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리치 세대 빠진' 크로아티아, 졸전 끝에 대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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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atia vs Portug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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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아티아, 포르투갈전 졸전 끝에 1-4 대패 ▲ 슈팅 숫자 5대27 & 점유율 43대57로 절대적 열세 ▲ 모드리치-라키티치 명단 제외 & 페리시치-브로조비치 벤치 대기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월드컵 준우승팀 크로아티아가 루카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했던 황금세대 없이 치른 포르투갈전에서 1-4 대패를 당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크로아티아가 에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20/21 네이션스 리그 A시드 3그룹 1차전에서 1-4로 패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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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가 어떤 팀인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만 하더라도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동유럽을 대표하는 강호이다. 당시의 공로에 힘입어 에이스이자 주장인 모드리치는 발롱 도르를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 이전까지 발롱 도르는 무려 10년간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양분하고 있었다. 이 구도를 깬 인물이 다름 아닌 모드리치였다.

문제는 월드컵 당시 크로아티아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었다는 데에 있다. 주전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는 만 33세였고, 모드리치와 마리오 만주키치, 베드란 촐루카는 만 32세였다. 이반 라키티치와 이반 스트리니치는 정확하게 만 30세였고, 이반 페리시치와 도마고이 비다, 밀란 바델리(이상 만 29세), 데얀 로프렌(만 28세)이 삼십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황금 세대로 불리던 이들이 마지막 전성기를 불태운 게 바로 지난 러시아 월드컵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월드컵 결승전 선발 라인업은 아래와 같다).

Croatia Starting in 2018 World Cup Final

대회가 끝나자 수바시치와 만주키치, 촐루카는 미련없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고, 스트리니치는 심장병 문제가 발생했다. 모드리치와 라키티치, 페리시치 같은 주축 선수들은 월드컵 이후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2018/19 UEFA 네이션스 리그 A시드에서 크로아티아는 1승 1무 2패에 그치며 4조 최하위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다행히 크로아티아는 유로 2020 예선에서 웨일스와 슬로바키아, 헝가리, 아제르바이잔 같은 다소 쉬운 팀들과 함께 E조에 위치했기에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크로아티아는 헝가리 원정에서 1-2로 패했고 아제르바이잔 원정(1-1)과 웨일스 원정(1-1)에서 연달아 무승부에 그치면서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나마 모드리치 같은 선수들이 버텨주었기에 가능했던 조 1위였다.

이번 네이션스 리그 1차전에서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선수들과의 합의 끝에 과감하게 주장 모드리치와 부주장 라키티치를 모두 대표팀에 차출하지 않는 강수를 던졌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드리치와 라키티치 없이 살아남는 법을 익혀야 하기에 네이션스 리그에서 다소 무리수를 던진 것이었다.

이에 대해 달리치는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많은 선수들이 주장과 부주장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분명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머지 않은 미래에 모드리치와 라키티치, 페리시치, 로프렌, 비다 등이 대표팀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다른 후임들이 그들의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지금이 우리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이상적인 시기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비단 모드리치와 라키티치만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은 게 아니다. 러시아 월드컵 당시 주전으로 활약했던 페리시치(만 31세)와 시메 브르살리코(만 28세), 마르첼로 브로조비치(만 27세)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두 명의 중앙 수비수 로프렌과 비다, 그리고 측면 공격수 안테 레비치를 제외하면 전원 월드컵 당시 주전이 아니었던 선수들로 포르투갈전 선발 라인업을 꾸린 달리치 감독이었다(하단 포메이션 도판 참조). 

Croatia Starting vs Portugal

주축 선수들이 빠진 크로아티아는 포르투갈에게 시종일관 밀리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기록만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경기에서 크로아티아는 점유율에서 43대57로 밀렸고, 특히 슈팅 숫자에서 5대27로 포르투갈의 1/5에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절대적인 열세였다. 코너킥에서도 4대8로 정확하게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심지어 포르투갈은 이 경기에서 골대만 3번을 맞췄다. 1-4 이상의 더 큰 점수 차로 패했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나마 크로아티아는 61분경에 월드컵 주전 선수들이었던 페리시치와 브로조비치가 교체 출전하면서 경기력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60분경까지 크로아티아의 슈팅 숫자는 2회가 전부였고, 점유율에서도 4대6으로 크게 밀렸다. 이 둘이 투입된 이후에서야 점유율에서 48대52로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었고, 경기 종료 직전 유일한 골을 넣으며 영패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 골의 발판을 마련한 것 역시 월드컵 주전 선수들이었다(페리시치의 패스를 레비치가 원터치 패스로 돌린 걸 교체 출전한 공격수 브루노 페트코비치가 넣었다).

크로아티아 입장에서 더 큰 고민거리는 포르투갈 역시 이 경기를 앞두고 에이스 호날두가 발에 벌이 쏘이는 일이 발생해 결장했다는 데에 있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 최전방에는 이제 만 20세로 A매치 5경기에 출전했던 주앙 펠릭스가 섰고, 호날두가 주로 맡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A매치 2경기에 불과했던 디오구 조타가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졸전 끝에 경험이 부족한 두 공격수들(펠릭스와 조타)에게 A매치 데뷔골을 선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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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재능이 없는 건 아니다.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레비치와 브로조비치는 아직 20대 중반이고, 첼시에서 뛰고 있는 마테오 코바치치와 아탈란타의 챔피언스 리그 돌풍에 기여했던 마리오 파살리치도 20대 중반으로 전성기에 접어들고 있다. 두예 찰레타-차르와 요십 브레칼로, 니콜라 블라시치 같은 20대 초반 재능들도 대기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위대했던 선배들과 비교하면 아직은 초라하다는 데에 있다. 무엇보다도 조직력에서 문제가 있다. 크로아티아 황금세대가 오랜 기간 발을 맞춰왔던 것과는 달리 이들은 이제서야 새롭게 호흡을 맞춰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물론 모드리치와 라키티치가 다시 대표팀에 돌아온다면 현재의 문제가 상당 부분 가려지긴 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놓고 보자면 이들의 뒤를 이을 후배들이 빨리 대표팀에서 자리를 잡아나갈 필요성이 있다. 이 부분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크로아티아는 한 동안 과도기에 접어들 위험성이 있다. 달리치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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