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의 응원, “이승우가 더 신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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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지금의 이승우처럼 개성 넘치고 재능 넘쳤던 이천수. 그는 이승우가 더 신나게 플레이하고 세리머니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2017년 이승우가 한국 축구의 핫이슈라면 17년 전에는 이천수가 있었다. 작은 체구지만 당돌한 플레이, 유럽 선수에 밀리지 않는 테크닉과 프리킥을 지녔던 이천수는 그 이상의 튀는 행동으로 더 화제가 됐다. 파격적인 염색을 한 머리로 대표팀에 입소하는가 하면 페널티킥 찬스에서 선배들에게 자신이 차겠다며 공을 잡고 나서는 겁 없는 스무살 유망주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17년 전 대한민국은 이천수의 그런 개성을 개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싸가지’로 표현된 이천수의 행동을 장도리로 박아야 할 튀어나온 못으로 취급 받았다. 이승우는 현역 시절 이천수 이상의 개성과 자기 표현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는다. 다행히 지금의 한국 축구, 그리고 사회는 이승우의 그런 행동을 과거보다는 더 포용하고 있다. 

이승우를 바라보는 이천수의 감회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는 2014년 U-16 대표팀 소속으로 이승우가 본격적으로 등장했을 때부터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주변의 편견과 통제하지 못한 자신의 웃자란 행동으로 인해 다 꽃 피우지 못했던 아쉬움이 이승우에게는 재현되지 않길 바라며 새로운 특급 유망주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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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승우의 활약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기니전, 아르헨티나전에서 잇달아 선제골을 넣으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특히 아르헨티나전에서는 40미터를 돌파하는 환상적인 드리블에 이은 칩슛으로 골을 만들며 바라보는 이들을 전율에 빠트렸다. 

이천수도 이승우의 활약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다. 축구와 기부를 연결한 인기 컨텐츠 크리에이터팀 ‘슛포러브’, 대회 후원사인 ‘KT’와 함께 힘을 모아 경기장에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경기 모두 전주 시내에서 즉석으로 응원단을 꾸려 열정적인 응원전에 나섰다. 

Chun-soo Lee

해설자에서 응원단장으로 변신한 이천수는 “승우가 너무 잘하고 있다. 이뻐 죽겠다”라며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서로 눈이 마주쳐 인사를 했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여러 존재감에서 자신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데 대해 이천수는 손사래르 쳤다. 그는 “이젠 승우와 비교가 되는 게 영광이다. 너무 잘해서 희열을 느낀다. 내게는 이번 U-20 대표팀의 후배들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선수다. 어렸을 때의 내 모습이 생각나 더 정감 간다”라고 말했다. 

이천수는 축구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승우를 평가하는 것은 사양했다. 기술적으로 완성이 된 뛰어난 선수라 나무랄 데가 없다는 것. “한국 축구는 항상 골 결정력이 문제였는데 승우가 해결사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자기 능력만 계속 잘 발휘하면 된다. 그 해결사 본능이 나올 때 많은 관중이 행복해 하고 응원하는데 나도 같이 신이 날 정도다”라며 즐거운 목소리를 전했다. 

한국 사회가 이승우라는 ‘돌연변이’를 품어주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승우가 사랑받는 걸 보면 내가 너무 일찍 태어났던 게 아니었나 조금 아쉽긴하다”라며 너스레를 떤 그는 “그만큼 세상이 변했다는 얘기다. 과거엔 개성 넘치는 행동을 하면 야단을 들었지만 이제는 애정을 갖고 바라보는 것 같다. 승우 같은 선수는 사랑만 받았으면 좋겠다. 지금 분위기가 너무 좋다”라며 개성을 개성 그 자체로 봐 주는 시각들에 대신 감사했다. 

그러면서도 당부를 보냈다. 이승우가 골을 넣고, 그것으로 이겼을 때만 응원을 보낼 게 아니라 부진하거나 성에 안 차는 모습을 보여도 애정과 믿음을 가져 달라는 얘기였다. 

“축구는 컨디션 트레이닝이다.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차이가 있다. 다들 승우가 가진 실력을 봤다. 때로는 그게 안 나올 때도 있을 거다. 그때도 이 개성 있는 선수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줘야 한다. 승우 같은 친구는 잘한다고 해줘야 한다. 그러면서 요것만 조금 더 잘하면 더 좋다라고 해 줘야지, 하지 마라, 못한다고 하면 상처 받는다. 신태용 감독님이 정말 승우를 잘 관리하고 있는 것 같다.” 

chun-soo Lee

골을 터트리면 누구보다 긴 세리머니를 펼치며 관중들과 교감하는 이승우에게는 그런 퍼포먼스를 더 즐기고 신나게 하라고 주문했다. 

“계속 그걸 해야 한다. 그걸 못하게 하면 승우는 플레이가 안 나온다. 대중들에게 그런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찬스를 만들고, 골을 넣는 선수다. 자기 동기 부여가 돼 신이 나는 거다. 못하면 응어리 생긴다. 승우야, 마음껏 폭발시켜라. 우리도 사랑을 보내줄게. 이제 팬들도 안다. 승우가 잘해서 골을 넣으면 팬들을 위해 세리머니를 하고 메시지를 전할 거라는 걸. 서로가 더 신날 수 있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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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를 비롯한 U-20 대표팀의 후배들에게는 2002 한일월드컵의 경험을 전했다. 

“우리의 목표치가 여기가 끝이 아니다. 경기 중 밀리는 건 상관 없다. 아르헨티나 같은 강팀을 상대로는 선배들도 항상 밀렸다. 하지만 그걸 버티고 참으면서 결과로 만들면 된다. 지금처럼 집중해서 이기고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축구에 또 한번 역사적인 날이 올 거라 믿고 기다린다.”

지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슛포러브’ 팀과 함께 무작정 날아가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응원했던 이천수는 “사실 나이 차도 많이 난다. 선배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그런데 선수들이 알아봐 주고 달려와서 좋아하고 인사하니까 나도 남다른 교감이 생기더라. 관중석에서 한국 축구를 응원하고 서포팅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라며 새 역할에 대한 보람을 밝혔다. 그리고는 이승우에게 요청사항 하나를 보냈다.

“다음에 골 넣으면 내가 있는 쪽으로 와서도 기뻐했으면 좋겠다. 나도 관중석에서 승우처럼 신나게 세리머니 한번 해보겠다. 나도 현역 시절에 세리머니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선수였다. 이젠 U-20 대표팀을 응원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승우와 함께 열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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