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호 안양한국프로축구연맹

[공식발표] 한국프로축구연맹, 최대호 안양시장 기자회견 관련 입장문 발표…안양 구단 상벌위원회 회부

[골닷컴] 이정빈 기자 = 최대호 안양시장이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고 기업 구단과 시도민 구단을 갈라친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맹은 최대호 안양시장이 근거 없는 주장을 제기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연맹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일 안양 구단주인 최대호 안양시장(이하 구단주)이 진행한 기자회견에 관하여 입장문을 내고, FC안양 구단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알렸다.

최대호 안양 구단주는 지난 2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심판 판정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해당 자리에서 최대호 구단주는 “구단주로서 매우 무거운 책임감과 깊은 유감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 최근 안양 경기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공정하지 못한 판정을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대호 구단주는 기자회견에서 ▲심판 판정 공정성 강화 ▲오심 인정 및 사과 ▲판정이나 심판을 향한 부정적 언급 금지 조항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심판 판정에 불만을 토로하던 최대호 구단주가 난데없이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을 편 가르기 한 것이다. 최대호 구단주는 “K리그는 몇 안 되는 기업구단이 주관하고 있다. 시민구단은 어려움 속에서 열심히 하고 있지만, 기업구단 눈치를 보는 현재 판정은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우리 같은 시민구단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고 희생한다. 현실은 그래도 규정은 공정하게 적용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짚었다.

해당 발언 이후 사태가 심각해지자, 연맹까지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맹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현 상황에 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심판 제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과 별개로, 특정 구단이 판정에서 차별을 받고 있고 나아가 그 차별이 구단의 규모나 운영주체의 상이함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은 K리그 운영에 관한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연맹으로서 묵과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이하 연맹 입장 전문]

먼저 연맹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현 상황에 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연맹은 K리그 심판의 배정과 평가를 담당하는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판정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그러나 심판 제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과 별개로, 특정 구단이 판정에서 차별을 받고 있고 나아가 그 차별이 구단의 규모나 운영주체의 상이함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은 K리그 운영에 관한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연맹으로서 묵과할 수 없습니다.

K리그에서 시도민구단과 기업구단이라는 분류가 관행적으로 사용되고는 있으나, K리그 정관과 규정에서는 구단의 운영주체에 따른 어떠한 공식적인 구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구단의 재정규모는 경기력의 차이로 반영될 수는 있으나, 리그 규정과 경기 운영의 원칙은 모든 구단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판정의 공정성은 구단의 형태와 무관하게 엄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FC안양은 K리그에서 승강제가 실시된 2013년 이후 신규 창단하여 리그에 가입한, 이른바 ‘시민구단’ 중에서는 처음으로 K리그1에 승격한 구단입니다. FC안양의 선전이 바로 K리그의 공정한 경쟁 시스템을 방증하는 것이며, FC안양이 K리그의 구조적인 불공정을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가 이룬 역사를 부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구단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리그에 대한 존중과 함께 표현되어야 합니다.

최대호 구단주는 기자회견에서 FC안양에 불리했던 10개의 판정 장면을 나열하며 그 피해를 강조했습니다. 10개의 장면 중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평가회의를 거쳐 오심으로 인정한 것은 2개입니다. 대한민국 축구에서 판정의 정심, 오심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권한은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에 있습니다. 정당한 평가 절차를 거쳐 이미 정심으로 결론이 난 판정들까지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오심으로 매도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이 아닙니다.

최대호 구단주는 판정에 대한 공개 비난을 금하는 K리그 규정을 독소조항이라고 비판하였습니다. 이 규정은 지난 2011년 K리그 전 구단의 대표자로 구성된 이사회의 의결로 제정된 것입니다. 이 규정이 없던 과거에는 경기에서 패한 감독과 관계자가 인터뷰를 통해 패인을 불리한 판정으로 돌리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당시 K리그 구성원들은 이러한 무분별한 판정 비난이 리그의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상호 불신을 심화시켜 결국 리그를 공멸로 이끌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이 규정을 제정하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규정은 K리그뿐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유럽의 선진 리그들과 이웃 일본의 J리그에도 있습니다. 유럽에서 유명 감독이 인터뷰에서 심판을 비난하여 징계를 받은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언론과 대중에는 판정에 관한 표현의 자유가 얼마든지 보장됩니다. 그러나 K리그에 종사하는 구성원에게는 K리그의 가치와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자중이 요구됩니다. 리그 구성원은 제도적 틀 내에서 판정에 대한 문제제기와 개선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무분별한 공개 비난이 아닌 제도적 소통이 리그의 발전과 신뢰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에 연맹은 이번 기자회견이 판정에 관한 부정적 언급이나 표현을 금하는 K리그 경기규정 제37조 제6항 위반이며, 상벌규정의 유형별 징계기준 제10항의 K리그 비방 및 명예실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최대호 구단주의 소속 구단인 FC안양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상벌위원회의 일시는 추후 확정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연맹은 심판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자, 최근 대한축구협회에 ▲영국 프리미어리그나 독일 분데스리가와 같이 심판위원회에 지도자, 은퇴선수, 언론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켜 개방성과 보편성을 확보할 것, ▲논란이 된 판정은 심판위원회가 직접 구단과 언론에 설명할 것, ▲VAR 온필드리뷰를 진행한 판정은 주심이 장내 방송으로 관중에 상황을 설명할 것 등 심판제도 개선을 위한 여러 방안을 제안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연맹은 대한축구협회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판정의 신뢰 제고와 정확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개발하고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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