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오심, VAR과 선수 양심 모두 응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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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써서 골을 성공시킨 선수. 거기에 속아 넘어간 심판. K리그가 또 한번 팬들을 상처입혔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K리그가 또 한번의 결정적인 오심으로 멍들었다. 이번에는 판정의 문제 못지않게 선수의 비양심적 행동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오는 7월 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이라는 역사적인 분기점을 맞는 K리그가 기술의 도움을 받는 것 외에 페어 플레이 정신은 지키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할 장면이었다. 

29일 저녁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4라운드. 전반 29분 원정팀 서울 이랜드가 홈팀 안산 그리너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과정만 보면 서울 이랜드의 집념이 돋보인 골이었다. 백지훈의 크로스를 일본인 미드필더 아츠키가 헤딩으로 연결했다. 안산의 골키퍼 황성민이 막았지만 옆으로 흐르는 공을 명준재가 몸을 던지는 슛으로 밀어 넣었다. 

그런데 안산 선수들이 단체로 주심과 부심에게 달려가 항의를 시작했다. 그들은 팔을 가리켰다. 명준재의 핸드볼 파울이라는 의미였다. 골 장면이 다시 나왔다. 공은 명준재의 발이 아닌 팔을 맞고 들어갔다. 하지만 득점 선언은 취소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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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심이 그 장면을 정확히 보지 못했을 수 있다. 가까이서 보지 않았다면 자연스러운 득점 진행처럼 보였다. 

현재 U-20 월드컵에 가동되고 있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 VAR(비디오 어시스턴트 레프리)이 적용됐다면 이 골은 취소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프로축구연맹도 심판 매수와 잇단 오심으로 인해 VAR을 오는 7월부터 조기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올 시즌 중 다시 한번 K리그 챌린지에서 이 같은 장면이 나온다면 정정되긴 어렵다. 7월부터 시작되는 K리그 VAR 도입은 예산 문제로 1부 리그인 클래식에만 우선 적용되기 때문이다. VAR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중계 카메라 증설과 경기장 별로 운영실이 가동되어야 해서 수십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 해서 2부 리그인 챌린지는 아직 도입이 보류 상태다. 

오심은 1부 리그와 2부 리그를 가리지 않는다. 예산이라는 현실적 문제로 차별 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전체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면 2부 리그에도 빠른 시간 내에 VAR이 적용되어야 한다. 

또 한가지 아쉬움은 골을 기록한 명준재의 행동이었다. 본인도 인지를 하고 파울을 범하며 득점했지만 그 뒤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이 나왔다. 상황을 잘못 인지한 심판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였다. 해당 골 장면 영상에서는 오심 이상으로 선수의 그런 행동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서울 이랜드는 2-1로 승리했지만 박수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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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파울도 하나의 전략이라는 생각들을 한다. 몸과 몸이 부딪히는 축구인만큼 상대를 압도하기 위한 고의적인 몸싸움은 어느 선에서는 용인된다. 그러나 최근 K리그에서는 심판과 팬들을 속이는 플레이나 행동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있었던 광주FC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는 오적용 된 경고 사례가 나왔다. 후반 41분 광주의 수비수 정호민이 드리블로 돌파하는 고무열의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경고성 파울이었고 김희곤 주심도 가슴에서 옐로우 카드를 꺼냈다. 전반 4분 이미 경고를 받았던 정호민으로서는 경고 2회로 퇴장을 당할 순간이었다. 하지만 정호민은 자신의 파울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확신을 갖지 못한 주심은 옆에 있던 여봉훈에게 엉뚱한 경고를 줬다. 다시 본 장면에서 파울은 분명 정호민의 플레이였다. 

명준재와 정호민 모두 1승이 소중했던 팀에 큰 기여를 했지만 그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훼손시켰다. 팬들은 또 한번 실망했고, K리그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과거 심판에게 가서 자신의 핸드볼 파울을 인정하며 골을 취소해달라고 한 미로슬라프 클로제나 헐리웃 액션임을 자인해 페널티킥을 취소시킨 아론 훈트처럼 양심 선언을 한 사례와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VAR이 적용되면 심판 외에도 여러 카메라의 눈이 그라운드를 바라 본다. 그제야 페어플레이 정신을 망각하고 남을 속여서 이득을 얻으려는 행동들은 멈추게 될까? K리그 챌린지에도 VAR 도입을 서둘러야 하지만 선수들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플레이를 하는 문화도 자리를 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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