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조기소집한다”, 축구협회의 대책이 답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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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유임을 결정한 기술위원회는 조기소집이라는 ‘비상한’ 대책을 내놓았다. 이미 최종예선 일정의 70%를 마친 시점에서.

[골닷컴, 파주NFC] 서호정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로 최종예선을 이어가겠다는 대한축구협회의 의지에 걸맞은 대책은 뭘까?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3일 브리핑에서 내놓은 대안은 ‘대표팀 조기소집’이었다. 

3일 파주NFC에서 2017년 제2차 기술위원회를 개최한 대한축구협회는 이용수 기술위원장을 중심으로 갑론을박을 벌인 결과 슈틸리케 감독 재신임을 확정 지었다. 직접 언론 앞에 나서 브리핑을 실시한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그간 최종예선에서 위기를 극복한 한국 축구의 저력을 믿는다”라며 재신임을 발표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 체제의 대표팀에 대한 문제 의식은 곳곳에서 일고 있다. 기성용을 비롯한 선수들은 “감독의 문제보다는 선수들의 문제”라고 말했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전술 구사, 커뮤니케이션, 선수 선발과 기용 문제가 언급되고 있다. 그 모든 문제가 최근 최종예선에서의 부진한 경기 내용과 아슬아슬한 성적으로 증명된다는 것. 

기술위원회도 갑론을박을 벌였다. 최종적으로 재신임을 결정했지만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여론과 마찬가지로 인식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지만 기술위원회가 내놓는 것은 대표팀 조기소집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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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전술적 문제를 지적하지만 최근 동석하며 지켜 본 결과 준비는 좋았다. 전술적 준비는 치열하게 해 왔다. 그 준비가 완성되지 못한 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팀은 2~3주를 준비해서 경기하는데 우리는 2~3일 훈련하고 경기해야 했다”라며 경기력 차이를 훈련일자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현재 월드컵 최종예선 A조의 경쟁국들이 조기소집으로 충분히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중국 등은 FIFA A매치 규정을 접고 자국 리그를 일시 멈춰가며 대표팀 조기 소집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경쟁국의 전략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 역시 FIFA 규정을 따르지 않더라도 3월 2연전부터 조기소집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 제시가 있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만만디로 대처했다. 최종예선 일정의 70%를 마친 상황에서야 그들과 같은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대책일 순 있지만 타이밍상 늦은 감이 크다. 

이미 대한축구협회의 인식과 자세부터 경쟁국들의 절실함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겨울 동안 슈틸리케 감독이 유럽에서 2개월 간 휴식을 취하는 동안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중국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대표팀을 소집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중국은 A매치 경험이 없는 새 얼굴들을 대거 선발한 상비군 체제로 1월에 차이나컵을 소화했다. 그 과정을 통해 인홍보, 덩한원, 판샤오동, 차오윈딩을 발굴했다. 인홍보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후반에 투입돼 전술 변화의 키가 되며 슈틸리케 감독의 대응을 무력화시켰다. 리피 감독은 2월에도 사흘 간의 짧은 소집을 통해 연습 경기는 없어도 한국전 맞춤 전술을 선수들에게 숙지시키며 철저한 대비를 했다. 

이란의 경우 한국처럼 유럽파 비중이 높지만 국내파 중심으로 소집을 하며 만전을 기울였다. 기량 면에서 우위에 있는 유럽파를 믿는 대신, 국내파들을 철저히 단련시켜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일종의 보완책을 마련했다. 그 결과 이란은 최종예선 7경기에서 무실점을 이어가며 5승 2무로 A조에서 독주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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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파 중심의 소집이라면 한국도 프로축구연맹과의 협의를 통해 충분히 가능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택한 조치가 뒤늦은 조기소집이다. 중국이 한국전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동안 대한축구협회와 슈틸리케 감독이 한 것은 무산된 외국인 수석코치 선임 작업과 유럽파 컨디션 체크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3월 2연전을 앞두고 허용준을 깜짝 발탁했지만 그는 아무 효과를 주지 못했다.

지금까지 시행하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6월 조기소집을 감행하면 부작용도 예상된다. 긴 시즌으로 지친 유럽파들에게는 동기부여를 떨어트릴 수 있는 요소다. 부상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조기소집은 비상 대책은 맞지만 비상한 대책은 아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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