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k ten Hag Bayer Leverkusen 2025Getty

개막 2경기 만에 경질되자 불만 표출, ‘오피셜’ 공식성명 발표…텐 하흐 감독 “보드진은 내게 충분한 시간과 신뢰 주지 않았어”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최근 경질 통보를 받으면서 바이어 레버쿠젠(독일) 사령탑직에서 물러난 에릭 텐 하흐(55·네덜란드) 감독이 직접 공식 성명을 내고 “보드진은 내게 충분한 시간과 신뢰를 주지 않았다”면서 불과 개막 2경기 만에 경질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3일(한국시간)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치리오 로마노 기자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텐 하흐 감독은 레버쿠젠에서 경질된 후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텐 하흐 감독은 “보드진이 저를 해임하기로 결정한 것은 큰 놀라움으로 다가왔다”며 “개막 두 경기 만에 이렇게 결별하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텐 하흐 감독은 그러면서 “올여름 그동안 레버쿠젠의 성공을 이끌었던 핵심 선수들이 잇달아 팀을 떠났다”며 “새롭게 팀을 구성하는 것은 시간과 신뢰가 필요한 신중한 과정이다. 새로운 감독에게는 자신의 비전을 구현하고, 기준을 정립하고, 팀을 구성하고, 경기 스타일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시간과 신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전적으로 확신과 열정을 가지고 레버쿠젠 지휘봉을 잡아 팀을 이끌었다고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보드진은 제게 필요한 시간과 신뢰를 주지 않았다. 매우 유감스럽다”며 “저는 이 관계가 결코 상호 신뢰에 기반한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텐 하흐 감독은 “제 지도자 커리어를 돌아보면 감독으로서 끝까지 완수할 수 있었던 시즌엔 항상 성공을 가져다줬다. 저를 신뢰한 팀들은 성공과 트로피로 보답받았다”며 “마지막으로 레버쿠젠 팬들의 따뜻함과 열정에 감사드리며, 선수단과 코치진 모두 남은 시즌 동안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하다”고 인사를 남겼다.

앞서 텐 하흐 감독은 지난 5월 26일 샤비 알론소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지휘봉을 잡으면서 떠나자 공석이던 레버쿠젠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지난해 10월 2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후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오던 텐 하흐 감독은 레버쿠젠에서 다시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잡았다.

텐 하흐 감독은 다만 큰 부담감이 따랐다. 레버쿠젠은 지지난 시즌 창단 이래 첫 독일 분데스리가(1부) 우승과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우승,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2위를 달성해 팬들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져 있는 상태였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그라니트 자카와 요나탄 타, 제레미 프림퐁, 플로리안 비르츠 등 팀의 핵심들이 떠나면서 전력 손실이 컸기 때문이다.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DFB 포칼 1라운드(64강)에서 독일 레기오날리가(4부)에 속한 SG 소넨호프 그로스아스파흐를 4대 0으로 완파했지만 이어지는 분데스리가 1라운드 TSG 호펜하임전(1대 2 패)과 2라운드 베르더 브레멘전(3대 3 무)에서 승리에 실패했다.

특히 브레멘전에서 레버쿠젠은 후반 19분까지 3대 1로 앞서고 있었던 데다, 수적 우위에 있었지만 후반 31분과 추가시간에 잇달아 실점을 헌납하며 비겼다. 자연스레 텐 하흐 감독을 향한 의구심이 커지기 시작했고, 보드진은 선수들에게 많은 신뢰를 잃고 전술적인 역량도 부족한 텐 하흐 감독에게 더는 지휘봉을 믿고 맡길 수 없다고 판단, 선임 4개월 만에 경질했다.

레버쿠젠은 지난 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텐 하흐 감독과 결별했다. 최고경영자(CEO)의 권고에 따라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시몬 롤페스 단장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렇게 경질하는 걸 원치 않았다”면서도 “지난 몇 주 동안 더는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새롭고 성공적인 팀을 효과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한편, 레버쿠젠은 새 사령탑 찾기에 전념하고 있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최근 떠오르는 후보는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을 이끌었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6월 7일 토트넘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아 현재 무적 신분이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