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고 승점OPTA

[GOAL 네트워크] '지천명' 과르디올라, 리그를 압도해온 기록 제조기

펩 과르디올라는 감독으로서 30개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무대에서 평균 24경기마다 한 번의 우승을 차지한 셈이다.

과르디올라의 지도로 현대 축구에 어울리는 최고의 선수들이 배출되기도 했다. 바르셀로나(바르사)의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바이에른 뮌헨의 마누엘 노이어, 필립 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 이어 맨시티의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이너, 세르히오 아구에로까지 과르디올라의 지도를 받은 뛰어난 선수들은 너무나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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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과르디올라를 향한 비판도 존재한다. 재능 있는 선수들만 활용하는 것 치고는 충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비판은 특히나 챔피언스 리그에서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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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과르디올라가 특별한 시각으로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만으로 50세를 맞이한 과르디올라의 업적을 돌아보았다.

과르디올라는 감독으로서 12번의 시즌을 치러 9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이 중에는 이전부터 성공을 거둬온 팀이라 예견된 우승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가 하부 리그 팀을 맡아봐야 지도력이 증명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아직도 있다면, 스페인 4부 리그에서 바르사 B팀을 사상 첫 승격으로 이끈 업적을 봐야 할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 시즌별 성적OPTA

2008년 1군 팀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에도 바르사는 이전 시즌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 밑에서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리가) 3위를 그친 팀이었다. 승점은 67점으로 숙적이자 우승 팀 레알 마드리드에 18점이나 뒤처져 있었다. 그러던 바르사가 2009년까지 1년 6개월 사이에 차지한 우승 트로피만 6개(라리가, 챔피언스 리그, 코파 델 레이, 수페르코파, UEFA 슈퍼 컵, FIFA 클럽 월드컵)에 달한다.

지도자 경력이 1년밖에 되지 않는(그마저도 2군팀) 과르디올라를 1군 감독으로 선임한 것은 대담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바르사 B팀을 부활시킨 지도력이 구단 수뇌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뇌부 중에서도 치키 베지리스테인 단장은 과르디올라의 옛 동료이자 친구였다.

시즌 첫 경기에서 승격팀 누만시아에 0-1로 패할 때만 해도 그러한 성공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단 내부에서는 과르디올라에 대한 의문이 전혀 없었고, 바르사는 이듬해 2월까지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1984년 이후로 바르사의 최장 기간 무패 행진이었다.

9라운드부터 라리가 선두에 올라선 바르사는 2위 레알을 9점 차로 따돌리고 2008/09 시즌 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전 시즌 승점 18점 뒤처졌던 걸 생각하면, 레알과의 격차를 27점이나 뒤집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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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르디올라 부임 두 번째 시즌에 바르사는 더욱 강해졌다. 당시 라리가 역대 최고 승점인 99점을 기록했는데, 과르디올라가 지휘한 팀은 이후로도 90점 이상의 승점을 다섯 차례나 기록하게 된다. 현재 과르디올라는 라리가 한 시즌 최고 승점 3위(2009/10 99점)와 4위(2010/11 96점), 분데스리가에서는 2위(2013/14 90점)와 3위(2015/16 88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1위(2017/18 100점)와 3위(2019/20 98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과르디올라가 늘 순항만 해온 건 아니다. 2011/12 시즌 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에게, 2016/17 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에게, 2019/20 시즌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에게 우승을 허용했다. 다만 과르디올라라는 존재 자체가 경쟁의 수준을 높여준 것만은 분명하다. 무리뉴(승점 100점), 콘테(승점 93점), 클롭(승점 99점) 모두 과르디올라를 꺾기 위해 자신들의 감독 경력을 통틀어 개인 통산 역대 한 시즌 최고 승점 기록이 필요했다.

3대 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고 승점OPTA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스타일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는 결코 말하지 않는다. 그는 공개적으로 요한 크루이프, 마르셀로 비엘사, 루이 판 할 감독의 전술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감독 생활 초기에는 크루이프와 비엘사로부터 조언을 구하기도 했는데, 이들의 포메이션과 패턴을 조정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분명히 ‘과르디올라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특징들은 존재한다.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모두가 공격 지역까지 올라가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윙어는 사이드 라인 가까이까지 폭 넓게 움직이며, 풀백은 중원을 오가면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을 주고, 골키퍼는 자신과 같은 선상에 있는 센터백에게 패스를 연결해 빌드업을 시작한다.

이러한 전술에 강한 압박까지 함께한 결과, 과르디올라가 지휘하는 경기는 항상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단지 공을 갖고 있기 위한 점유율이 아니다.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경기 스타일이 ‘티키-타카’로 명명되는 걸 싫어한다. 공을 소유하는 데는 의도가 있다. 상대를 끌어내 전열을 흐트러트리고 공격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과르디올라가 2015년 11월, 바이에른을 이끌고 아스널과의 챔피언스 리그에서 5-1 대승을 거둔 이후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남기도록 하겠다. 이 코멘트가 점유율에 대한 그의 생각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점유율이 가장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게는 점유율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게 첫 번째고, 공을 가져야만 비로소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단계가 올 수 있는 거죠. 공을 갖고 있으면 기회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더 크고, 상대에게 기회를 내줄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번역: 이용훈(스태츠퍼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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