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en Amorim Manchester United 2025-26Getty

“교황이 와도 전술 안 바꿔” 아모림 감독 경질은 없지만…긴급 이사회 소집돼 ‘포메이션 변경’ 지시받았다 [속보]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후벵 아모림(40·포르투갈) 감독을 경질하지 않는 대신 포메이션을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교황이 와서 설득해도 포메이션을 바꿀 일은 없다. 제가 바꾸고 싶을 때 바꿀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감독을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옹고집을 부렸던 아모림 감독으로선 포메이션을 변경하거나 아니면 맨유를 떠나거나 양자택일을 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30일(한국시간)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맨유는 당장 사령탑 교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성적이 좋지 않아 팬들의 ‘경질 요구’가 빗발치고 있음에도 아모림 감독을 여전히 지지하고 존중하며, 반전을 만들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 소식통은 “짐 랫클리프 구단주는 아모림 감독을 신뢰하고 있으며, 올바른 스쿼드가 갖쳐진 상황에서 풀시즌을 치른 후에 아모림 감독을 평가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맨유는 다만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 가운데 이 자리에서 아모림 감독에게 4-3-3 포메이션으로 바꿀 것을 요청했다. 3-4-2-1 포메이션을 고집해오면서 “제 철학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 저는 제 철학을 믿으며 이를 끝까지 고수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던 아모림 감독은 이사회의 포메이션 변경 요청에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맨유 지휘봉을 잡은 아모림 감독은 당시 큰 기대를 모았다. 맨유 사령탑으로 부임하기 전 스포르팅 CP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차세대 명장’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2020년부터 스포르팅을 이끌면서 통산 231경기를 지휘하는 동안 165승(33무33패)을 거뒀다. 이 기간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2회, 포르투갈프로축구연맹(LPFP) 타사 다 리가 2회, 포르투갈 축구 연맹(FPF) 수페르타사 칸디두 드 올리베이라 1회 우승했다.

하지만 맨유 감독직에 앉은 이후로는 줄곧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더니, 현재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 압박’을 받고 있다. 실제 아모림 감독은 부임 후 모든 대회 통틀어 49경기를 치르는 동안 19승9무21패를 거뒀다. 승률이 50%가 채 되지 않는다. 당연히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떠난 이래 부임한 맨유 사령탑 가운데서 최저 승률이다. 이에 인내심이 바닥이 난 팬들은 아모림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아모림 감독은 특히 EPL에서 성적이 참담하다. 33경기를 지휘하는 동안 고작 9승(7무17패)에 그쳤다. 자연스레 맨유는 지난 시즌 15위로 구단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내면서 명성에 금이 갔고, 이번 시즌도 개막 후 6경기 동안 단 2승(1무3패)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무려 33년 만에 구단 역사상 최악의 출발을 알렸다. 맨유는 현재 14위에 올라 있다.

통상적으로 성적이 좋지 못하면 변화를 가져가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게 상책이지만 ‘고집불통’ 아모림 감독은 3-4-2-1 포메이션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3-4-2-1 포메이션에 선수들이 잘 녹아들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맨유는 결국 아모림 감독에게 4-3-3 포메이션으로 변경을 요청했다. 아모림 감독이 과연 이를 받아들일지 관건이다.

한편, 아모림 감독은 최근 브렌트퍼드전(1대 3 패) 직후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저는 그런 걸 걱정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어 “(경질은)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저는 그저 맨유에 있는 동안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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