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의 돌풍, 뮌헨마저 삼키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잡았던 '다크호스' 바젤이 이번엔 독일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마저 1-0으로 격파하며 8강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
"분명 바이에른은 우리보다 더 전력 면에서 앞서는 팀입니다. 바이에른엔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하죠. 하지만 포겔 감독이 바이에른을 상대할 비책을 이미 구해놓은 상태입니다"

다음 시즌 바이에른 이적이 확정된 바젤의 '신성' 셰르단 샤키리가 바이에른과의 경기를 앞두고 독일의 타블로이드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코멘트이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바젤은 바이에른을 상대로 탄탄한 수비와 효율적인 공격을 동시에 구사하며 이변의 주역이 됐다.

바젤의 하이코 포겔 감독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가까이 바이에른 유스팀 감독직을 수행했었다. 오늘 출전한 바이에른 선수들 중 주장 필립 람을 비롯해 토마스 뮐러, 홀거 바드슈투버, 그리고 토니 크로스 등이 어린 시절 포겔 감독 밑에서 성장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하기에 독일 언론들은 포겔 감독의 존재가 바이에른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어 돌아왔다. 바이에른과의 경기에서 바젤의 경기 운영은 효율적이었다. 바젤은 최대한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을 좁히면서 바이에른의 공간을 잡아먹었다. 바이에른의 자랑거리인 '로베리 라인(아르옌 로벤과 프랑크 리베리의 양날개)'조차 상대 측면 수비수들과 측면 미드필더들의 협력 수비에 좀처럼 전진조차 하지 못하는 인상이 역력했다. 특히 로벤은 박주호와 파비안 프라이의 협력 수비에 막혀 이렇다할 활약을 펼쳐보이지 못했다.

물론 점유율에서 바이에른이 6대4로 앞섰고, 슈팅 숫자에서도 21대8도 압도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바이에른의 공격은 바젤의 겹겹히 쌓인 수비벽을 넘지 못했고, 그마저도 리베리와 다비드 알라바 등이 연결한 위협적인 슈팅들은 얀 좀머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좀머는 몸을 사리지 않는 터프한 골키핑을 선보이며 바젤의 무실점에 크게 공헌했다.

반면 바젤은 효율적인 역습을 구사하며 바이에른을 줄기차게 괴롭혔다. 샤키리는 미래의 친정팀 바이에른을 상대로 날카로운 돌파를 감행했고, 알렉스 프라이의 라인 뒤를 파고 드는 움직임도 위협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던 건 바로 최전방에서 바이에른 수비수들을 상대로 공중볼 싸움을 전개하면서 공을 키핑해 역습의 발판을 마련했던 장신 공격수 마르코 슈트렐러였다. 슈트렐러가 최전방에서 궂은 일을 하면서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비로소 바젤이 공격 숫자 부족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으로 바이에른 수비수들을 괴롭힐 수 있었다. 전반에만 두 차례나 골포스트를 강타했던 바젤의 공격이었다.

포겔 감독은 후반 들어 '슈퍼 조커' 발렌틴 슈토커와 탄력 넘치는 공격수 자크 주아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 카드는 주효했다. 86분경 오른쪽 측면에서 패스를 받은 주아가 중앙까지 움직이며 감각적인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슈토커가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결승골을 꽂아넣으며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바이에른 입장에선 중원의 핵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부재가 아쉬울 법도 했다. 안 그래도 하인케스 감독은 바젤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 슈바인슈타이거는 사비,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같은 선수이다"며 슈바인슈타이거의 부재가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우려감을 표했었다.

슈바인슈타이거가 사라진 바이에른 중원은 효율적인 볼배급이 전무한 채 측면으로만 단조롭게 패스를 연결할 뿐이었다. 토니 크로스와 아나톨리 티모슈크, 그리고 다비드 알라바가 슈바인슈타이거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말 그대로 역부족이었다.

실제 슈바인슈타이거의 영향력은 나폴리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원정 경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바이에른은 전반 초반에만 2골을 넣으며 쉽게 승리를 거두는 듯 싶었다. 슈바인슈타이거의 볼배급에 나폴리는 허둥대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슈바인슈타이거가 쇄골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자 나폴리가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결국 슈바인슈타이거의 부재 속에서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하던 바이에른은 바젤을 상대로 무려 21개의 슈팅을 쏘고도 골을 넣지 못하며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20개 이상의 슈팅을 기록하고도 패한 건 단 4번 밖에 없었다.

분명한 건 바젤이 이 경기에서 충분히 승리할 자격이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는 데에 있다. 바이에른 명예회장 프란츠 베켄바워 역시 경기가 끝난 후 믹스드존 인터뷰에서 "바젤이 이길 만한 경기였다"고 토로했다.

바젤은 승리도 승리지만, 무엇보다도 원정골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게 2차전 경기 운용에 있어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바젤은 뮌헨 원정에서 0-1을 제외한 1골차로 패하더라도 원정골 우선 원칙에 의거해 8강에 오를 수 있다(0-1일 경우 연장전을 치르게 된다). 과연 바젤이 2차전에서도 바이에른을 꺾고 2011/12 시즌 챔피언스 리그 돌풍의 핵으로 자리잡을 지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스마트폰에서는 골닷컴 모바일 페이지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최신 소식을 확인하세요!

[GOAL.com 인기뉴스]

[웹툰] 함부르크의 손흥민과 아이들
[웹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 9
[웹툰] 즐라탄, 슬픈 전설을 넘어서
박주호와 바젤, 맨유 넘어 뮌헨까지?
첼시, 경영은 이렇게...나폴리의 부활
무리뉴 "1차전 무승부 이변 아니야"

- 2011/12 시즌 유럽 주요 리그 하이라이트는 골닷컴 VOD 에서!-
- ⓒ 세계인의 네트워크 골닷컴 (/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