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득점왕의 저주인가. K리그1 득점왕을 배출한 팀이 2시즌 연속으로 강등당했다.
수원FC는 8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부천FC와 홈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합산 스코어 2-4로 패한 수원FC는 상대 부천과 리그를 맞바꿨다.
이날 수원FC에 아쉬움이 남는 건 싸박의 투입 시기였다. 김은중 감독은 전술적인 이유와 1차전 싸박의 태도를 지적하며 그를 2차전 선발에서 제외했다. 놀라운 결정이었다. 싸박은 이번 시즌 K리그1 최고의 공격수다. 그는 리그 34경기 출전해 17골(2도움)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수원FC는 1차전 0-1 패배를 만회하려면 득점이 필요했다. 그런데도 김은중 감독은 2차전에서 싸박을 대기 명단에 뒀다. 문제는 싸박이 나오지 않은 수원FC의 창이 무뎠다. 부천FC 선수들은 싸박을 막아야 하는 부담이 사라지자, 상대 안방임에도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김은중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싸박을 투입했는데, 이미 합산 스코어는 0-3까지 벌어졌다. 더군다나 싸박이 공을 제대로 잡기도 전에 갈레고의 득점이 나왔다. 이 득점 후, 경기 흐름이 부천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수원FC는 후반 막판 최치웅과 싸박의 득점이 나왔지만, 강등을 막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수원FC는 득점왕인 싸박을 보유하고도 K리그2로 내려간다. K리그1에서 4번째로 많은 팀 득점(51골)을 기록했으나, 2번째로 많은 실점(58실점)이 문제였다. 김은중호는 여름 이적시장 이후 윌리안과 싸박 듀오를 앞세워 반등하는 듯싶었지만, 후반기 기세가 부족했다. 떨어진 기세가 끝까지 올라오지 않으면서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K리그1 득점왕인 싸박은 지난 시즌 무고사(인천유나이티드)를 떠올리게 했다. 지난 시즌 무고사 역시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했지만, 소속팀 인천이 K리그2로 떨어졌다. 강등이 확정된 후, 무고사는 이적이 아닌 인천 잔류를 택했다. 그는 곧바로 K리그2 득점왕을 거머쥐면서 인천의 다이렉트 승격을 이끌었다.
싸박은 어떨까. 인천에 남았던 무고사와 다르게 싸박 주위에는 여러 기류가 흐르고 있다. 외신들로부터 튀르키예, 이집트 등 다양한 목적지가 거론되기도 했다. 수원FC가 강등된 가운데, 득점왕 싸박의 거취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