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그라운드...이제는 대책이 필요하다

[골닷컴 인터내셔널] 크리스 보아케스, 피터 맥비티, 편집 김영범 기자 = 파브리스 무암바에 이어 피에르마리오 모로시니도 심장마비로 그라운드에서 쓰러졌다. 이제는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즌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우승 경쟁과 강등권 팀들의 생존 경쟁은 날이 갈수록 열을 더해가고 있다. 이에 이탈리아에서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지 불과 1주일 만에 이탈리아 현지에서 피에르마리오 모로시니의 이름은 거의 잊혀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렇게 안일하게 지나가서는 안 된다. 앞으로 더는 축구장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모로시니의 이름을 절대로 쉽게 잊어서는 안된다.

세리에B의 모든 선수들은 모로시니를 기리기 위해 25번 등번호를 달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 또한 모든 프로 리그와 아마추어 리그 경기들도 시작에 앞서 1분간 묵념을 통해 그의 비극적인 죽음을 추모하기로 했다.

물론 선수들과 구단들의 의도는 감동적이지만, 단지 이러한 이벤트성 행사에서 그치지 말고 조금 더 적극적인 대안들이 나와야만 한다. 이미 레가 프로(이탈리아 3부 리그) 팀들은 경기장에 심장 제세동기를 상시 비치해두기로 합의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논의가 계속 이뤄져야만 한다.

모로시니를 추모하는 리보르노 | 모든 세리에 B 팀들이 그의 등 번호를 입을 예정이다.

만반의 준비가 다 되어있었다 하더라도 모로시니의 목숨을 살려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하기에 사전에 선수들의 심장에 어떠한 이상 징후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검사 결과 모로시니는 불규칙한 심장내 전기 충격으로 인해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고 이제 축구계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 관련 업계들은 사전에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머리를 모아야 한다.

이탈리아는 사실 스포츠 의학, 특히 심장 질환에 관해서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가진 나라다. 지난 1996년에 인테르 소속으로 뛰었던 은완코 카누는 당시 그의 심장에서 문제가 발견되면서 심장 판막 수술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16년이 흐른 지금도 카누는 여전히 무리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모로시니와 이탈리아 U-21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마리오 발로텔리는 최근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잉글랜드에서는 이탈리아만큼 심장을 정기적으로 검사하지 않는다. 이제는 이러한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를하기도 했다.

피파로부터 공인된 스포츠 전문 병원인 카타르 아스페타르 병원의 스포츠 의학 전문의 브루스 해밀턴은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에게서 이러한 심장 질환이 발생하는 이유는 일반인에 비해 훨씬 복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밀턴은 "25살의 건강한 청년과 45살의 직장인 사이의 몸 상태에는 큰 차이가 있다."라며 "25세의 청년이 심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보통 그 사람이 심장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이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스포츠 선수들의 사망 원인 1위는 심근 비대증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500명에 1명이 이 증세를 갖고 있으며, 이는 운동 선수들 중 500명 중 한 1명은 심장 마비의 위험을 안고 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털어놓았다.

심장 전문의이자 2012 런던 올림픽의 공식 주치의로 임명된 산제이 샤르마 교수는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현대 스포츠계에서의 과도한 경쟁이 선수들의 몸 상태에도 무리를 주기 시작했다고 주장하며 최근 젊은 선수들의 사망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샤르마는 "운동 선수들의 사망률은 5만 명 중 1명 꼴이다. 그런데 지난 17년 간 이 수치는 계속 상승해왔고, 이는 과도한 경쟁심리와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 30년 전만 해도 마라톤 경기에서 4분에 1마일(약 1.6km)를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겼었다. 그러나 이제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마라톤을 완주할 때까지 4분에 1마일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이처럼 현대 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이 자신의 몸을 극한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970년 이후 심장마비로 사망한 선수들
1970s 2000s
2010s
Nikola Mantov (1973) John Ikoroma (2000) Endurance Idahor (2010)
Pavao (1973) Eri Irianto (2000) Bartholomew Opoku (2010)
Michel Soulier (1977) Catalin Haldan (2000) Goran Tunjic (2010)
Renato Curi (1977) Landu Ndonbasi (2002) Ambrose Wleh (2010) 
1980s Stefan Toleski (2002)
Wilson Mene (2010) 
Paulo Navalho (1987) Marc-Vivien Foe (2003) Andrei Mutulescu (2011)
Dursun Ozbek (1987) Miklos Feher (2004) Lokissimbaye Loko (2011)
Samuel Okwaraji (1989) Andrej Pawitskij (2004) Naoki Matsuda (2011)
1990s Bruno Baiao (2004)
Bobsam Elejiko (2011) 
David Longhurst (1990) Serginho (2004) D. Venkatesh (2012)
Michael Klein (1993) Suvad Katana (2005) Piermario Morosini (2012)
Amir Angwe (1995) Nedzad Botonjic (2005)
필 오 도넬
Hedi Berkhissa (1997) Alin Paicu (2005)
Waheeb Jabara (1997) Paul Sykes (2005)
Emmanuel Nwanegbo (1997) Rasmus Gren (2006)
Robbie James (1998) Hugo Cunha (2006)
Axel Juptner (1998) Mohamed Abdelwahab (2006)
Markus Passlack (1998) Matt Gadsby (2006)
Stefan Vrabioru (1999) Nilton Pereira Mendes (2006) 



마르크 비비엔-푀


Ivan Karacic (2007)
다니엘 자르케
Antonio Puerta (2007)
Chaswe Nsofwa (2007)
Phil O'Donnell (2007)
Herve King (2008)
Rustem Bulatov (2008)
Michael Baicu (2009)
Daniel Jarque (2009)
Maurizio Greco (2009)

위 도표에도 나와 있듯이 실제로 점차 심장 질환으로 쓰러지는 선수들의 숫자는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결과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비비안 푀, 푸에르타와 자르케의 경우처럼 세계 최고 레벨에서 뛰고 있던 선수들이 사망한 것이 샤르마 교수의 주장에 힘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선수들의 달라진 식습관과 약물 사용이 선수들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샤르마 교수는 "운동 선수들의 사망률은 굉장히 낮기 때문에, 정확한 사망 원인을 분석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사실 선수들이 급사하게 되는 이유는 대부분 이미 안고 있던 지병이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선수들이 죽은 후 부검을 해봤을 때 그들이 특별한 이상을 안고 있지 않았던 경우도 자주 발견됐다. 이 때문에 우리는 선수들의 사망 원인을 특정 음식이나 약물의 사용 때문이라고 의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죽으면 독성학 검사도 하긴 하지만, 주로 각성제나 코카인 같은 금지 약물 복용 사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실시할 뿐이다. 레드불을 많이 마셨다고 어떠한 성분이 검출되거나 그렇지 않는다. 그러나 레드불을 여섯 캔 마시고 경기를 치르면 심장 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덧붙였다.


안토니오 푸에르타 | 지난 2007년 경기장에서 쓰러진 후 병원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숨겨진 선수들의 질환을 제대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샤르마 교수는 정기적인 검사는 필수라고 했다. 심지어 프로 스포츠가 오랫동안 자리를 잡았던 영국조차도 모든 선수들이 제대로 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르마 교수는 "일류중의 일류 선수들만 제외하고 이러한 혜택을 받는 선수는 많지 않다. 오랫동안 여러 운동 선수들을 검사해왔지만, 300명 중 한 명꼴로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0.3%에 불과한 수치지만, 이는 반대로 수만 명의 선수들 중 몇백 명은 언제나 쓰러질 위험에 노출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정기적인 검사만으로도 비극을 상당수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경기장 위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지난 시즌 신영록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쓰러졌었지만, 의료진의 발빠른 대처로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동원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모두 사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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