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한국프로축구연맹

[GOAL 인천] 김기동 감독 당부 “선수들 크게 다칠 수 있었다, 서로가 존중해줘야”

[골닷컴, 인천] 강동훈 기자 =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승리를 거뒀지만, 표정이 밝지 않았다. 이날 초반부터 경기가 과열되더니 결국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인천유나이티드 팬들이 그라운드 안으로 물이 가득 찬 물병을 던졌고, 이 과정에서 주장 기성용이 제지하던 도중 급소에 맞으면서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팬분들이 물병을 던지는 행동들은 자제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 감독은 11일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둔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더비 특성상 치열해질 순 있지만, 선수들이 크게 다칠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은 팬분들이 서로가 존중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이같이 말하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기사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이날 서울은 전반 36분 무고사(몬테네그로)에게 선제 실점을 내주면서 끌려갔지만, 전반 추가시간 2분 제르소(포르투갈)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다. 이후 공세를 몰아친 서울은 후반 3분 윌리안(브라질)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후반 17분엔 윌리안의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승점 3을 추가한 서울은 승점 15(4승3무5패)를 쌓으면서 5위로 올라섰다.

김 감독은 “비가 오는데도 많은 팬들이 오셔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셔서 감사하다. 그동안 승리하지 못하면서 팬들에게 죄송했는데 승리를 안겨드려서 다행”이라며 “초반에 경기 흐름을 상대에 내줬는데, 퇴장이라는 변수에 잘 대응해서 역전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다만 역전한 후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마지막에 상대가 때려놓고 들어올 때 선수들이 당황해서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며 “그런 장면은 충분히 축구에서 나올 수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전반 초반 안 풀렸던 이유에 대해서 “(황)도윤이가 그동안 잘해줬는데 오늘 중원에서 원정 분위기에 위축되면서 자주 실책을 범했다. 그로 인해 흐름을 상대에 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한 후 “전반전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실점하고 정신을 차리냐’고 이야기했다. 처음부터 집중하고 경기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은 역전한 후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실제 후반 중후반 이후로 인천이 수적 열세에도 오히려 몰아치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저도 계속 공격했으면 좋았을 텐데 선수들이 이 경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마음에 추가골로 도망가는 것보다 실점하지 않고 지키는 걸 우선적으로 생각한 것 같다. 몇 차례 찬스가 있었을 때 골로 연결됐으면 수월했을텐데 선수들이 지키려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고 짚었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선제 실점 후 역전승 처음이라는 말에 “위닝 멘털리티가 좋은 팀들은 선제 실점하든 선제 득점하든 끝까지 이기려는 마음이 강하다”며 “하지만 저희는 아직 분위기를 많이 탄다. 잘할 땐 흐름을 잘 타는데 못할 땐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그런 것들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안이 이날 교체로 들어가 멀티골을 뽑아내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윌리안은 이번 시즌 4골을 기록하며 중요할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맡아주고 있다. 김 감독은 앞으로 윌리안이 선발로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묻자 “항상 구상 안에는 있지만, 팀을 만들어 가는 상황에 있어서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팀을 경쟁력 있게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수비적인 부분이 부족하다. 수비적인 부분이 부족한 선수들에겐 내보내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윌리안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도 오늘은 적극적으로 수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답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고, 경기가 끝난 후엔 인천 팬들이 그라운드 안으로 물병을 던지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기성용이 물병에 급소를 맞았다. 김 감독은 “더비 경기 특성상 과하지만 않다면 팬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충분히 치열해질 순 있다. 다만 선수들이 다칠 수 있는 부분은 서로가 존중해줘야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며 “(기)성용이는 물이 든 물병이 멀리서 날아와 급소에 맞았다. 순간적으로 고통이 컸다고 들었다.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쉽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