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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영국] 이완 로버츠, 편집 이용훈 기자 = 다비드 루이스가 자신의 첼시 통산 100번째 경기를 멋진 골로 장식했다. 상대는 데뷔전에서 어이없게 페널티킥을 내줬던 풀럼이었다.

축구 선수가 자신에게 내려진 나쁜 평가를 떨쳐내기는 정말 어렵다. 공격수는 다이버라는 별명이 붙기도 하고, 수비수는 거친 태클 한 번에 많은 비난을 받기도 한다. 루이스의 경우에는 리버풀전의 산만한 움직임 탓에 게리 네빌로부터 "10살짜리 소년이 게임기로 조종하는 것 같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평가는 한동안 루이스를 따라다녔다. 루이스는 동작이 큰 움직임에 커다란 파마머리 때문에 쉽게 눈에 띄는 선수이고, 종종 위험을 감수하고 이해할 수 없는 위치까지 올라와 특이한 패스를 시도하곤 했기에 네빌의 평가는 딱 맞는다는 공감을 얻었다.

브라질 선수다운 기질로 루이스는 풀럼전에서 또다시 공격에 가담했고, 엄청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 왼쪽 상단에 공을 꽂아넣었다. 이는 과거 브라질의 에데르, 히벨리누, 호베르투 카를로스 등이 선보이던 슈팅과 흡사했다. 야구로 치면 공중에서 휘는 너클볼에 가까웠다. 움직임을 도저히 예상할 수 없던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골은 루이스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는 과도하게 폭발적이면서도 뛰어난 움직임으로 경기에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루이스는 가끔은 찬사를 받기도 하고, 가끔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풀럼이 초반에는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지만, 루이스의 골이 터지면서 첼시는 확실하게 승기를 잡아 나갔다. 이는 루이스의 첼시 통산 100번째 경기였고, 공교롭게도 2011년 2월에 첼시 데뷔전을 치렀던 당시와 똑같은 풀럼 원정이었다. 2년 전에 루이스는 후반 추가시간에 엉성한 몸싸움으로 클린트 뎀프시에게 페널티킥을 내줬다.

다행히 뎀프시의 킥이 페트르 체흐 골키퍼에게 막히며 루이스는 실수의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 그러나 데뷔전에서부터 루이스의 특징은 그대로 드러났다. 페널티킥을 내주기 전까지는 지능적으로 경기의 흐름을 읽고 공격에 가담하곤 했다. 루이스는 잉글랜드에는 드문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골을 터트리는 중앙 수비수다.

독특한 스타일 덕분에 루이스는 비판에 시달렸다. 지나친 공격 가담 때문에 첼시가 실점하는 일이 많았고, 그의 동작이 큰 움직임은 코미디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첼시가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루이스는 자신이 얼마나 좋은 수비수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준결승 2차전인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주목받은 것은 우아한 골을 터트린 하미레스였고, 1차전에서는 결승골의 주인공인 디디에 드로그바가 찬사를 받았다. 그렇지만 준결승 두 경기와 결승전까지 뛰어난 수비를 펼치며 첼시의 우승을 도운 선수가 바로 루이스였다. 그는 16강에서 나폴리, 8강에서 벤피카를 상대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나친 공격 가담이 사라진 대신에 성숙한 모습으로 수비진을 지휘해냈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루이스는 마침내 영리한 수비수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고, 이번 시즌 들어서는 역동적인 공격 가담 또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체 태클 시도는 지난 시즌보다 줄었지만, 성공률은 82%에서 90%로 높아졌다. 아무 때나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판단이 섰을 때만 태클을 시도한다는 얘기다.

공을 빼앗기는 빈도도 줄어들었다. 작년에는 87분에 한 번씩 공을 빼앗겼지만, 올해 들어서는 102분에 한 번씩 공을 빼앗긴다. 첼시는 루이스가 뛸 때 경기당 0.75골만을 실점했고, 열한 번의 무실점 경기를 치러냈다. 지난 시즌에는 루이스가 선발로 나섰을 때 경기당 1.06실점에 다섯 번의 무실점만을 기록했었다.

그렇지만 루이스의 공격 본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는 여전히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올해에만 2도움을 기록했으며, 16개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작년에는 10개에 불과했다.) 유효슈팅도 더욱 늘어났고, 풀럼전에서는 마침내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멋진 골을 터트렸다.

또한, 루이스는 반칙 직전까지 교묘한 몸싸움을 활용할 줄도 아는 선수다. 선덜랜드의 코너 위컴은 경기 도중 코피를 흘려야 했고, 브렌트포드의 제이크 리브스는 루이스의 몸싸움에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루이스는 첼시가 왜 자신의 영입을 위해 2,500만 파운드의 거금을 썼는지를 증명하며 밝은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창의적인 공격력은 더 이상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게임기로 조종하는 것 같은' 플레이는 이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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