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만 보라던 리피, 그의 수에 놀아난 슈틸리케
KFA
[골닷컴, 중국 창사] 서호정 기자 = 대한민국 대표팀이 창사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6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몇골을 넣느냐는 관심 없다. 승리만 생각한다. 우리는 아직 월드컵 본선행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 경기 하루 전 마르첼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초반 5경기에서 승점 2점에 그친 중국에겐 남은 5경기 전승이 필요했다.

그 기적의 출발점이 한국전이었다. ‘무패의 땅’ 창사로 한국을 불러들인 중국은 전반 34분 위다바오의 헤딩골을 끝까지 사수하며 1-0 승리를 거뒀다. 통산 두번째로 한국을 상대로 승리, 2010년 이후 7년 만에 또 다시 공한증을 극복하며 희망의 불씨를 키웠다.

반면 한국은 중국 원정 10경기 무패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하루 전 “전술적, 정신적 준비가 됐다”라고 얘기했지만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을 떠올리게 한 또 한번의 졸전이었다. 첫 유효 슈팅은 후반에 들어서 기성용이 기록했고, 추격이 필요한 시점에 플레이는 우왕좌왕했다. 교체 투입한 선수들은 어떤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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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감독의 역량 차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확인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모두가 예상한 첫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신욱이었다. 예상과 달랐던 것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되며 그 시점이 앞당겨진 것 뿐이었다. 김신욱을 최전방에 세우고 구자철을 처진 공격수로 올린 것은 지난 우즈베키스탄전 후반에도 나왔던 수였다. 풀백의 전진 배치도 동일했다.

그런 슈틸리케 감독의 변화에 리피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 대응을 했다. 왕용포를 빼고 인홍보를 투입하며 4-3-3 포메이션을 4-4-2로 바꿨다. 측면 수비를 두텁게 하며 이용과 김진수의 전진을 막았다. 전방에서의 적극적인 수비에 한국의 풀백들은 돌파하지 못했고 김신욱을 노린 패스는 중국 진영 중앙에서 단조롭고 뻔하게 올라왔다.

손흥민, 이재성처럼 침투에 능한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구자철 혼자 빠져 나간 것도 김신욱 투입의 효과를 반감시켰다. 펑샤오팅, 장린펑은 김신욱의 신장에 밀렸지만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고공 플레이를 무위로 돌렸다. 지동원과 홍정호의 헤딩 슛이 골문을 노렸지만 골키퍼 정청의 선방과 수비진의 집중력에 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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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은 고명진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해 전방의 숫자를 늘렸지만 바뀐 건 없었다. 단조로운 패턴은 오히려 중국과 리피 감독에게 좋은 먹잇감이엇다. 이번 중국전을 위해 깜짝 발탁한 허용준을 후반 40분 투입했으나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면피성 기용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오히려 중국은 교체로 들어간 우시를 중심으로 빠르고 정교한 역습을 펼쳤다. 권순태가 수 차례 몸을 날려야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준비해 온 뻔한 수는 이미 리피 감독에게 읽혀 있었다. 오히려 리피 감독의 수에 슈틸리케 감독은 춤을 췄다. 지난 이란 원정 당시에도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철저한 분석에 유효 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하고 끝났던 슈틸리케 감독이다. 중국 원정에서의 패배는 이란 원정에 이어 또 한번 감독의 역량 차를 확실히 느끼게 해 준 경기였다.

Korea Rep vs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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