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철기둥’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방출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알나스르(사우디)와 연결되고 있다. 이미 현지에선 양측이 구체적인 논의를 나누는 등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김민재가 이번 여름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떠나 알나스르로 향하면, 4년 만에 유럽무대를 떠나게 된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11일(한국시간) “알나스르는 현재 김민재 영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나스르는 최근 김민재와 그의 측근들을 설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알나스르가 김민재를 영입하려는 의도는 분명하다. 유럽무대에서 뛰던 슈퍼스타들을 영입하고 있는 알나스르는 김민재를 영입해 수비라인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알나스르행에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스포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이 새로운 도전을 환영할 것”이라며 “나폴리에서 인상적인 시즌을 보낸 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지만, 상당한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 완전히 확신을 얻지 못했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슈퍼스타들이 재기를 모색하기 위해 중동무대로 향하는 가운데, 알나스르로의 이적은 김민재에게 부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민재는 지난 시즌 ‘혹사 논란’이 일을 정도로 강행군을 이어왔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방출 통보’였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염으로 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이후로도 무릎 및 허리 통증, 인후통 등 온몸이 종합 병원이 될 정도 몸 상태가 한계에 다다랐음에도 동료 수비수들이 줄줄이 이탈했던 탓에 부상을 안고 경기에 출전했으나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푸대접하면서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매각하기 위해 당초 5000만 유로(약 776억 원)로 책정한 그의 이적료를 3500만 유로(약 543억 원)까지 낮췄다. 영입할 당시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적료를 낮춘 건 그만큼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지난달 말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요나탄 타를 영입해 이미 김민재가 떠날 것을 대비해 놓기까지 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뉴캐슬 유나이티드, 리버풀, 첼시(이상 잉글랜드), 나폴리, 유벤투스, AC밀란(이상 이탈리아),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 등 센터백 보강이 필요한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알나스르까지 김민재를 영입리스트에 추가하면서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알나스르가 김민재를 영입하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던 슈퍼스타를 줄줄이 영입하고도 ‘무관’에 그치면서 자존심이 상한 알나스르는 올여름 또 한 번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스쿼드를 보강할 계획이다. 특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잔류를 선언한 가운데, 호날두의 요구에 따라 사령탑 교체부터 시작해 뛰어난 개인 능력을 보유한 슈퍼스타들을 영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알나스르는 수비진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전반적으로 수비가 불안해 실점률이 높아 성적이 좋지 못했던 데다, 주축으로 활약한 에므리크 라포르트가 떠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무대에서 줄곧 뛰어난 활약을 펼쳐온 데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김민재를 낙점했다. 한국의 수비 핵심 김민재를 영입함으로써 아시아 시장으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려는 것도, 김민재를 영입 목표로 정한 이유다.
알나스르는 영입전이 치열할 거로 예상되는 가운데 막대한 연봉과 보너스로 김민재를 유혹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연봉은 가늠할 순 없지만 알나스르가 강력하게 원하는 데다, 라포르트의 대체자로 영입되는 만큼 그와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 재정 통계 전문 매체 카폴로지에 따르면 라포르트의 연봉은 무려 2450만 유로(약 383억 원)에 달한다. 특히 사우디의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아 연봉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
김민재는 2017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2년간 활약하다가 베이징 궈안을 거쳐 2021년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른 성장을 거듭한 그는 이듬해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곧바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더니 쟁쟁한 공격수들을 상대로 ‘괴물’ 같은 수비력을 뽐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나폴리가 33년 만에 정상에 올라서는 데 앞장선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과 올해의 팀에 동시에 선정됐다. 이는 아시아 국적 최초 수상자와 우승팀에서 나온 최초 수상자 ‘대기록’이었다. 아울러 생애 처음으로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데에 이어, 22위에 오르면서 뛰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이후 러브콜을 잇달아 받더니 지난 2023년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역대 21번째 ‘코리안 분데스리거’가 된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주축으로 활약했다. 첫 시즌 전반기 내내 붙박이로 뛰다가 후반기 들어서 벤치로 밀려났지만, 두 번째 시즌은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고, 부상 여파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