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한국프로축구연맹

김남일 "기싸움 지기 싫어... 팀 분위기가 승리 비결" [GOAL LIVE]

[골닷컴, 서울월드컵경기장] 양은희 기자 = 이틀 연속 벌어진 '2002 레전드 매치'.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FC서울과 성남FC의 맞대결에서는 성남의 김남일 감독이 웃었다.

경기는 막판까지 0-0 무승부로 끝나는가 싶었다. 박동진의 공백에 부담이 커진 박주영도, 라이징 스타 홍시후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김남일 감독의 마지막 교체 카드였던 토미가 극장골을 터뜨리며 서울에 비수를 꽂았다.

김남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예상했던 대로 힘든 경기였다. 전반에 상대 강한 압박에 우리 플레이를 제대로 못 보여줬다. 서울전을 대비하면서 준비한 것들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기싸움에 지지 말라고 했는데 잘 안 됐다. 이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 그동안 토미가 가진 능력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후반에 교체 출전해 해결해줘서 다행이다"라며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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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전부터 기다려 온 맞대결에서 승리를 따낸 것에 대해 "아직도 가슴이 많이 벅차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최용수 감독을 향한 도발에 대해서는 "도발이기보다 기싸움에서 지기 싫었다. 자꾸 자극을 시켜달라고 하는데, 그 자극이 어떤 자극인지 나도 궁금하다"라며 초보 감독 답지 않은 패기를 보였다.

이날 성남은 최병찬과 홍시후가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예상과 달리 잘 풀리지 않자 양동현이 조기 교체 투입됐다. 김남일 감독은 "사실 서울 스리백이 빌드업이 좋다고 판단되지 않아서 초반부터 압박하려고 했다. 그런데 잘 되지 않았다. 최병찬이나 홍시후나 활동량이 많고 움직임이 많은 선수들인데 상대 페이스가 끌려가다 보니 공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며 배경을 밝혔다.

성남은 승점 3점을 챙기며 3위로 뛰어올랐다. 쉽게 예상하지 못한 돌풍이다. 김남일 감독은 "김영광 등 여러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작년보다 안정감이 생긴 것 같다. 김영광이나 연제운, 이창용, 권순형이 후방에서 잘 리드하고 볼 키핑을 해주면서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다"라며 지금의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남일 감독은 성남의 무패 행진에 또 다른 이유로 '분위기'를 꼽았다. "선수들도 고맙지만 코칭스태프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고 밝힌 김남일 감독은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분업화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호흡이 잘 맞다. 이런 것들이 잘 돼서 오늘 승리에도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전했다.

이날 수훈선수로 꼽힌 김영광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여기서는 행복한 축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성남의 다음 행보를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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