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이강인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에 올랐다. ‘빅 이어’를 높이 들어 올리며 2008년 박지성 이후 처음으로 별들의 무대를 제패한 코리안 리거가 됐다. 더불어 파리 생제르맹 입단 2시즌 만에 트레블 대업까지 작성했다.
이강인은 1일 오전 4시(한국 시각) 독일 뮌헨에 있는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시즌 UCL 결승전 인테르와 맞대결에서 결장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강인이 결장한 파리 생제르맹은 데지레 두에가 멀티골을 넣은 가운데, 아슈라프 하키미,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세니 마율루가 득점 대열에 합류하며 5-0으로 승리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경기였다. 경기 초반부터 인테르를 강하게 몰아치던 파리 생제르맹은 전반 12분 두에의 패스를 받은 하키미가 선취골을 기록했다. 전반 20분에는 앞서 하키미의 득점을 도왔던 두에가 인테르 골망을 흔들었다. 파리 생제르맹은 전반전에만 13개 슈팅을 시도하며 슈팅 2개에 그친 인테르를 압도했다.
후반전 파리 생제르맹은 더욱더 맹렬하게 나섰다. 인테르가 적극적인 선수 교체로 반격을 준비했으나, 두에가 그 흐름을 끊었다. 후반 18분 비티냐가 건네준 패스를 두에가 오른발로 결정지으며 격차를 벌렸다. 후반 28분에는 크바라츠헬리아가 얀 좀머 골키퍼를 앞에 두고 침착하게 골문을 열었다. 후반 41분 교체 투입된 마율루까지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파리 생제르맹이 인테르를 짓눌렀다.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리자, 엔리케 감독을 비롯한 파리 생제르맹 선수단은 서로 얼싸안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이강인 역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비록 결승 무대에 나서지 못했지만, 이강인은 UCL 11경기 출전해 팀의 우승 여정을 도왔다. 경기 후 그는 우승 메달과 함께 시상대로 향했다. 주장인 마르키뉴스 옆에 선 이강인은 빅 이어가 올라가자, 환한 미소로 우승 영광을 느꼈다.
이강인이 UCL 우승을 커리어에 추가하면서 2007-08시즌 박지성 이후 오랜만에 한국 선수가 빅 이어를 거머쥐었다. 앞서 2018-19시즌 손흥민이 해당 기록을 가져갈 수 있었으나, 결승전에서 리버풀에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국내 축구 팬들이 받았던 아쉬움을 이강인이 해소했다. 2023년 여름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한 이강인은 벌써 수많은 트로피를 얻으며 뛰어난 커리어를 장식하고 있다.
이번 우승은 이강인뿐 아니라 파리 생제르맹 구단에도 중요한 순간이다. 올해로 창단 54주년을 맞이한 파리 생제르맹은 이번이 UCL 첫 우승이다. 프랑스 리그1 구단이 UCL 우승을 달성한 건 1992-93시즌 마르세유 이후 이번 시즌 파리 생제르맹이 처음이다. 무려 32년 만에 빅 이어가 프랑스로 향한다.
이미 리그1, 쿠프 드 프랑스를 차지한 파리 생제르맹은 UCL까지 더하며 트레블을 이뤘다. 2022-23시즌 맨체스터 시티 이후 2시즌 만이다. 파리 생제르맹은 트레블 고지를 밟은 역대 9번째 팀이 됐다. 놀라운 건 파리 생제르맹 트레블을 이끈 엔리케 감독은 2014-15시즌 바르셀로나로 트레블을 경험한 바 있다. 엔리케 감독은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에 이어 서로 다른 팀에서 트레블을 달성한 지도자가 됐다.
앞서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를 영입해 빅 이어를 바라보던 나세르 알켈라이피 회장은 슈퍼스타 없이 그 꿈을 이뤘다. 두에, 크바라츠헬리아, 브레들리 바르콜라, 윌리안 파초 등 젊은 선수들을 영입해 더욱더 탄탄한 선수단을 구성했다. 여기에 이강인 역시 상당한 존재감을 뽐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