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가동 3연승' 크로아티아, 두 마리 토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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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아이슬란드전에 백업 선수 9명 투입하고도 2-1 승. 칼리니치, 슈팅 5회 선방, 공중볼 3회 획득, 걷어내기 2회 기록(유일한 실점은 PK). 바델리, 1골 1도움에 가로채기 6회, 태클 3회, 걷어내기 2회 기록. 코바치치 패스 성공률 98.7%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크로아티아가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백업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고도 2-1로 승리하며 3전 전승으로 월드컵 조별 리그를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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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가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강 조별 리그 D조 최종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크로아티아는 3전 전승으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이미 16강을 조기에 확정 지은 크로아티아는 지난 아르헨티나전에 선발 출전한 마리오 만주키치와 안테 레비치, 이반 라키티치, 데얀 로프렌, 도마고이 비다, 마르첼로 브로조비치, 시메 브르살리코, 이반 스트리니치, 그리고 주전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를 벤치로 내렸다. 대신 안드레이 크라마리치와 마르코 피야차, 마테오 코바치치, 밀란 마델리, 요십 피바리치, 두예 찰레타-차르, 베드란 촐루카, 틴 예드바이, 그리고 백업 골키퍼 로프레 칼리니치가 선발 출전했다. 

루카 모드리치와 이반 페리시치를 제외한 백업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하면서 기존 4-2-3-1 포메이션에서 중원을 두텁게 쌓은 4-3-2-1 포메이션으로 전환한 크로아티아이다.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조 1위를 자력으로 확정할 수 있는 만큼 수비에 신경쓰면서 16강전 대비 차원에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겠다는 포석이었다.

Croatia Starting vs Iceland

경기 초반은 크로아티아가 패스 플레이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반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승리가 필수였던 아이슬란드는 크로아티아의 여유있는 플레이에 말려 허둥지둥대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전반전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장기인 세트피스로 서서히 흐름을 잡아오기 시작했다. 전반전 마지막 17분 사이에 무려 8회의 슈팅을 시도하며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위협한 아이슬란드였다.

아이슬란드의 공세를 온몸으로 저지한 선수가 바로 백업 골키퍼 칼리니치였다. 칼리니치는 전반 종료 직전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펀칭으로 쳐낸 데 이어 빠른 2차 동작을 통해 아이슬란드 왼쪽 측면 미드필더 비르키르 비야르나손의 리바운드 슈팅을 발로 선방해냈다. 이어서 전반전 추가 시간에 아이슬란드 미드필더 아론 군나르손의 강력한 슈팅도 선방했다.

칼리니치의 선방쇼 덕에 전반전을 0-0으로 마무리한 크로아티아는 후반 초반 공세에 나섰다. 후반 6분경 바델리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는 아쉽게 골대를 강타했다. 하지만 바델리는 2분 뒤에 피바리치의 기습적인 오버래핑에 이은 컷백이 아이슬란드 수비수 스베리르 잉기 잉가손 발에 맞고 튀어오른 걸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값진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Milan Badelj vs Iceland

다급해진 아이슬란드는 파상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후반 9분경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잉가손의 골문 앞 헤딩 슈팅은 또다시 칼리니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다시 1분 뒤 길피 시구르드손의 코너킥을 잉가손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는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동시간에 열리는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를 확정짓는 크로아티아는 후반 19분경 에이스 모드리치를 빼고 백업 미드필더 필립 브라다리치를 교체 출전시키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이어서 후반 23분경 피야차가 다리 경련을 호소하자 그 대신 수비수 로프렌을 투입하며 스리백 전환과 함께 수비 굳히기에 나섰다.

하지만 로프렌 교체 투입은 크로아티아 입장에서 악재로 작용했다. 로프렌은 후반 30분경 불필요한 핸드볼 반칙을 범하며 아이슬란드에게 페널티 킥을 내주는 우를 범했다. 이를 아이슬란드 에이스 길피 시구르드손이 가볍게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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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르드손의 동점골이 터지고 1분 뒤, 아이슬란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요한 베르그 구드문드손이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칼리니치 골키퍼가 선방해냈다. 

이에 크로아티아의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후반 36분경 코바치치를 빼고 라키티치를 투입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반면 무리하면서 공격을 감행한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크로아티아는 후반전 정규 시간 종료 직전 바델리의 전진 패스를 받은 페리시치가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Ivan Perisic

동시간에 열린 D조 타구장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에게 2-1로 승리했기에 아이슬란드는 크로아티아에게 1골 차로 승리했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칼리니치 골키퍼는 5회의 슈팅을 선방하며 아이슬란드의 16강 진출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이에 더해 그는 이 경기에서 공중볼을 3회 획득했고, 걷어내기도 2회를 기록하며 페널티 박스를 단단하게 지켜냈다. 특히 후반 18분경엔 아이슬란드 공격수 알프레드 핀보가손이 슬라이딩 슈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빠른 판단력으로 먼저 공을 잡아내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핀보가손과 충돌하면서 타박상을 입었으나 이는 실점 위기를 벗어나는 용기있는 선택이었다. 

수비에 칼리니치 골키퍼가 있었다면 공격엔 바델리가 있었다. 원래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그이지만 이 경기에선 1골 1도움을 올리며 크로아티아의 2골을 모두 책임졌다. 회심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도 있었다. 이에 더해 드리블 돌파 3회와 키패스 2회를 기록하며 평소 모드리치와 라키티치 아래에서 제어하고 있었던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크로아티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회의 가로채기에 더해 3회의 태클과 2회의 걷어내기를 기록하면서 장기인 포백 보호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코바치치의 활약상도 고무적인 부분이었다. 그는 이 경기에서 81분을 소화하는 동안 크로아티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79회의 패스를 기록하면서도 무려 98.7%에 달하는 높은 패스 성공률을 자랑했다. 특히 전반전엔 55회의 패스를 모두 정확하게 동료에게 배달(패스 성공률 100%)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코바치치가 중심을 잡아주었기에 크로아티아는 아이슬란드 상대로 점유율에서 61대39로 크게 우위를 잡아갈 수 있었다. 

분명 백업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만큼 크로아티아의 전체적인 경기력은 이전 2경기에 비해 떨어지는 편에 속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크로아티아는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면서도 3전 전승을 거두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이는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역사상 첫 조별 리그 1위이자 3전 전승이었기에 한층 의미가 있었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3번의 월드컵 본선(2002년 한일 월드컵, 2006년 독일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엔 본선 진출 실패)에서 모두 조별 리그에서 조기 탈락했고, 처음으로 참가했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선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바 있다.

크로아티아는 모드리치(만 32세)와 만주키치(만 32세)는 물론 라키티치(만 30세), 스트리니치(만 30세), 페리시치(만 29세), 비다(만 29세) 같은 주전 선수들이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로 고연령에 해당한다. 즉 토너먼트를 앞두고 주전 선수들에게 일찌감치 체력안배를 해준 건 당장 있을 16강전은 물론 그 이후를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어쩌면 이번이 크로아티아 입장에서 1998년 월드컵 당시의 돌풍(3위)을 재연하는 데에 있어 적기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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