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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2012-13 시즌 FA컵 4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과 토트넘이 하부 리그 팀에게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번 FA컵은 말 그대로 자이언트 킬링(약팀이 강팀을 꺾는 것을 지칭함)이 자행되고 있다.

이변의 연속이다. 금요일 밤(현지 시간)에 열린 FA컵 경기에서 챔피언십(2부 리그)의 밀월이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팀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심상치 않은 기운과 함께 4라운드의 첫 포문을 연 가운데 이후 경기에서도 연달아 이변이 연출되며 EPL 팀들의 수난 시대가 이어졌다.

이번 4라운드에서만 탈락한 EPL 팀이 무려 7개팀에 달한다. 그 중에서 스토크 시티와 풀럼의 경우 같은 EPL 구단인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게 탈락했을 뿐, 나머지 5개 구단들은 모두 하부 리그 팀들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먼저 토요일 경기에선 노리치 시티가 5부 리그(컨퍼런스 북부) 팀 루턴 타운에게 1-0으로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루턴은 이미 FA컵 3라운드 당시에도 2부 리그의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꺾고 4라운드에 진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어서 박지성의 소속팀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가 3부 리그(리그 원) 팀 MK 돈스에게 먼저 4실점을 허용하며 2-4로 완패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해리 레드납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잉글랜드 골키퍼와 맨유에서 온 파비우와 박지성, 레알 마드리드에서 온 에스테반 그라네로가 뛰고 있다. 그들은 내 방에 찾아와 우리에게도 출전 기회를 달라고 했다. 또한 다른 이들도 그들이 훌륭한 선수라고 말했다. 그래서 출전시켰는데 그들은 기회를 날려버렸다. 당연히 우리는 3부 리그 팀을 상대로 승리해야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아스널 역시 2부 리그 브라이튼을 상대로 선제골을 허용하는 등 고전했으나 후반 들어 티오 월콧과 잭 윌셔, 그리고 키에런 깁스 같은 핵심 선수들을 교체 투입한 끝에 어렵게 3-2 역전승을 거두었다.

토요일 경기들은 단지 서막에 불과했다. 일요일이 EPL 팀들에게 있어선 진정한 수모의 날로 기록될 것이다. 일요일에 열린 FA컵 4라운드 첫 경기에서 첼시는 3부 리그 브렌트포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졸전 끝에 경기 막판 터져나온 페르난도 토레스의 동점골에 힘입어 간신히 재경기를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반만 하더라도 첼시는 슈팅 숫자에서 브렌트포드에게 1대8로 밀리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첼시가 3부 리그 팀에게 FA컵에서 2골 이상 실점한 건 199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첼시의 무승부는 약과에 불과했다. 이어진 경기에선 토트넘이 2부 리그 리즈 유나이티드에게 먼저 2실점을 허용하며 1-2 패배와 함께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FA컵 우승을 위해 주전급들을 대거 투입한 토트넘에겐 상당히 뼈아픈 패배라고 할 수 있겠다. 토트넘이 하부 리그 팀에 의해 FA컵에서 탈락한 건 이번이 EPL 역사상(1992년 이후) 두번째 있는 일이었다(2006년, 레스터 시티와의 3라운드에서 2-3 패).

이어진 FA컵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도 하부 리그 팀의 반란이 대미를 장식했다. 바로 3부 리그 올드햄 애슬레틱이 리버풀을 3-2로 꺾은 것이다. 리버풀이 하부 리그 팀에게 3실점을 허용한 건 1956년(스컨도프 3-3 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미 FA컵 3라운드에서도 뉴캐슬이 2부 리그 브라이튼에게 0-2로 완패하며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선덜랜드가 재경기 끝에 2부 리그 볼턴에게 0-2로 패하고 말았다.

현재 EPL 팀들 중 FA컵 16강에 오른 팀은 단 6팀이 전부다. 참고로 EPL 역사상 가장 적은 EPL 팀들이 FA컵 16강에 오른 건 2007-08 시즌으로, 당시 맨유와 아스널, 첼시, 리버풀, 그리고 미들스브러, 이렇게 6개 팀이 전부였다. 즉, 만약 첼시가 브렌트포드와의 재경기에서 탈락한다면 EPL 역대 최소 팀 FA컵 16강 진출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되는 셈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바로 2007-08 시즌 당시엔 EPL 팀들이 조기 탈락한 이유들이 4라운드까지 EPL 팀들간의 맞대결 대진이 많이 잡혀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이번 시즌 FA컵 4라운드에서만 무려 5개의 EPL 팀들이 하부 리그 팀들에 의해 탈락했는데, 이는 199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FA컵이나 리그 컵에선 1부 리그 팀들이 하부 리그 상대로 2진급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키다가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을 가리켜 자이언트 킬링이라고 지칭한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경우는 좀 지나칠 정도로 자이언트 킬링이 횡행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FA컵 4라운드에선 EPL 팀들이 하부 리그 팀 상대로 백업 선수들로 경기에 임한 것도 아니었다. 첼시는 후안 마타와 페트르 체흐 정도를 제외하면 주전 선수들을 총출동시켰고(에당 아자르는 징계로 결장), 그마저도 마타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토트넘도 저메인 데포와 무사 뎀벨레 정도를 제외한 주축 선수들이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고, 리버풀의 경우는 1.5군에 가까웠으나 에이스 루이스 수아레스와 로저스식 축구의 코어인 조 앨런, 그리고 핵심 수비수 마르틴 스크르텔이 선발 출전했다.

이미 리그 컵에서도 하부 리그 팀들의 돌풍은 일어났다. 브래드포드 시티는 위건과 아스널, 그리고 아스톤 빌라를 연달아 꺾으면서 결승에 올라 4부 리그 최초의 리그 컵 우승이란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고, 비록 EPL 구단이긴 하지만 스완지 시티 역시 웨일즈 구단 최초의 리그 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어느 팀이 우승하더라도 리그 컵의 역사가 뒤바뀐다는 걸 의미한다.

사실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EPL 강팀들은 백업 선수들만으로도 하부 리그 팀들을 완파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특히 아스널은 평균 연령 19세의 선수들을 데리고 하부 리그 팀들을 연달아 완파해 영국 언론들로부터 "리그 컵은 아스널 유스들의 전람회"라는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었다. 그러하기에 현재 잉글랜드를 강타하고 있는 하부 리그들의 돌풍 혹은 EPL의 부진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박지성의 QPR은 MK 돈스에 완패했고, 이청용의 볼턴 역시 에버튼에게 경기 막판 실점을 허용하며 1-2로 패해 코리안리거들이 속한 팀들이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마지막으로 FA컵 4라운드 결과는 아래와 같다.


# FA컵 4라운드 결과(괄호 안은 현재 속한 리그)

밀월(2) 2-1 아스톤 빌라(1)
스토크(1) 0-1 맨체스터 시티(1)
노리치(1) 0-1 루턴 타운(5)
매클스필드(5) 0-1 위건(1)
더비 카운티(2) 0-3 블랙번(2)
헐 시티(2) 0-1 반슬리(2)
미들스브러(2) 2-1 올더숏(4)
브라이튼(2) 2-3 아스널(1)
레딩(1) 4-0 셰필드 유나이티드(3)
허더스필드(2) 1-1 레스터 시티(2)
퀸즈 파크(1) 2-4 MK 돈스(3)
볼턴 원더러스(2) 1-2 에버턴(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 4-1 풀럼(1)
브렌트포드(3) 2-2 첼시(1)
리즈 유나이티드(2) 2-1 토트넘(1)
올드햄(3) 3-2 리버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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