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프런트 장인' 콰레스마, 포르투갈 16강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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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이란전 1-1 무승부 거두며 1승 2무로 16강 진출. 콰레스마, 전반 종료 직전 선제골. 만 34세 272일의 나이로 월드컵 본선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월드컵 데뷔골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베테랑 측면 미드필더 히카르두 콰레스마가 이란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으며 1-1 무승부를 견인해 16강 진출을 이끌어냈다.

포르투갈이 사란스크에 위치한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강 조별 리그 B조 최종전에서 고전 끝에 1-1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지난 조별 리그 2경기와 비교했을 때 총 3자리에 변화를 가져왔다. 먼저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투톱 파트너로는 곤살로 게데스 대신 정통파 공격수 안드레 실바가 선발 출전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는 베르나르두 실바 대신 베테랑 콰레스마가 나섰다. 윌리암 카르발류의 중앙 미드필더 파트너로는 주앙 무티뉴 대신 아드리엔 실바가 책임졌다. 

Portugal Starting vs Iran

이는 주효했다. 안드레 실바는 최전방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호날두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아드리엔 실바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19회의 볼 터치를 기록하면서도 93.5%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자랑하며 뛰어난 조율을 선보였다. 콰레스마 역시 적극적인 돌파로 포르투갈의 공격 폭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

포르투갈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카르발류의 롱 패스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 주앙 마리우가 센스있게 힐 패스로 내준 걸 호날두가 받아선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해 들어가 슈팅을 가져갔으나 이란 수문장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서 9분경 카르발류의 롱패스를 이란 수비형 미드필더 사에이드 에자톨라히가 베이반란드 골키퍼 앞에서 무리해서 걷어낸 걸 마리우가 논스톱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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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란이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포르투갈은 이란의 압박에 막혀 세트피스 외엔 이렇다할 공격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란은 간헐적으로 위협적인 역습을 감행하며 포르투갈의 배후를 침투해 나갔다.

팽팽한 흐름에 균열을 가져온 건 다름 아닌 콰레스마였다. 41분경 포르투갈 오른쪽 측면 수비수 세드릭 수아레스의 패스를 받은 그는 원터치에 이은 아웃프런트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크게 넘어갔다. 하지만 콰레스마 사전에 2번째 실수는 없었다. 전반 종료 직전 아드리엔 실바와 원터치 패스를 주고 받은 그는 전매특허와도 같은 오른발 아웃프런트 중거리 슈팅으로 귀중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Ricardo Quaresma

콰레스마가 골을 넣자 호날두가 어깨동무를 하며 기쁨을 나누었다. 콰레스마는 호날두와 함께 스포르팅 리스본 유스 출신으로 2003년까지 함께 뛰었다(2003년 여름, 콰레스마는 바르셀로나로,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콰레스마의 골과 함께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한 포르투갈은 후반 들어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이란을 공략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포르투갈은 후반 6분경 호날두가 드리블 돌파 과정에서 파울을 얻어내면서 추가 득점 기회를 맞이했으나 호날두의 페널티 킥이 베이반란드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이는 포르투갈 대표팀 역사상 첫 월드컵 본선 페널티 킥 실축이었다.

위기를 넘긴 이란은 수비 성향이 강한 왼쪽 측면 수비수 에흐산 하지 사이피를 빼고 공격 성향이 강한 밀라드 모함마디를 교체 투입하며 측면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에 포르투갈 감독 페르난두 산토스는 후반 25분경 지친 콰레스마를 빼고 베르나르두 실바를 출전시키며 응수에 나섰다. 이란 역시 동시간에 측면 미드필더 알리레자 자한바크시 대신 공격수 사만 고도스를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더해 이란은 후반 30분경 수비형 미드필더 에자톨라히를 빼고 측면 미드필더 카림 안사리파드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교체를 단행했다.

이란이 공세적으로 나섰으나 포르투갈은 페페와 주제 폰테의 센터백 콤비가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며 위기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정규 시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이란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과의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수아레스가 핸드볼 반칙을 저지르는 우를 범했다. 비디오 판독(VAR) 결과 페널티 킥이 선언됐고, 이를 안사리파드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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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시간이 6분이 주어진 가운데 이제 경기는 1골 승부로 접어들었다. 이란은 추가 시간 4분경 아즈문이 헤딩으로 떨구어준 걸 고도스가 슈팅으로 가져간 게 수비 맞고 굴절된 걸 측면 미드필더 메흐디 타레미가 골문 앞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이를 마지막으로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결국 포르투갈은 콰레스마의 골 덕에 1승 2무 승점 5점으로 이란(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B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World Cup Group B Table

사실 콰레스마는 그 동안 월드컵과는 유난히 인연이 없었다. UEFA 유럽 선수권에선 유로 2008과 유로 2016에 참가한 그는 9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올리며 포르투갈의 유로 2016 우승에 크게 기여했으나 정작 월드컵에선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지난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하며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란전에 월드컵 데뷔골을 넣으며 한층 기쁨을 더했다. 이는 월드컵 역사상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골을 넣은 선수들 중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멕시코 상대로 골을 넣은 이란 수비수 야히야 골모함마디(만 35세 84일) 다음으로 최고령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 동안 그는 후배 호날두의 그림자에 가리워져 있었으나 이 날만큼은 영웅이었다.

포르투갈은 지난 월드컵 본선 2경기에서 베르나르두 실바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활용했으나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성향의 선수다 보니 공격 폭이 좁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심지어 모로코와의 2차전에선 59.3%라는 처참한 패스 성공률에 그치며 장기인 패스 플레이조차도 정상적으로 펼치지 못한 베르나르두 실바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체력적인 면에서 다소 약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콰레스마를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공격에 있어선 호날두 의존도가 높은 포르투갈에 의외성이 있는 플레이를 펼칠 최적의 선수는 다름 아닌 콰레스마이다.

Ricardo Quares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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