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진 6분, VAR 첫 가동이 오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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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 VAR이 가동된 역사적인 첫 날. 이종호의 멋진 헤딩골이 비디오 판독을 통해 정당하게 취소됐다.

[골닷컴, 울산] 서호정 기자 = 7월 1일은 한국프로축구 K리그의 역사에서 중요한 날이었다. 출범 이후 한해도 조용할 일이 없었던 오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리그는 비디오 판독 도입을 꺼내들었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승인하며 도입이 결정된 비디오 레프리 어시스턴트 시스템(이하 VAR)이 1일 열린 K리그 클래식 3경기에 투입되며 막을 열었다. 

첫날부터 VAR이 활약했다. 경기의 운명을 바꾸는 판정이 이뤄졌다. 2위 울산 현대와 4위 수원 삼성의 맞대결이 펼쳐진 문수축구경기장에서였다. 양팀은 승점 2점 차로 이날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었다. 

문수축구경기장의 전광판에 VAR 판독을 알리는 신호가 뜬 것은 후반 16분이었다. 1-1 동점 상황에서 울산의 이종호가 헤딩으로 역전골을 터트렸다. 골 세리머니까지 마친 상황에서 김희곤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경기장 바깥에 위치한 VAR 조정실에서 골 장면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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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곤 주심은 VAR 확인을 위해 하프라인 아래에 있는 주심영상판독구역(RRA)으로 향했다. 이 구역은 주심과 대기심, 프로축구연맹 직원만이 접근할 수 있는 구역이다. 

시간은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지난 6월 프로축구연맹이 미디어를 대상으로 브리핑을 실시했을 당시 평균 판독 시간은 1분 안쪽인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이날은 첫 판독이었고 신중을 기울이다 보니 6분이나 흘러갔다. 

문제의 장면은 판독이 나올 때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 지난 U-20 월드컵 당시 문제의 장면을 전광판과 중계를 통해 미리 보여줬지만 담당자의 미스로 인한 것이었다. 중계사인 MBC스포츠플러스2는 이종호의 득점 장면만 반복해서 보여줬다. 김승준의 크로스 장면에서 오르샤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듯 했지만 이종호의 득점과는 관여되지 않았다. 득점이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답답한 표정을 지은 것은 김도훈 감독과 이종호 등 울산 선수단이었다. 

결국 6분이 지나 김희곤 주심은 득점 취소를 선언했다. 그제야 문제의 장면이 중계를 통해 확인됐다. 득점으로 이어진 시발점 장면에 파울이 있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울산의 한승규가 수원의 김종우에게 거친 파울을 시도해 차단했고 이것이 역습으로 이어져 득점까지 연결됐다. 

VAR 조정실에서는 이 플레이를 문제 삼았다. 뒤에서 발을 높이 들고 들어 간 한승규의 플레이는 분명 파울이었다. 이것이 다음 플레이로 이어져 득점까지 나왔기 때문에 VAR을 통해 취소를 한 것은 프로축구연맹이 설명했던 판독 과정과 동일했다. 

득점 취소가 선언되자 울산 서포터들은 아쉬움의 탄성을, 수원 서포터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양팀 선수들의 표정도 대비됐다. 스코어 울산 2-1 수원에서 울산 1-1 수원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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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 나와 있던 조영증 심판위원장은 “VAR이 아주 제대로 가동됐다. 조정실과 주심의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득점 후 서정원 감독의 항의로 인한 확인은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그 전에 VAR 조정실에서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울산 선수들은 VAR로 흔들릴 수 있었지만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 후반 39분 다시 역전골을 만들었다. 한승규와 교체 투입된 박용우가 역습 장면에서 오르샤의 패스를 받아 적극적인 침투 후 맞은 골키퍼 양형모와의 1대1 상황에서 골을 만들었다. 울산은 2-1 역전승으로 VAR에 대한 원망을 날릴 수 있었다.

VAR의 가동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자칫 양팀의 감정 싸움으로 번질 수 있었던 득점 장면에서의 파울을 잡아냈다. 사전에 VAR에 대한 교육이 충분히 진행됐던 만큼 득점 취소에도 울산 선수들은 자기 플레이를 하며 결과를 냈다. 

다만 6분이나 멈췄던 부분에서 팬들과 시청자의 답답함이 있었던 만큼 판독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과제가 됐다. 판독으로 인해 이날 경기는 추가 시간이 8분이나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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