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역사적인 승부차기 명승부 끝에 8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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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덴마크와 1-1 무. 승부차기 스코어에서 3-2 승. 덴마크 골키퍼 슈마이켈, 페널티 킥 포함 5개 슈팅 선방 + 승부차기 2개 선방. 크로아티아 골키퍼 수바시치, 슈팅 2회 + 승부차기 3개 선방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크로아티아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가 덴마크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과의 승부차기 명승부 끝에 팀을 20년 만에 월드컵 8강으로 이끌었다.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경기는 골키퍼들이 메인 이벤트를 장식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크로아티아 베테랑 수문장 수바시치와 덴마크의 전설적인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의 아들 카스퍼 슈마이켈이 눈부신 선방쇼를 펼치며 16강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경기 초반, 덴마크와 크로아티아는 빠른 시간에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예고했다. 먼저 포문을 연 건 덴마크였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덴마크 왼쪽 측면 수비수 요나스 크누드센의 장거리 스로인을 크로아티아 수비수들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뒤로 흐른 걸 덴마크 중앙 수비수 잔카가 가볍게 밀어넣으며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잔카의 골이 터진 시간은 단 57초. 이는 이번 월드컵 최단 시간 골이었다.

크로아티아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분 40초경 덴마크 오른쪽 측면 수비수 헨리크 달스가르가 걷어낸다는 게 동료 선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 뒷통수 맞고 다시 뒤로 흘렀고, 이를 크로아티아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가 논스톱 터닝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시작하고 4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한 골씩을 주고 받은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였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재미있는 승부가 예상됐으나 이후 양 팀 선수들은 모두 다소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두 골이 모두 수비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었기에 더 이상의 실수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인상이 역력했다. 자연스럽게 승부가 연장전까지 접어들었음에도 양 팀은 이렇다할 위협적인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래도 조금 더 우위를 점한 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크로아티아였다. 실제 크로아티아는 점유율에서 54대46로 덴마크에 앞섰고, 슈팅 숫자에서도 20대14로 우세했다. 유효 슈팅 역시 6대3으로 크로아티아가 2배 더 많았다. 

특히 크로아티아는 연장 후반 9분경 절호의 득점 기회를 얻어냈다. 에이스 루카 모드리치의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받은 레비치가 슈마이켈 골키퍼를 제치면서 잔카의 파울을 유도해낸 것. 하지만 덴마크는 수문장 슈마이켈이 모드리치의 페널티 킥을 선방하면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가 선방하자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그의 부친 피터 슈마이켈은 포효했다. 

덴마크 역시 효과적인 역습을 단행했고, 특히 선제골의 발판을 마련했었던 크누드센의 장거리 스로인을 바탕으로 크로아티아 수비 라인을 흔들어나갔다. 하지만 크로아티아 수문장 수바시치 골키퍼가 적극적으로 공중볼 싸움에 나서며 덴마크의 높이를 살린 공격을 잘 제어해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 포함 120분 동안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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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 선축은 덴마크의 차지였다. 당연히 덴마크는 에이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첫 번째 키커로 나섰으나 그의 슈팅은 수바시치 골키퍼 손끝을 스치고선 골대 맞고 나갔다. 승부차기에서 수바시치가 먼저 기선을 제압하자 곧바로 슈마이켈이 밀란 바델리의 슈팅을 발로 선방하며 응수했다. 

양 팀 두 번째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킨 가운데 덴마크 세 번째 키커인 미카엘 크론-델리가 골을 넣었고, 크로아티아 세 번째 키커로는 모드리치가 등장했다. 이미 슈마이켈에게 페널티 킥 실축을 한 모드리치였으나 이번엔 골대 중앙으로 차는 과감성을 보이며 골을 성공시켰다.

덴마크 네 번째 키커는 교체 출전해서 위협적인 슈팅들을 시도했던 라세 쇠네. 하지만 수바시치는 쇠네의 슈팅 방향을 미리 읽어내면서 선방했다. 하지만 슈마이켈 역시 요십 피바리치의 슈팅을 선방하며 응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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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마지막 키커(다섯 번째)는 공격수 니콜라이 요르겐센. 수바시치는 요르겐센의 골대 중앙으로 향하는 슈팅을 발을 뻗어 막아냈다. 이어서 크로아티아 마지막 키커 이반 라키티치가 차분하게 골문 구석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차기 스코어 3-2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크로아티아는 승부차기 영웅 수바시치 덕에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8강에 진출한 건 유고 슬라비아에서 독립 후 처음으로 월드컵에 참가했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당시 3위)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이 경기에서 수바시치는 총 3개의 승부차기를 선방해냈다. 이는 월드컵 역사상 2006년 독일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승부차기에서 3개를 선방한 포르투갈 골키퍼 히카르두에 이어 승부차기 최다 선방에 해당한다. 

비록 슈마이켈은 마지막에 울었으나 120분 동안 모드리치의 페널티 킥을 포함해 총 5개의 슈팅을 선방하며 전설적인 골키퍼 부친 못지 않은 활약상을 펼쳐보였다.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 받아 이 경기 최우수 선수(MOM)에 뽑혔다. 게다가 수바시치와 슈마이켈이 선방한 승부차기는 도합 5개로 이는 월드컵 역대 최다 선방이다.

이렇듯 두 골키퍼는 다소 지루한 경기 속에서도 멋진 선방쇼를 펼치며 월드컵 역사에 남을 만한 승부차기 명승부를 연출했다. 적어도 오늘만큼은 양 팀 에이스 모드리치와 에릭센이 아닌 수바시치와 슈마이켈이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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