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최근 샤비 알론소(43) 감독과 헤어지기로 한 바이어 레버쿠젠이 차기 사령탑으로 세스크 파브레가스(38·이상 스페인) 감독을 낙점했다. 레버쿠젠은 파브레가스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왕년에 잘나가던 ‘월드 클래스(월클)’ 패스마스터로 불린 파브레가스 감독은 지도자로 변신한 후로도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유망한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레버쿠젠은 새 사령탑을 찾는 결정적인 단계에 있다. 이미 여러 차례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다”면서 “파브레가스 감독이 현재 레버쿠젠의 새 사령탑 유력 후보다. 레버쿠젠은 그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레버쿠젠은 지난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론소 감독과 결별한다. 2026년 여름까지였던 계약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조기에 종료해 달라는 알론소 감독의 요청에 응하기로 했다”며 “곧 차기 사령탑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022년 10월 중도에 지휘봉을 잡은 알론소 감독은 이로써 2년 반 만에 동행을 마치게 됐다.
알론소 감독은 특히 지난해 독일 분데스리가와 독일축구연맹(DFB) 포칼컵 ‘더블(2관왕)’을 달성한 만큼 구단 역사상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남기고 떠나게 됐다. 특히 분데스리가에서 ‘무패우승’을 달성했다.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에서 우승한 건 지난 1904년 창단한 이래 1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기도 했다. 알론소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 차기 사령탑으로 부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2년 반 동안 뛰어난 성적을 남긴 채 떠나는 알론소 감독의 후임을 찾는 게 중요한 가운데 레버쿠젠은 여러 감독을 후보에 올려놓고 검토한 끝에 파브레가스 감독을 최종 낙점했다. 알론소 감독을 선임했을 당시 경험이 많지 않았던 탓에 많은 이들이 반신반의했지만 알론소 감독이 ‘더블’과 함께 우려를 씻어낸 것을 떠올리면서 이번엔 유망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파브레가스 감독에게 기대를 걸어보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파브레가스 감독과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레버쿠젠은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차선책으로 고려하고 있다. 플레텐버그 기자는 “파브레가스 감독의 뒤를 이어 텐 하흐 감독이 레버쿠젠이 고려하고 있는 사령탑 후보”라며 “텐 하흐 감독은 알론소 감독의 후임 사령탑으로 레버쿠젠을 이끄는 데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아스널과 바르셀로나, 첼시, AS모나코 등에서 뛰고, 또 스페인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면서 ‘월클’ 패스마스터로 불렸던 파브레가스 감독은 지난 2023년 은퇴를 선언한 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코모 B팀(2군) 감독을 시작으로 코모 감독대행과 수석코치를 역임한 그는 지난해부터 코모 정식 사령탑으로 승격했다.
선수 시절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비롯해 아르센 벵거 감독, 주제 모리뉴 감독, 안토니오 콘테 감독 등 세계적인 명장들에게 지도를 받아 타고난 지도력을 보유한 데다, 본인만의 뚜렷한 철학을 보유한 파브레가스 감독은 코모를 이탈리아 세리에A(1부)로 승격키며 성과를 냈다. 당시 수석코치였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P급 라이센스가 없었던 탓에 감독직을 수행하지 못했을 뿐 전술·전략은 물론이고 매니지먼트도 담당했다.
파브레가스 감독은 계속해서 지도력을 입증하고 있다. 당초 코모는 세리에A로 갓 승격한 터라 강등권에 머물면서 잔류 경쟁을 할 거로 예상됐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현재 순위표 10위(승점 48)에 머무르면서 잔류가 확정됐다. 특히 지난 2월엔 우승 경쟁하는 나폴리를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