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꿈 설계하는 브라질 할아버지와 한국인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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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피지컬코치 체제를 가동한 신태용호. 또 한번의 기적을 쓸 플라비우 코치와 우정하 코치를 소개한다.

[골닷컴, 파주] 서호정 기자 = 한국에서 열리는 2017 FIFA U-20 월드컵을 40일 앞두고 신태용호는 10일 파주NFC에서 본격적인 출항을 한다. 출발을 일주일 앞두고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은 25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또 한번의 4강 신화 그 이상을 꿈꾸는 신태용호의 꿈을 설계할 2명의 피지컬 코치가 소개됐다. 브라질 출신의 베테랑 코치인 루이스 플라비우, 그리고 80년생의 우정하 코치였다. A대표팀도 아닌 U-20 대표팀에서 피지컬 코치를 복수로 두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A대표팀도 월드컵 직전에나 가능한 일이다. 

신태용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영입이다. 49년생인 플라비우 코치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있다. 바스코 다가마, 상파울루, 일본 대표팀, 사우디 아라비아 대표팀 등에서 일했다. 2004년 전남 드래곤즈의 피지컬 코치로 합류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고 FC서울, 포항 스틸러스에서 일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이미 지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단기 계약으로 합류해 신태용 감독을 도왔다. 우정하 코치는 플라비우 코치의 표현대로 ‘뉴 제너레이션(신세대) 코치’다. 선수 출신으로 브라질에 건너가 8년 간 학습과 실전을 반복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플라비우 코치가 신태용 감독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은 올 초였다. 3개월 계약으로 3월부터 6월까지 함께 하자는 제의였다. 2015년을 끝으로 포항과 작별하고 브라질로 돌아가 상파울루에 피지컬 코치 양성 학교를 열며 승승장구하던 플라비우 코치지만 망설임은 없었다. “지난 올림픽 때도 현재의 코칭스태프와 함께 했다. 신태용 감독의 철학, 방식이 너무 괜찮았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그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고민 없이 수락했다”라는 게 그의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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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당시 플라비우 효과는 확실했다. 선수들의 기초 체력을 완성시키고 짧은 간격의 경기 일정을 극복하게 한 회복 프로그램에 신태용 감독은 대만족을 표시했다. 8강에서 온두라스에게 석패했지만 멕시코, 독일을 공략한 신태용호의 공격 축구는 브라질 현지에서도 호평받았다. 플라비우 코치는 “브라질의 관중들은 축구에 대한 수준이 높은데 한국 경기가 너무 재미있으니까 우리를 응원했다. 브라질 코칭스태프도 4강에서 한국과 붙을 줄 알고 준비했었다는 얘길 나중에 할 정도였다”라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당시에도 신상규 코치(현 FC서울 피지컬 코치)와 짝을 이뤘던 플라비우 코치는 이번에는 우정하 코치와 함께 한다. 우정하 코치의 이력은 독특하다. 실업 무대(한수원)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그는 안정된 삶을 위해 구미의 직장인 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중 브라질 유학을 결심했다. “축구가 너무 좋은데 책상 앞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무작정 도전하기로 했다”는 게 우정하 코치의 이야기다. 2008년 브라질로 건너가 1년 간의 어학 연수 후 우니산타나 대학에서 4년 간 공부했다. 이후 꾸리찌바FC, 소로카바FC, 코린치안스 17세팀, 세아라 20세팀에서 일하며 실력을 키워갔다.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새로운 기회를 찾았고 신태용 감독과 인연이 닿았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12월 제주도에서 진행된 U-20 대표팀의 전지훈련에 우정하 코치를 합류시켜 2주 간 테스트를 했다. 피지컬 트레이닝 분야가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브라질에서 습득해 온 그의 훈련법에 코칭스태프 모두 만족했고 본격 합류했다. 

플라비우 코치와 하나의 팀을 이룬 것은 우정하 코치에게 또 하나의 배움이다. 그는 “제주도, 포르투갈 전지훈련을 겪으며 나의 지식과 현장의 실전에 괴리감을 느낀 게 사실이다. 신태용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레벨도 높아 밤마다 공부했다. 그런 상황에서 플라비우 선생님의 합류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신감독님이 물어보시길래 무조건 찬성한다고 했다. 그런 경험을 가진 분은 세계에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정말 대단한 분이다. 뭐가 막혀서 물어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내겐 백과사전 같은 분이다”라고 말했다. 

플라비우 코치는 우정하 코치를 파트너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우정하 코치는 플라비우 코치를 “선생님이다. 아니 교수님 수준이다”라고 존대했다. 68세의 베테랑 할아버지와 37세의 한국인 제자는 그렇게 한 팀을 짰다. 

이들의 목표는 신태용호의 꿈을 설계하는 것이다. 피지컬 코치는 무대의 설계자로 통한다. 감독이 연출하고자 하는 축구를 위한 기초를 준비해주는 역할이다. 플라비우 코치는 “피지컬이 받쳐주지 못하는 기술은 반쪽이다”라고 말했다. 브라질을 다녀 온 우정하 코치도 “1년이면 새로운 분석, 그에 맞는 훈련법이 나온다. 피지컬 트레이닝은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의 최신 화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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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태용호는 피지컬 트레이닝이 중요하다. 치열한 전방 압박을 강조하는 신태용 감독은 공을 빼앗기면 3초 안에 다시 되찾아 역습을 펼치는 것을 기본 모토로 삼는다. 플라비우 코치는 “유산소 저항 능력과 파워가 매우 중요한 축구다. 신태용 감독의 축구는 현재 브라질 A대표팀의 치치 감독과 흡사하다. 매우 공격적인 압박을 펼치고 패스와 움직임이 효과적으로 섞여야 한다. 피지컬적인 준비가 완벽하지 않으면 힘든 축구다”라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 본인도 “나의 축구는 머리와 몸이 동시에 힘든 축구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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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의 항해를 준비하는 플라비우 코치는 이미 수십페이지 분량의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일흔을 앞둔 노인이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이용하고 있었다. 그는 “첫째주와 둘째주에는 연습경기가 한번 잡혀 있다. 3주차에는 2경기를 한다. 선수들의 체력과 반응성을 계속 관찰하며 나의 훈련 계획을 수정하고 보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상대 분석도 동반된다.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의 비디오를 직접 분석한다. 전술 분석이 아닌 상대 선수의 피지컬적 장단점을 확인하고 거기에 맞게 신태용호의 훈련 프로그램에 더한다. 

지난 일주일 동안 우정하 코치와 함께 백승호의 개인 트레이닝도 맡았다. 백승호는 이승우와 달리 소속팀인 FC바르셀로나로 돌아가지 않고 지난 일주일 간 파주NFC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플라비우 코치는 “매일 오전 40분씩 파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운동장에 가서는 심박수 170에서 180을 오가는 고강도 유산소 저항 운동을 짧은 단위로 반복시켰다”라고 소개했다. 

플라비우 코치 효과는 전력 분석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는 신태용호 합류 논의가 오가던 시점부터 남미 대회를 챙겨봤다. 아르헨티나가 A조에 속한 만큼 플라비우 코치의 분석과 인맥을 이용한 정보 습득은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플라비우 코치는 “우루과이와 비교하면 아르헨티나는 두려워 할 정도의 팀은 아니다. 선수 개인 능력에 비해 팀이 약했다. 브라질 U-20 대표팀의 지인들을 통해 정보도 확보했다. 신감독에게 전할 것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우정하 코치에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다. 플라비우 코치는 “한국 축구의 좋은 자산이 될 인재다. 이 정도로 준비를 잘 한 사람은 많지 않다. 훈련의 목적과 의도가 아주 좋다”라고 칭찬했다. 그에 대해 우정하 코치는 “계속 이 길을 가고 싶다. 경험을 쌓고 공부를 해야 하는데 플라비우 선생님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내게는 다시 없을 기회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우정하 코치는 인연의 중요성을 한 일화로 소개했다. 대학 졸업 후 실전 업무를 쌓을 기회를 찾기 쉽지 않았는데 꾸리치바FC에서 과거 포항에서 일했던 글라이디스톤 피지컬 코치를 만나 도움을 받았던 것. 그렇게 시작된 브라질에서의 코치 생활은 인연이 인연을 만들며 지속됐다. 플라비우 코치의 파트너, 우정하 코치의 스승. 그렇게 하나의 팀이 된 두 사람은 신태용호가 이뤄 낼 거대한 꿈을 설계한다. “이번에는 8강이 아닌 결승까지 가는 것이 목표다”라는 플라비우 코치의 목표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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