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기적’ 쓴 윤덕여호엔 전술과 투지가 있었다

댓글()
afc
감독의 전략적 해법과 선수들의 투지로 북한이라는 벽을 넘은 여자축구 대표팀.

[골닷컴] 서호정 기자 = 북한 여자축구는 현재 FIFA 랭킹 10위다. 17위인 한국과는 불과 7계단 위에 있는 팀이지만 그 현실적 차이는 컸다. 역대 전적에서 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은 14번을 지는 동안 단 1번 밖에 승리하지 못했다. 지난 2005년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의 승리였다.

북한 여자 대표팀은 아시아 정상에만 세 차례 오른 팀이다. 여자 축구에 적극적인 투자를 했던 중국이 일방적으로 아시아를 지배하던 흐름을 끝냈다. 현재는 중국 여자 축구가 약세를 보이며 호주, 일본과 AFC 내 3강을 이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3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한국 여자축구의 에이스인 지소연은 “지금까지 받은 모든 상과 바꿔서라도 북한을 상대로 한번 이겨보고 싶다”고 말하며 북한전 승리의 간절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만큼 선수들이 느끼는 북한이라는 벽은 높고도 견고하다. 


주요 뉴스  | "[단독] 신태용호, 아시아 챔피언 전북과 스파링 갖는다"

지난 1월 2018 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을 위한 조편성 결과 한국이 북한과 함께 B조에 속하자 실망스러운 목소리가 나온 것도 그 때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예선이 펼쳐지는 장소는 평양으로 결정됐다. 천적을 그들의 안방에서 넘어야 하는 엄청난 핸디캡을 주어졌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윤덕여호가 끝내 해 냈다. 11일 마감된 B조 예선에서 한국은 3승 1무를 기록, 북한과 결과가 같았다. 골득실에서 +20으로 +17의 북한을 앞선 한국은 내년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여자 아시안컵은 여자 월드컵 예선을 겸하고 있어 한국은 2개의 큰 기회를 잡았다. 

7일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렸던 북한과의 맞대결이 최대 고비였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1분 장슬기가 동점골을 넣으며 비겼다. 인도, 우즈베키스탄, 홍콩 나머지 3팀과 격차가 커 사실상의 순위 결정전이었던 승부가 무승부로 끝나며 자연히 다득점 경쟁이 펼쳐졌다. 한국은 인도를 10-0, 홍콩을 6-0, 우즈베키스탄을 4-0으로 대파하며 그 조건을 채웠다. 

yoon duck-yeo

윤덕여 감독의 전략적 접근이 빛난 예선 과정이었다. 북한전에서 무승부를 내면 나머지 경기에서는 자연스럽게 골득실을 위한 다득점 승부가 펼쳐진다는 시나리오를 짰다. 결국 1차 조건을 달성하고 나머지 미션을 완수하며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주요 뉴스  | "불 꺼진 파주NFC 운동장을 달린 두 선수의 정체는?”

준비도 치밀했다. 김일성 경기장이 인조 잔디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진행된 합숙 훈련에서도 인조 잔디 적응을 마쳤다. 북한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대비해 대형 스피커로 북한의 체제 선전 노래를 틀며 분위기를 사전 경험했다. 모든 것이 윤덕여 감독의 계획과 준비대로 실현됐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도 돋보였다. 이번 예선을 앞두고 주장 조소현을 비롯해 전가을, 지소연, 김정미, 유영아, 정설빈, 임선주 등 주축들은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장슬기, 이금민 등 어린 선수들은 한발 더 뛰었다. 북한전에서는 김정미가 페널티킥 선방으로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 있었던 분위기를 막았다. 최근 세대 교체를 단행해 어린 북한 선수들의 심리를 흔들며 적극적인 몸싸움과 기싸움으로 맞섰다. 결국 장슬기의 동점골이 터지며 승리만큼 값진 북한전 무승부를 이뤄냈다. 

‘평양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번 성과는 한국 여자축구사의 중요한 하이라이트다. 감독의 큰 전략과 세부적인 전술, 선수들의 경기력과 정신력이 어우러지며 절대 열세였던 상황을 이겨냈다. 최근 남자 대표팀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맥이 풀린 경기력을 거듭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한국 축구의 힘과 투혼을 보여준 윤덕여호는 1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다.

사진=AFC, 대한축구협회 

다음 뉴스:
울버햄튼, 레스터에 4-3 승…다크호스 맞대결 골 폭죽 [GOAL LIVE]
다음 뉴스:
아스널 레전드 "손흥민, 모든 감독이 원할 선수"(영상) [GOAL 단독인터뷰]
다음 뉴스:
박항서 매직, 돌풍의 요르단 상대하는 법 안다
다음 뉴스:
광저우 2군? 리피 감독에 취업 청탁? 유쾌한 김영권
다음 뉴스:
英 신문, 아스널 "첼시전, 챔스권 향한 최후의 저항" [GOAL LIVE]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