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킥오프 전까지 서울 전역에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데다, 빗방울까지 내려 기온이 뚝 떨어지는 쌀쌀한 날씨 속에도 상암벌을 찾아준 1만9234명 관중의 뜨거운 응원 열기를 등에 업고도 FC서울이 또 광주FC에 무너졌다. 광주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지는 서울은 광주 상대로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서울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9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패했다. 무패행진이 7경기에서 막을 내린 서울은 승점 13(3승4무2패)에 묶여 5위에 머물렀다. 승점 16(4승4무2패)을 쌓은 광주는 2위로 두 계단 껑충 뛰어 올랐다.
지난해 김 감독은 서울 지휘봉을 잡고선 딱 두 팀 상대로만 승리하지 못했다. 우승팀 울산 HD와 네 차례 맞붙어 2무2패를 기록했고, 광주와 세 차례 만나 3패를 기록했다. 자타공인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평가받는 김 감독으로선 특히 광주에 3연패를 당한 건 자존심이 크게 상할 법한 굴욕이었다.
체면을 구긴 김 감독은 2년 차를 맞은 올해, 광주와 첫 번째 맞대결부터 설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패하면 자존심이 상하는 게 사실이다. 언제든지 이기고 싶은 마음”이라고 힘주어 말한 그는 “작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최근 7경기 무패(3승4무)를 달리면서 상승세 흐름을 이어온 만큼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물론 광주 역시 초반 흐름이 나쁘지 않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광주는 직전 라운드 강원FC에 패하긴 했지만, 9경기를 치르는 동안 3승4무2패를 기록하며 5위에 자리한 서울 바로 위인 4위에 자리했다. 이정효 광주 감독도 “다른 경기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로지 오늘 서울전만 바라보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 준비했다”면서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여줬다.
초반 흐름은 홈팀 서울이 주도했다. 좌우 측면에 위치한 루카스와 강주혁을 앞세워 빠른 공격 전개로 몰아쳤다. 하지만 제대로 된 마무리까지 가져가지 못한 서울은 중반부로 넘어갈수록 광주에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다니더니 선제 실점을 헌납했다. 전반 42분 헤이스가 페널티 아크서클 정면에서 왼발로 가볍게 툭 감아찬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김 감독은 결국 하프타임 때 변화를 꾀했다. 강주혁을 빼고 직전 라운드 대전 하나시티즌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컨디션이 좋은 문선민을 투입했다. 문선민이 들어가면서 공격의 활기를 되찾은 서울은 쉴새 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골대 불운과 선방에 가로막혔다.
서울이 추격에 실패한 사이, 한 골 차로 바짝 쫓기는 입장에서도 침착하게 본인들 만의 운영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가던 광주가 추가골로 달아났다. 후반 18분 공이 문전 앞에서 높게 떠오르자 박태준이 가슴 트래핑 후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를 지었다.
김 감독은 결국 다시 한번 교체를 단행했다. 김진야와 둑스를 연달아 투입했다. 변화는 주효했다. 후반 33분 둑스가 페널티 아크서클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굴절되면서 문전 앞으로 흘렀고, 이때 쇄도한 린가드가 침착하게 골키퍼 김경민을 제치고 밀어 넣었다. 하지만 서울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추가시간이 8분이나 주어졌지만, 끝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진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