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형중 기자 = 후반 33분,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나가고 조규성이 투입됐다. 들어가자 마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조규성은 7분 뒤 상대 골망을 강하게 흔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4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친선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전반전 황의조와 김영권, 그리고 후반에 조규성과 권창훈의 득점이 터지며 6월 A매치 4연전을 승리로 마쳤다.
이집트전에서는 앞선 3경기와 마찬가지로 수비 불안과 빌드업 문제를 노출했지만 4골을 터트렸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물론 상대가 주전이 빠진 팀이었지만, 대표팀의 공격 루트가 다양해진 것은 칭찬할 만하다.
그 중에서도 조규성의 득점포는 반갑다. 주전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1골 1도움으로 제 몫을 다하고 나오자 조규성이 들어가서 상대 수비를 교란했다. 후반 40분 볼 소유권이 애매해진 틈을 타 엄원상이 전진패스를 연결하자, 수비를 제치며 강력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페널티 박스 바깥 지점으로 골대와의 거리가 꽤 있었지만 조규성의 발을 떠난 볼은 날카롭게 감겨 들어가 그물을 강하게 출렁였다.
최근 몇 년 간, 감아차기는 선배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대명사였다. 프랑스 리그1에서도 특유의 다이나믹한 슈팅 동작으로 수많은 감아차기 골을 성공한 바 있다. 조규성은 이번 소집 전 황의조와의 포지션 경쟁에 대한 질문에 “의조 형의 장점을 배우겠다”라고 밝혔는데 이번 득점은 그의 의지를 잘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다.
조규성은 K리그1 김천상무 소속으로 올해 9월 전역을 앞둔 병장이다. 올 시즌 K리그에서 10골을 폭발하며 인천 유나이티드 무고사(11골)에 이어 득점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오른발, 왼발, 머리를 가리지 않고 득점 가능 위치에서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하는 것이 장점이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도 한층 좋아져 문전에서 버텨주는 능력도 발전했다.
월드컵을 5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조규성의 성장은 벤투호에 큰 힘이다. 원톱 황의조에게 의존하던 최전방에서의 부분 전술이 다양해질 수 있다.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는 황의조와 투톱으로 나서 상대 수비를 압박할 수도 있다. 올 시즌의 좋은 흐름만 계속해서 이어간다면 영양가 높은 공격 무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