 일부로 이승우를 후반전 교체 투입했다. 이승우가 교체 투입된 상황에서 수원FC가 경기 막판 페널티 킥을 얻었고, 이를 두고 어떤 선수가 나설지 주목됐다. 윤빛가람과 같은 베테랑 키커들이 있었지만, 공을 들고 나선 건 이승우였다. 이승우는 부담감 속 페널티 킥 득점을 올리며 팀에 승점 3점은 안겼다.
이승우는 “페널티 킥에 대해선 이틀 전에 연습했다. 몇 선수들이 연습했고, 페널티 킥 상황이 경기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서 많이는 아니어도 연습을 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라며 “페널티 킥 상황은 조금 떨렸다. 워낙 잔디가 안 좋고 발목이 아파서 잘 찰 수 있을지 생각헸는데, 골을 넣고 싶어서 아픔을 이겨내고 찼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도균 감독과 김은중 감독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공격 진영에선 다 편안하다. 많은 포지션을 소화했고, 작년에는 미드필더 지역까지 봤었기에 불편함은 전혀 없다. 경기마다 혹은 경기 흐름에 따라 편하고 힘들고 차이가 있는 것이지 앞에서의 역할은 꽤 익숙해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도균 감독님은 워낙 화끈하고 공격 축구를 좋아하신다. 한 골을 먹혀도 두 골 넣고, 두 골을 먹혀도 세 골 넣는 축구를 원하셨다. 김은중 감독님은 한 골 먹는 것보다 최소한의 실점을 통해서 이기는 실리적인 축구를 원하시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K리그 3년 차를 맞이한 이승우는 이번 시즌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게 된다. 현재 K리그1에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토종 공격수는 울산 HD 주민규와 수원FC 이승우 둘뿐이다. 이승우는 이 부분에 대해 “벌써 세 번째 시즌이 다가왔는데, 이번 시즌은 이전 시즌보다 더 욕심나는 건 사실이다. 첫 시즌은 하루하루 긴장감에 살았고, 잠도 못 잘 정도로 압박감이 심했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라고 말했다.
곧바로 “두 번째 시즌은 못 하면 1년 반짝이라는 이야기가 나올까 부담이 됐다. 이제 세 번째 시즌은 앞 두 시즌을 잘해서 더 편안하다. 이번 시즌은 이전 시즌보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라고 새 시즌 각오를 내비쳤다.
이승우와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뛰었던 백승호가 최근 버밍엄 시티에 입단하면서 유럽 재진출에 성공했다. 백승호는 전북현대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유럽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고, 버밍엄 시티로 이적해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전 동료의 유럽 진출을 본 이승우 역시 유럽 진출 의지를 보였다. 다만 과거보다 차분함을 유지했다.
이승우는 “다시 유럽에 가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다. 다만 예전에 비해 좀 더 차분해졌다. 예전에는 무조건 내가 경기 선발로 나서야 하고, 골을 넣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매일 들었다. 이제 생각해 보면 정말 섣불렀고,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 지금은 더 안정됐다”라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한편 이승우는 추운 날씨 속에서 열렬한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승우는 “팬분들이 너무 추운 날씨에 이렇게 많이 찾아와 주셨다. 제가 수원FC 오고 3년 차인데, 매년 팬분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라며 “수원FC만 아니라 다른 팀들, K리그 전체적으로 팬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덕분에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추운 날씨에 이렇게 같이 응원해 주신 게 너무 감사하다”라고 팬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