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와 달랐던' 메시, 아르헨 구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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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러시아 월드컵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에이스 리오넬 메시의 부진 속에서 아이슬란드 상대로 1-1 무승부에 그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믿었던 메시가 아르헨티나의 발등을 찍었다. 아르헨티나가 모스크바에 위치한 오트크리티에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강 조별 리그 1차전에서 고전 끝에 1-1 무승부에 그쳤다.

아르헨은 경기 시작 19분 만에 원톱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터닝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으나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가 길피 시구르드손의 크로스를 제대로 쳐내지 못하면서 아이슬란드 공격수 알프레드 핀보가손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아르헨은 파상공세에 나섰으나 아이슬란드의 빙벽과도 같은 수비에 막혀 더 이상의 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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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메시답지 않았던 경기였다. 물론 메시가 전적으로 부진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메시는 출전 선수들 중 두번째로 많은 115회의 볼 터치를 기록했고, 드리블 돌파 성공은 무려 9회에 달했다. 키 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역시 3회를 제공했다. 즉 경기 전반에 걸친 영향력은 여전히 높았다.

문제는 슈팅 정확도였다. 이 경기에서 메시는 무려 11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유효 슈팅은 단 3회에 불과했다. 무엇보다도 63분경 페널티 킥 찬스에서 골키퍼 정면에 가까운 위치로 슈팅을 처리하는 우를 범하며 상대 골키퍼 한네스 토르 할도르손의 선방에 막혔다.

월드컵 역사를 통틀어 한 경기에서 메시보다 더 많은 슈팅을 시도하고도 골을 넣지 못한 건 1970년 스웨덴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 대표팀 공격수 루이지 리바 밖에 없다. 리바는 스웨덴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2경기 연속 13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을 넣지 못했다. 메시에게 있어선 이래저래 치욕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비단 부정확한 슈팅이 전부가 아니었다. 장기인 볼 터치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이 경기에서 메시는 총 3회의 볼 터치 실수를 저질렀다. 자연스럽게 이는 소유권을 뺏기는 문제로 이어졌다. 실제 이 경기에서 메시는 무려 7회나 소유권을 뺏기면서 이 부문에 있어 독보적인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나머지 아르헨 선수들이 도합으로 소유권을 뺏긴 횟수와 동일한 수치였다. 볼이 발에 달라붙는다는 평을 듣는 메시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메시의 부진과는 별개로 아이슬란드 선수들의 육탄 방어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였다. 아이슬란드 선수들은 간격을 좁게 가져가면서 메시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왼발 슈팅 각도를 최대한 허용하지 않았다. 몸을 날려 메시의 슈팅을 몸으로 저지해냈다. 그럼에도 페널티 킥 실축과 3번의 프리킥 찬스를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건 메시 입장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메시에게 있어 영혼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는 사뭇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호날두는 동료 선수들의 부진 속에서도 홀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우승 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3-3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선제골은 페널티 킥이었고,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는 프리킥으로 천금같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반면 메시는 마지막 순간 프리킥이 수비 벽에 맞고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공을 하늘 위로 뻥 차버렸다. 스스로도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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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는 아르헨에게 있어 절대적인 존재다. A매치 125경기에 출전해 64골을 넣으며 아르헨 역대 최다 출전 3위이자 최다 득점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메시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동료 공격수들의 부진 속에서도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아르헨을 결승전까지 끌고 올라가다시피 했다. 비록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0-1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으나 메시는 대회 전반에 걸친 활약상을 인정 받아 골든 볼(대회 MVP)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에서도 메시는 빛을 발했다. 당초 아르헨은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하지만 메시가 에콰도르와의 최종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1 대역전승을 거둔 덕에 승점 2점 차로 본선행 티켓을 차지할 수 있었다. 아르헨은 메시가 없었던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8경기에서 1승 4무 2패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으나 메시가 출전한 예선 10경기에서 6승 3무 2패의 호성적을 거두었다. 즉 메시가 아르헨에게 있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소리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첫 경기에서 아이슬란드에게 1-1 무승부에 그치며 불안한 출발을 알린 아르헨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메시가 이전처럼 '메시아'적인 모습을 다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대로라면 아르헨은 16강 진출을 자신할 수 없다.

Lionel Mes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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