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타디치Getty Images

'포르투갈전 1골 1도움' 타디치, 세르비아 월드컵행 이끌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세르비아가 자랑하는 에이스 두산 타디치가 포르투갈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세르비아는 이 경기 승리에 힘입어 포르투갈을 제치고 조 1위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세르비아가 리스본에 위치한 에스타디우 다 루즈 원정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최종전에 2-1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세르비아는 마지막 순간, 포르투갈을 제치고 A조 1위를 차지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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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월드컵 본선 진출B/R Football

이 경기 이전까지 포르투갈과 세르비아는 5승 2무 무패로 승점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다만 골득실에선 포르투갈이 +12로 세르비아(+8)에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미 포르투갈이 세르비아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상태였다. 즉 세르비아가 승리하거나 3골 이상을 넣고 무승부를 거두지 않는 이상(월드컵 예선은 골득실보다 상대 전적을 우선시한다) 포르투갈이 조1위로 본선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이 경기는 포르투갈 홈이었다. 이래저래 포르투갈이 유리한 위치에서 최종전에 나섰다고 할 수 있겠다.

안 그래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포르투갈이 경기 시작하고 2분 만에 상대 실수로 선제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세르비아가 후방 빌드업을 하는 과정에서 핵심 수비형 미드필더 네마냐 구델리가 볼을 끌다가 포르투갈 오른쪽 측면 공격수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는 우를 범한 것. 결국 실바의 패스를 받은 중앙 미드필더 헤나투 산체스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포르투갈이 먼저 앞서나갔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은 포르투갈은 볼을 돌리면서 수비적으로 내려앉았다. 심지어 15분경 에이스 크리스트아누 호날두의 슈팅을 마지막으로 40분경까지 단 한 번의 슈팅도 시도하지 않을 정도였다. 문제는 포르투갈이 후방에서 패스를 돌리는 과정에서 실수들이 잦았다는 데에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세르비아 입장에선 호재로 작용했다. 포르투갈이 수비적으로 내려앉자 세르비아는 편하게 공격에 나섰다. 11분경엔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두산 블라호비치가 미드필더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의 패스르 받아 강력한 왼발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대를 강타했고, 재차 시도한 리바운드 슈팅이 골대를 넘어가는 불운이 있었다.

결국 33분경에 세르비아의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주인공은 바로 에이스이자 팀의 주장 타디치였다. 세르비아 측면 스페셜리스트 필립 코스티치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블라호비치가 슈팅으로 가져간 걸 포르투갈 수비수 주제 폰테가 태클로 막아냈으나 세르비아 미드필더 사샤 루키치가 루즈볼을 잡아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받은 타디치가 접는 동작으로 포르투갈 수비형 미드필더 주앙 무티뉴를 제치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 과정에서 포르투갈 수문장 후이 파트리시우 골키퍼는 무리해서 손으로 잡으려다가 슈팅 파워에 밀리면서 실점을 허용하는 실수를 범했다.

동점골을 허용한 포르투갈은 전반전 종료 5분을 남기고 뒤늦게 공격에 나서며 슈팅 2회를 가져갔다. 하지만 양 팀 모두 더 이상의 골을 넣는 데 실패하면서 전반전은 1-1 동률을 이룬 채 마무리됐다.

세르비아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첫 실점 장면에서 실수를 범했던 구델리를 빼고 공격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반면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본선에 진출하는 포르투갈은 수비적으로 내려앉으면서 지키기에 나섰다.

세르비아가 포르투갈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데 실패하면서 소강 상태에서 후반전이 흘러가고 있었다. 실제 세르비아는 후반 시작부터 30분경까지 단 한 번의 슈팅도 시도해보지 못할 정도로 포르투갈의 수비에 철저하게 제어되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르비아는 후반 20분경에 수비수 밀로스 벨리코비치가 부상을 당하면서 교체 카드 한 장을 소진해야 했다(우로스 스파이치 교체 투입).

세르비아, 65분경까지 1-1European Qualifiers

답답한 공격 흐름이 이어지자 세르비아는 후반 24분경에 지친 기미가 보였던 오른쪽 윙백 안드리야 지브코비치를 대신 네마냐 라도니치를 투입하며 측면 공격에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여전히 슈팅 기회를 좀처럼 잡아내지 못한 세르비아였다. 이에 세르비아는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코너킥 공격 기회를 잡자 과감하게 왼쪽 윙백 코스티치를 빼고 공격수 루카 요비치를 교체 출전시키며 최전방 공격수만 3명을 배치하는 강수를 던졌다.

마지막 순간 팀을 구해낸 건 또다시 타디치였다. 타디치가 짧게 내준 코너킥을 라도니치가 재차 내주었고, 이를 타디치가 헛다리 집기로 수비수와의 간격을 벌리고선 길게 크로스를 연결한 걸 먼포스트에서 자리잡고 있었던 189cm의 장신 공격수 미트로비치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역전에 성공한 것. 이미 정규 시간 90분은 지난 상태였다.

다급해진 포르투갈은 수비형 미드필더 다닐루 페레이라를 빼고 공격수 안드레 실바를 투입하면서 뒤늦게 공세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공격은 육탄 방어를 불사하는 세르비아의 수비에 봉쇄됐고, 추가 시간 3분경(90+3분)에 시도한 호날두의 다소 무모했던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이대로 경기는 세르비아의 2-1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결국 세르비아는 정규 시간 종료 직전 골로 극적 역전승을 거두며 A조 1위와 함께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직행했다. 반면 포르투갈은 마지막 순간에 실점을 허용하면서 내년 3월에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두산 타디치 스탯 vs 포르투갈Mozo Football

타디치는 세르비아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일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슈팅 2회가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고, 찬스메이킹도 2회에 더해 크로스 14회를 기록하며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한 타디치이다.

비단 그의 활약은 포르투갈전에 국한된 게 아니다. 그는 이번 월드컵 예선 8경기에서 2골 6도움을 올리며 미트로비치(8골)과 함께 세르비아 선수로는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특히 6도움은 세르비아를 넘어 이번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 중 최다이다. 이제 어느덧 그의 나이도 만 32세에 접어들었으나 그가 왜 세르비아의 절대적 에이스이자 주장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타디치 없는 세르비아 공격은 상상하기 어렵다.

두산 타디치, 6도움으로 월드컵 예선 도움 1위Squawka 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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