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은사’ 주제 무리뉴(62·포르투갈) 페네르바체 감독과 재회할까. 페네르바체가 무리뉴 감독의 요청에 따라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 논의를 시작했다. 만약 페네르바체가 손흥민을 영입하게 된다면,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과 4년 만에 다시 재회하게 된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사제의 연을 맺었다가 무리뉴 감독이 2021년 경질되면서 이별했다.
13일(한국시간) 스포르스, 파나틱 등 튀르키예 매체들에 따르면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스쿼드 보강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페네르바체는 최근 무리뉴 감독의 특별 지시에 따라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페네르바체는 손흥민의 에이전시인 CAA 베이스와 접촉한 후 연봉 1200만 유로(약 190억 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네르바체가 손흥민에게 제시한 연봉 1200만 유로다. 현재 토트넘에서 연봉 1160만 유로(약 183억 원)를 받는 손흥민은 페네르바체로 이적하게 되면 연봉이 근소하게 오르게 된다. 아울러 페네르바체 최고 연봉자가 된다. 스포츠 재정 통계 전문 매체 카폴로지에 따르면 페네르바체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밀란 슈크리니아르로, 750만 유로(약 118억 원)다.
페네르바체는 지난 4시즌 연속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준우승에 머물자, 올여름 다시 한번 공격적인 투자로 스쿼드 보강을 계획 중이다. 특히 ‘라이벌’ 갈라타사라이가 지난 3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하자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페네르바체는 최소 4~5명의 ‘톱 클래스’ 선수를 영입해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는 게 1차적인 목표다.
당초 페네르바체가 적극적으로 노렸던 선수는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곤살루 하무스와 유벤투스를 떠날 가능성이 큰 두샨 블라호비치였다. 그러나 이들 모두 페네르바체로 이적하길 원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되는 분위기다. 이에 페네르바체는 무리뉴 감독이 강력하게 원하는 손흥민으로 선회하면서 영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파나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리뉴 감독은 알리 코치 회장에게 토트넘 시절 함께 훈련하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옛 제자 손흥민과 페네르바체에서 다시 재회하고 싶다면서 직접 영입을 요청했다”며 “코치 회장 또한 손흥민 영입에 매우 관심이 많았고, 즉시 (협상을 시작하면서) 공식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페네르바체는 특히 올여름 손흥민이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 적극적으로 영입을 추진 중이다. 실제 토트넘은 현재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는 손흥민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터라 이번 여름이 이적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데다, 서른 중반을 바라보는 그가 기량이 눈에 띄게 저하되고 부상도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시즌 3년 만에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로 복귀하는 토트넘은 스쿼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손흥민을 매각해 벌어들인 이적료 수익으로 선수 영입에 나설 계획도 세웠다. 이미 손흥민을 대체할 선수로 새롭게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애제자’ 브라이언 음뵈모와 지난 시즌 본머스 돌풍의 주역인 앙투안 세메뇨를 낙점,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손흥민이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게 된다면, 10년 만이다.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지금까지 핵심으로 활약을 펼쳐 왔다. 이적 첫 시즌은 적응 등을 이유로 고전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을 마치고 발전을 거듭하면서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는 등 눈부신 퍼포먼스 속에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실제 손흥민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통산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10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사상 최다출전 6위, 최다득점 5위에 각각 해당한다. 이 기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1회를 달성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한 차례 거머쥐었다. 2019년과 2022년엔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3년부터는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으로 임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