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보다 위대한 개인' 호날두, 스페인 발목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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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스페인 상대로 해트트릭 기록하며 3-3 무승부 견인. 월드컵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만 33세 130일). 호날두의 월드컵-유로 본선 첫 프리킥 골. 스페인,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해트트릭 허용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포르투갈의 절대적인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페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3-3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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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이 소치에 위치한 피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강 조별 리그 B조 1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두었다. 그 중심엔 바로 호날두가 있었다.

호날두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빠른 침투로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 동료기도 한 스페인 오른쪽 측면 수비수 나초로부터 파울을 얻어냈다. 본인이 직접 얻어낸 페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기선을 제압한 포르투갈이다.

비록 포르투갈 수비진은 스페인 간판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의 돌파에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24분경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호날두는 전반 종료 직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 골을 넣으며 2-1 리드를 이끌어냈다. 물론 호날두의 추가 골 장면에서 스페인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의 실수가 있었으나(호날두의 슈팅이 정면으로 향했으나 잡으려다 놓치는 우를 범했다) 슈팅 자체가 무회전이 걸렸기에 가능했던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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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전히 팀 전체의 능력은 스페인이 포르투갈에 우위를 점했다. 결국 스페인은 후반 10분경 코스타가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다시 3분 뒤, 페널티 킥을 허용하는 우를 범했던 나초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역전골을 넣으며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 때만 하더라도 축구는 역시 팀 스포츠라는 지론이 이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엔 호날두가 있었다. 호날두는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본인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그대로 꽂아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사실 호날두는 월드컵과 유로 본선을 통틀어 단 한 번도 프리킥 골을 넣은 적이 없었다. 월드컵과 유로 본선에서 무려 44회의 프리킥을 시도했으나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이상할 정도로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고선 메이저 대회에서 프리킥과는 인연이 없었던 호날두이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프리킥으로 골을 넣은 호날두이다.

결국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해트트릭 활약 덕에 패할 경기를 무승부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호날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무승부였다. 반면 스페인은 코스타의 멀티골에도 불구하고 믿었던 골키퍼 데 헤아의 부진으로 인해 월드컵 무대에서 처음으로 특정 선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데 헤아는 이 경기에서 3번의 유효 슈팅을 모두 실점으로 헌납했다. 특히 호날두의 2번째 골은 데 헤아 정도의 골키퍼였다면 막았어야 했다.

이번 월드컵은 호날두에게 있어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다. 호날두는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해당 리그(프리미어 리그와 프리메라 리가)와 자국 컵 대회(FA컵, 코파 델 레이)는 물론 챔피언스 리그 우승 5회를 차지했다. UEFA 슈퍼 컵과 FIFA 클럽 월드컵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린 호날두이다. 게다가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지난 유로 2016에서 우승을 달성했다. 이제 호날두에게 남은 건 월드컵 우승 하나 밖에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호날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동기부여가 강해보였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감행했고, 팀 동료들에게 이타적으로 패스도 연결해 주었다. 패스 성공률은 94.4%로 포르투갈 선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높았다. 공중볼도 무려 5회를 획득하며 양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만 33세 130일의 나이에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월드컵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자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포르투갈이 기록한 유효 슈팅 3회도 모두 호날두의 차지였다. 호날두가 북치고 장구치고 원맨쇼를 펼친 셈이다.

이전까지 호날두는 3번의 월드컵 본선(2006, 2010, 2014)에서 3골에 그쳤으나 이번 한 경기에서 동일한 골을 한꺼번에 몰아넣었다. 게다가 이 경기 이전까지 스페인 상대로 4경기 340분 무득점의 부진을 보였으나 이번엔 달랐다.

일반적으로 축구는 팀 스포츠라고 평가한다. 그러하기에 축구에선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호날두는 스페인전을 통해 축구를 개인 스포츠의 영역으로 끌고 내려왔다고 감히 평가할 수 있겠다. 

실제 경기력 자체는 스페인이 포르투갈에 크게 앞섰다. 점유율에선 무려 67대33으로 스페인이 압도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13대9로 우위를 점했다. 유효 슈팅에서도 6대3으로 2배 더 많았던 스페인이었다. 전반전만 하더라도 코너킥에서도 스페인이 5회를 기록하는 동안 포르투갈은 단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포르투갈 팀 동료들이 호날두를 도와준 것도 아니었다. 도리어 호날두와 함께 투톱 파트너로 선발 출전한 대표팀 막내 곤살로 게데스는 역습 과정에서 연달아 판단 실수를 저지르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수비진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무려 3실점을 허용했다. 전적으로 호날두 덕에 스페인 상대로 무승부라도 거둘 수 있었던 포르투갈이다.

현 포르투갈의 팀 전체적인 전력 자체는 유로 우승을 차지한 2년 전보다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호날두가 있기에 포르투갈을 우승 후보에서 배제할 수 없다. 어쩌면 이번 월드컵은 호날두가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는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호날두의 한 경기 한 경기를 주목해서 보는 것도 러시아 월드컵을 즐기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이다.

Cristiano Ronal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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