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san Lee Jong-hoKleague

친정팀 할퀸 '두 호랑이' 이종호와 김도훈 감독

[골닷컴, 전주] 서호정 기자 = 7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는 울산 현대가 잊고 싶은 경기였다. 5월부터 시작된 상승세로 2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린 울산은 전북 현대를 무너트리고 선두 싸움을 본격화 하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0-4 완패. 리그 최고 수비력은 전북의 공격력 앞에 녹아버렸다. 중원에서의 정면 승부를 택했던 울산 김도훈 감독은 뼈 아픈 패배를 맛봤다. 

8월 6일 같은 장소에서 울산은 다시 전북과 만났다. 이번에는 상황이 전보다 안 좋아졌다. 수원 삼성이 치고 올라오며 2위 싸움에서 밀렸다. 전날 수원이 광주를 꺾으며 승점 차는 3점으로 벌어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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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최근 홈에서 6경기 연속 무패(4승 2무)를 달리고 있었다. 버거운 전주 원정, 그것도 0-4 대패의 트라우마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울산의 승리를 예상하긴 어려웠다. 

김도훈 감독은 한달 전과는 다른 선발라인업을 내세웠다. 공격에 새로 보강한 외국인 스트라이커 수보티치를 세웠다. 중원에는 김성환, 박용우, 정재용 3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울산의 출전 명단을 본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울산이 뭘 하려고 하는지 예상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싸워 줄 수 있는 선수, 경험 많은 선수 중심으로 배치했다”라는 게 김도훈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 세컨드볼을 너무 많이 내줬다. 이번엔 거기서부터 집중력을 갖고 하겠다”라고 말했다. 

경기는 김도훈 감독의 계획대로 흘러갔다. 전북은 허리부터 강한 수비를 펼치는 울산에게 막혔다. 전반 이동국의 결정적인 슛은 골키퍼 조수혁에게 막혔다. 후반 코너킥에서 수비수 이재성이 날린 헤딩 슛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움츠려 있던 울산은 후반 21분 승부수를 던졌다. 수보티치 대신 이종호를 투입했다. 체력이 남아 도는 이종호는 김인성, 오르샤 등과 함께 전방을 뛰기 시작했다. 후반 29분 찬스가 왔다. 왼쪽 측면에서 이명재가 올린 크로스를 이종호가 높게 솟아올라 헤딩으로 연결했다. 전북 골키퍼 홍정남 정면으로 향했지만 워낙 강력해 막을 수 없었다. 

이종호에게 전북은 기쁨과 아픔을 동시에 준 팀이었다. 전남 드래곤즈에서 처음 이적을 택했고 자신의 가치에 맞은 이적료와 연봉도 받았다. 그러나 이동국, 김신욱, 에두에 밀려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이종호는 최규백, 김창수와 함께 이용, 이재성과 맞교환 되는 3대2 트레이드로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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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터트린 이종호는 지난 6월부터 밀고 있는 호랑이 세리머니를 펼쳤다. 좌우 양 손을 세우고 호랑이가 발톱을 할퀴듯 포효하는 것이다. 울산 현대의 상징이 호랑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퍼포먼스다. 

울산은 이종호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냈다. 대승은 아니었지만 지난 7월의 패배를 갚은 중요한 승리였다. 수원과의 2위 싸움도 승점 없이 이어갔다. 

전북이 친정팀인 또 다른 1명은 바로 ‘완산벌 폭격기’로 불렸던 김도훈 감독이었다. 그는 전북의 K리그 클래식 100승 달성을 저지했다. “울산은 K리그 통산 500승을 달성한 팀입니다”라는 말로 지도자로 이끌고 있는 현재 팀에 대한 자부심을 밝힌 그도 이종호와 함께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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