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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가' 뢰브, 라이프치히-호펜하임 접목 꿈꾸다

AM 11:51 GMT+9 17. 6. 21.
Joachim Low
뢰브, 스리백과 포백의 경계선이 무너지는 변칙 포메이션+라이프치히와 호펜하임의 하이브리드 전술 가동. 킴미히, 센터백부터 측면 수비수,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까지 3가지 역할을 동시에 소화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이 호주와의 경기에서 RB 라이프치히와 호펜하임의 전술을 접목하고, 스리백과 포백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는 변칙적인 하이브리드형 3-3-2-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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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호주와의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 컵(이하 컨페드컵) B조 1차전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평소 예선이나 평가전, 혹은 조별 리그에서 많은 실험을 단행하는 뢰브 감독은 이번 호주전에서도 흥미로운 전술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먼저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독일의 호주전 기본 포메이션은 3-3-2-2였다. 투톱엔 산드로 바그너와 라스 슈틴들이 나섰고, 그 아래에 율리안 드락슬러와 레온 고레츠카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해 사각 형태의 블록을 형성했다. 좌우 측면은 요나스 헥토어와 율리안 브란트가 포진한 가운데 스리백 바로 앞에 제바스티안 루디가 포진했으며, 슈코드란 무스타피를 중심으로 좌우에 안토니오 뤼디거와 요슈아 킴미히가 스리백을 형성했다(하단 사진 참조).

공격 시엔 4명의 블록을 형성한 공격수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좁은 지역에서의 수적 우위를 가져갔다. 역할상으로는 바그너가 전방에 버티면서 공중볼 경합을 해주는 타겟형 공격수를 수행했다면 슈틴들이 침투를 단행하며 골 사냥에 나섰다. 그 아래에선 고레츠카와 드락슬러가 프리롤처럼 움직였다. 브란트는 사실상 측면 공격수처럼 깊숙히 공격에 가담하는 가운데 헥토어는 기본적인 윙백처럼 위아래를 오르내렸다. 킴미히는 상황에 따라 윙백과 미드필더를 넘나드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수비 시엔 킴미히가 수비 라인까지 내려왔고, 헥토어와 브란트 역시 빠르게 측면 수비로 내려오면서 실질적인 파이브백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수비 진영에서의 수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동시에 수비 진영에서의 삼각 대형 및 패스 채널의 확대(4개에서 5개로)를 통해 원활한 후방 빌드업을 가져갈 수 있었다. 

다만 이 포진은 공격 시와 수비 시에 크게 변동했다. 공격 시엔 포백처럼 움직였으나 수비 시엔 파이브백으로 전환했다. 킴미히는 이 경기 내내 측면 수비수와 중앙 미드필더, 그리고 센터백까지 3가지 역할을 소화하는 복잡한 역할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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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격은 라이프치히 수비는 호펜하임

말로 설명하기엔 다소 복잡한 전술이지만 기본적인 골자는 공격진을 라이프치히 식으로 구축하면서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을 호펜하임 식으로 구축한 혼합형 포메이션이었다. 2016/17 시즌 분데스리가 무대를 강타한 두 돌풍의 팀 라이프치히와 호펜하임의 전술을 상당 부분 차용한 것이다.

먼저 공격 방식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라이프치히는 승격 첫 해 분데스리가 2위를 차지하며 독일 무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2번째로 많은 승점(67점. 승격팀 역대 최다 승점은 1997/98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팀 카이저슬라우턴이 기록한 68점) 라이프치히 승격의 원동력은 바로 강도 높은 전방 압박과 속공에 있다. 

라이프치히 압박과 속공의 비결은 바로 공격진부터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6명의 선수들이 길게 직사각형 형태로 선 블록에 기인하고 있다. 이들은 좁은 지역에서 강도 높은 압박을 감행하며 상대의 후방 빌드업을 괴롭혔다. 동시에 볼 소유권을 뺏으면 지체없이 빠른 속공으로 상대 진영 배후를 침투했다. 

지공 시에도 투톱과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활용해 좁은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수적 우위를 가져가면서 상대를 공략해 나간다. 측면 공격의 경우 오른쪽 측면은 베르나르두의 오버래핑에 상당 부분 의존했으며, 왼쪽 측면은 투톱 중 왼쪽에 배치된 침투형 공격수 티모 베르너와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중 왼쪽에 배치된 에밀 포르슈베리가 폭넓게 움직임을 가져갔다. 이를 통해 공격 폭을 확보해나간 라이프치히였다.

호주전에서 독일 공격진의 기본적인 스타일과 동선 자체도 라이프치히와 유사했다. 라이프치히에서 제공권 경합도 하면서 타겟형 공격수를 수행하는 유수프 포울센의 역할은 바그너가 맡았다. 지속적인 침투로 골을 노리는 베르너의 역할은 슈틴들이 책임졌다. 드락슬러가 포르스베리처럼 프리롤로 움직이면서 드리블 돌파를 단행했다면 직선적으로 움직이면서 미드필드 싸움과 공격을 동시에 수행하는 마르첼 자비처의 역할은 고레츠카가 수행했다. 독일이 주도적으로 경기를 전개하다 보니 라이프치히처럼 빠른 역습을 보여줄 일은 없었지만 간결한 원터치 패스를 통해 순간적으로 하프 라인에서 상대 진영까지 침투해 들어갔다.

수비와 미드필드 구성은 상당 부분 호펜하임 방식에서 차용했다. 좌우 측면 중 한 쪽은 전문 풀백(파벨 카데라벡과 헥토어)으로, 다른 한 쪽은 측면 미드필더(스티븐 주베르와 브란트)로 배치하는 것도 동일했다. 스리백 중 오른쪽 센터백(니클라스 쥘레와 킴미히)이 공격 시엔 미드필드 라인까지 전진해 빌드업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는 것도 호펜하임 식이었다(실제 쥘레는 2016/17 시즌 호펜하임에서 가장 많은 볼 터치와 패스를 기록한 선수다). 

이에 더해 스리백 앞에 배치된 홀딩 역할은 호펜하임 주장 루디가 책임졌다.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중 한 명은 전문 공격형 미드필더(나디엠 아미리와 드락슬러)가, 다른 한 명은 박스 투 박스형 미드필더(케렘 데미르바이와 고레츠카)가 맡는 것도 유사했다.

이에 대해 독일 전술 전문 사이트 '슈필페어라거룽'은 '뢰브가 투헬을 카피했다(Löw kopiert Tuchel)'라는 제하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는 2016/17 시즌 후반기 스리백을 적극 활용한 토마스 투헬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지칭하는 것이다. 다만 도르트문트 스리백 자체가 호펜하임 스리백에서 상당 부분 차용한 것이기에 원본은 호펜하임 식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적당한 표현일 것이다. 

이렇듯 독일은 마치 투트랙처럼 공격과 수비에서 라이프치히와 호펜하임 방식을 차용했다. 이것이 바로 독일이 라이프치히처럼 속공과 압박에 강하면서도(라이프치히는 2016/17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많은 역습 골을 넣은 팀이다), 높은 점유율(호펜하임은 2016/17 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이어 점유율 3위에 올랐다)도 동시에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 비대칭 S자형 선수 배치, 장단점을 가져오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호펜하임은 전문 측면 수비수를 오른쪽 측면(카데라벡)에 배치했다는 데에 있다. 이를 통해 쥘레가 전진했을 때 조금 더 원활한 커버 플레이가 가능했고, 좌우 수비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독일은 오른쪽 측면에 브란트가 배치했다. 엄밀하게 따지면 배치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선수 구성상의 문제기도 하다. 현재 독일은 전문 오른쪽 측면 수비수가 없다. 킴미히가 포백 가동 시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 역할을 수행하지만 원래 중앙 미드필더 출신인 데다가 스리백에서 윙백 역할을 소화하기엔 역동성이 떨어진다. 킴미히의 백업인 벤야민 헨리히스 역시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인 데다가 A매치 경험도 1경기 출전이 전부이다. 수비적인 측면은 물론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물음표가 따르는 헨리히스이다. 이에 뢰브는 아예 브란트를 투입해 우측면 공격을 강화하는 것으로 전술적인 가닥을 잡아나간 것이다.

게다가 호펜하임 스리백의 오른쪽 센터백 쥘레는 기본적으로 수비수라면 킴미히는 미드필더의 속성을 더 많이 띄고 있었다. 전진하는 횟수도 쥘레보다 훨씬 많았고, 측면 공격까지 커버했으며, 수비 시에도 아직 공이 상대 진영에 있다면 루디와 함께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형성하며 라이프치히 식의 강력한 압박 수비를 펼쳤다. 상대 공격이 독일 진영으로 넘어올 때야 비로소 뒤늦게 후방으로 내려간 킴미히이다.

자연스럽게 포메이션의 전체적인 형태도 왼쪽 측면에 비해 오른쪽 측면이 전진한 비대칭 형태였다. 이에 대해 '슈필페어라거룽'은 독일의 포메이션이 '확장된 S자(ein verlängertes S)' 형태를 띄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장단점을 동시에 야기했다. 장점은 바로 우측면 공격의 파괴력이 비약적으로 올라갔다는 데에 있다. 독일의 주 공격은 주로 우측면을 통해 이루어졌다. 킴미히가 패스를 공급하고 브란트가 측면을 파고 들면 고레츠카와 슈틴들이 중앙과 측면을 아우르는 움직임으로 수적 우위를 가져갔다. 

당연히 독일의 3골 모두 킴미히와 고레츠카, 브란트, 그리고 슈틴들의 발을 통해 이루어졌다. 선제골은 킴미히의 전진 패스와 브란트의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을 통한 슈틴들의 슈팅에서 나왔다. 두 번째 골은 고레츠카가 슈틴들과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파울을 얻어낸 것이었다(드락슬러 페널티 킥 골). 3번째 골은 킴미히가 브란트와 패스를 주고 받은 후 로빙 패스를 연결한 걸 고레츠카가 슈팅으로 가져가면서 성공시켰다.

반면 수비에선 다소 불안정할 수 밖에 없었다. 킴미히가 전진했을 시 커버가 필요했으나 이 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설령 브란트가 커버를 오더라도 수비적으로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그나마 독일이 주도했을 땐 별 문제가 없었으나 빠른 역습을 허용했을 시 순간적으로 킴미히가 맡아야 하는 수비 지역에 공백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것이 결국 독일의 첫 실점으로 이어졌다. 아직 킴미히가 복귀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스타피와 뤼디거가 너무 빨리 스리백 형태로 움직이다 공간이 발생했고, 이를 파고 든 호주 공격형 미드필더 토미 로기치가 골을 성공시켰다.


# 뢰브의 전술 실험은 계속된다

이렇듯 장단점이 있었으나 뢰브는 포백과 스리백, 그리고 라이프치히와 호펜하임의 하이브리드를 통해 새로운 전술상을 제시했다. 

이번에 뢰브는 기존 독일 대표팀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새로운 선수들을 발탁했다. 이와 함께 기존 독일 대표팀의 중심축을 담당하던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사라졌고, 호펜하임(루디, 바그너, 쥘레, 데미르바이)과 라이프치히(베르너, 뎀메) 선수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심지어 유일한 바이에른 선수인 킴미히도 라이프치히에서 프로 데뷔한 선수다. 새로운 전술적인 실험에 더해 새로 뽑힌 선수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방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원래 뢰브는 조직력적인 측면을 고려해서라도 선수들을 소속팀에서 뛰는 위치와 전술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도 뢰브는 당시 바이에른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있었던 필립 람을 소속팀과 똑같이 중앙에 배치했다가 토너먼트에 이르러서야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변경한 사례가 있다. 게다가 당시 바이에른 감독이었던 펩 과르디올라의 전술을 상당 부분 차용해서 썼다.

어차피 컨페드컵은 메이저 대회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신예 선수들을 대거 발탁한 뢰브이다. 평소 메이저 대회에서조차 토너먼트 전까지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대안을 추구하는 것이 뢰브의 특징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뢰브는 이번 대회 내내 새로운 전술적인 실험들을 꾸준하게 추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컨페드컵 명단 발표 당시 뢰브의 코멘트를 남기도록 하겠다. "우리는 우승이나 2위, 3위 같은 순위를 목표로 설정하지 않고 있다. 2018 월드컵 준비가 최우선이다. 컨페드컵을 통해 우리는 젊은 새로운 선수들을 성장시키고 싶다. 또한 기존 선수들 없이도 우리 식의 좋은 축구를 구사하길 원한다. 독일 축구의 철학과 즐거움을 통해 하나의 단결된 팀을 만들길 바라고, 동시에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