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설 자리를 잃은 ‘황소’ 황희찬(29·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정규적인 출전시간을 확보하고자 최근 구애를 보낸 크리스털 팰리스로 임대 이적을 원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울버햄프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내 다른 구단으로 황희찬을 보낼 계획이 전혀 없는 탓이다. 특히 울버햄프턴은 비슷한 순위에서 경쟁하는 크리스털 팰리스로는 더더욱 임대 이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울버햄프턴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몰리뉴 뉴스는 23일(한국시간)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벤 제이콥스 기자의 말을 인용해 “최근 며칠 동안 울버햄프턴 공격수들의 이적설이 난무했다. 황희찬은 크리스털 팰리스로 임대 이적할 가능성이 떠 올랐고,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은 새로운 최전방 공격수를 찾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영입리스트에 올랐다”며 “하지만 현재 울버햄프턴은 황희찬과 라르센을 보낼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울버햄프턴은 황희찬을 향한 크리스털 팰리스의 관심을 알고 있지만 황희찬을 EPL 내 다른 구단으로는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에 크리스털 팰리스의 제안을 거절했다. 라르센 역시 마찬가지다. 뉴캐슬이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새 시즌이 시작한 데다, 이적시장도 얼마 남지 않은 터라 매각하지 않기로 못을 박았다. 울버햄프턴은 황희찬과 라르센 모두 지킨 가운데 남은 이적시장 동안 추가 보강을 추진하고 있다.
울버햄프턴의 강경한 태도에 황희찬은 자연스레 올여름 잔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구상에서 제외, 입지가 줄어들자 정규적인 출전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떠날 채비를 했다. 실제 앞서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지난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황희찬은 이번 여름 울버햄프턴을 떠날 수 있다”면서 “이미 두 구단이 황희찬에게 접근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크리스털 팰리스가 황희찬을 원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에베레치 에제가 새로운 도전을 원하면서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데다, 에디 은케티아가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최대 3개월 동안 전열에서 이탈할 것이 예상되자 공격진 옵션을 추가해야 했던 크리스털 팰리스는 100만 파운드(약 18억 원)의 임대료와 1200만 파운드(약 224억 원)의 완전 이적료를 포함한 패키지를 제안해 황희찬을 영입하겠다고 나섰다.
EPL 잔류만 고려했던 황희찬은 크리스털 팰리스가 관심을 갖자 적극적으로 임대 이적을 추진했다. 실제 일각에선 그가 크리스털 팰리스와 개인 합의를 맺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이 올여름 황희찬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황희찬의 크리스털 팰리스 임대 이적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황희찬으로선 다시 페레이라 감독의 구상에 포함되면서 정규적인 출전시간을 확보하는 방법밖에 살길이 없어진 셈이다.
황희찬은 지난 2015년 잘츠부르크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함부르크와 라이프치히 등을 거쳐 2021년부터 울버햄프턴에서 뛰고 있다. 탄탄한 신체와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저돌적인 돌파가 장점으로 꼽히고, 준수한 공격 포인트 생산력도 갖췄다. 또 최전방과 좌우 측면 어디서든 뛸 수 있는 다용도 공격 자원이다. 다만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이 그의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 커리어 내내 햄스트링 부상을 달고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