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4연패에 성공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오후 7시 30분 일본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에이스’ 엄지성(스완지시티)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 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4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대회 최초의 4연패다.
사실 대회 4연속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한국은 기대 보단 우려가 더 컸다. 이민성 감독이 부임한 이래 경기력이 좋지 못한 데다, 성적도 저조했던 탓이다. 실제 그동안 평가전에서 중국과 사우디 등에 패한 데다, 올해 초 카타르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도 일본과 베트남에 패하면서 4위로 마쳤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이민성 감독은 단단히 준비했다. 대회를 앞두고 국내에서 소집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조직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여기다 엄지성을 비롯해 김명준(헹크), 김지수(브렌트퍼드), 박승수(뉴캐슬 유나이티드), 배준호(스토크시티), 양민혁(베스테를로), 양현준(셀틱), 이영준(그라스호퍼), 이현주(아로카) 등 유럽파들이 합류하고, 이기혁(강원)이 와일드카드로 가세했다.
결국 한국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순항하면서 결승에 올랐다. 유일하게 3개국이 속한 조별리그 D조에서 카타르(4대 1 승)와 사우디아라비아(2대 0)를 손쉽게 제압한 한국은 8강에서 베트남을 4대 0으로 대파한 후 준결승에서 중국을 2대 1로 힘겹게 꺾고 결승에 안착했다. 그리고 대망의 결승에서 운명의 한일전이 성사됐다. 이 대회 3연속 결승 한일전이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결승에서 맞붙게 된 이민성 감독은 “지난 1년 반 가까운 시간을 이 한 경기를 위해 준비하며 보냈다. 한 팀이 돼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금메달을 반드시 거머쥘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이어 “부담감도 있고, 대회 시작부터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해 신경 쓰이지만, 이마저도 우리가 밟고 일어서야 하는 부분”이라며 “경기 외적 상황에 개의치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내내 활용한 4-2-3-1 대형을 이번에도 꺼냈다. 이영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2선에는 배준호를 중심으로 좌우에 각각 엄지성과 양민혁이 위치했다. ‘캡틴’ 이기혁이 부상을 털고 돌아온 가운데 이승원(강원)과 함께 3선에서 호흡을 맞췄다. 김지수를 중심으로 배현서(경남)와 신민하(강원), 최석현(울산)이 수비라인을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준홍(수원)이 꼈다. 김명준, 박승수, 양현준, 이현주, 황도윤(서울) 등은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한국은 그라운드 잔디 상태가 좋지 못한 탓에 빌드업 축구를 통해 풀어 나오기보단,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1m92cm의 장신 이영준의 머리를 활용한 다이렉트 축구로 공격을 전개했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단번에 롱볼을 연결하면 이영준이 공중볼 경합을 벌여 패스를 연결하거나 세컨드볼을 따낸 후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공격의 중심축인 배준호가 폭넓게 움직이면서 특유의 센스 있는 플레이와 현란한 드리블 돌파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다만 파이널 서드 지역까지 공을 전개하고도 한국은 세밀함이 부족한 탓에 슈팅을 몇 차례 때리진 못했다. 때린 슈팅마저도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실제 전반전 동안 슈팅 2회에 그쳤고,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도 공격에서 마무리가 안 됐으나 수비진들이 잘 버텨준 탓에 실점하지 않고 팽팽하게 맞섰다.
변화 없이 후반전을 시작한 한국은 일본의 파상공세에 흔들리면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잘 넘긴 후 후반 16분 선제 득점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양민혁이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를 통해 골라인까지 파고든 후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문전 앞으로 쇄도한 엄지성이 오른발 슈팅 페이크 모션으로 우메키 레이(이마바리)를 따돌린 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이후 남은 시간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내면서 마침내 환하게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