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번' 메시의 성장판은 여전히 열려 있다
Alex Caparros
라 리가 득점왕 확실시되는 메시, '원정 경기당 평균 실점 0.58골' 비야레알 박살 냈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원정만 가면 더 강해지는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의 수비도 경기력이 정점을 찍은 리오넬 메시를 제어하지 못했다.

FC 바르셀로나는 7일(한국시각) 비야레알을 상대한 2016-17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그러면서 바르셀로나는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레알 마드리드의 추격을 또 한 번 뿌리치며 프리메라 리가 선두 자리를 지켰다. 또한, 이날 두 골을 터뜨린 메시는 프리메라 리가에서 34, 35호골을 차례로 몰아치며 개인 통산 네 번째 피치치(득점왕) 수상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주인공은 단연 메시였다. 'MSN'의 두 파트너 네이마르, 루이스 수아레스와 선발 출전한 그는 이번에도 중앙 공격수도, 처진 공격도 아닌 1선과 2선 사이 애매한 위치를 주된 활동 영역으로 삼으며 비야레알 수비진을 공략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올 시즌 비야레알이 프리메라 리가에서 어느 팀보다 막강한 수비력을 보여줬다는 사실. 비야레알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치른 35경기에서 실점 28골만을 헌납하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실점 25골)에 이어 두 번째로 강한 수비를 펼쳐왔다. 특히 비야레알은 원정에서 17경기 10실점으로 리그 전체 최소 원정 실점을 기록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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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메라 리가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매 시즌 선두 싸움을 펼치는 바르셀로나와 레알도 현재 각각 실점 34골, 39골을 허용했다. 비야레알은 원정 최소 실점은 물론 프리메라 리가 전체를 통틀어 아틀레티코를 제외하면 올 시즌 전 경기에서 실점이 30골 이하인 유일한 팀이었다. 이런 비야레알을 상대로 네이마르는 패스 성공률 64.5%, 볼 소유권을 빼앗긴 횟수 10회로 어려움을 겪었다. 수아레스 또한 패스 성공률이 78.3%에 그쳤고, 볼 소유권을 7회나 잃었다. 그러나 이 와중에 유독 메시는 패스 성공률 91.3%에 더불어 볼 소유권을 잃은 빈도는 단 3회로 순도 높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Barca vs Villarreal average position

그림: '하늘색/흰색'이 바르셀로나, '주황색/검은색'이 비야레알 평균 포지션. 최전방도, 미드필드도 아닌 바르셀로나 10번 메시의 위치는 상대팀이 집중적으로 견제하기 매우 애매한 구역이다. 바르셀로나의 두 중앙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와 사무엘 움티티(3번과 23번)를 제외한 모든 선수에게 비야레알 선수가 한 명씩 붙어 있지만, 유독 메시는 자유로운 위치에 서 있는 게 눈에 띈다. (출처: OPTA)

그러나 원정길에 올랐을 때, 프리메라 리가 최강 수비진을 자랑하는 비야레알의 기록도 경기력이 올라온 메시를 상대로는 무용지물이었다. 메시는 이날 21분 속공 상황에서 수아레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해준 땅볼 크로스를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받아 골대 정면 위치로 찔러넣은 공이 상대 수비의 발에 맞고 흐르자 이를 네이마르가 손쉽게 마무리하며 바르셀로나에 리드를 안겼다.

바르셀로나는 32분 수비라인을 무리해서 끌어 올리다가 비야레알 세드릭 바캄부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그러나 메시는 전반 종료 직전 이미 비야레알 수비진이 문전으로 밀집한 지공 상태로 아크 정면에서 간결한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를 넘어뜨린 뒤, 자신의 시야에만 수비수 4~5명이 들어온 혼전 속에서 왼발 중거리 땅볼슛으로 골문 반대쪽 하단을 열어젖혔다.

승부가 바르셀로나 쪽으로 기운 후반에도 메시의 활약은 이어졌다. 그는 바르셀로나가 수아레스의 추가골로 격차를 벌린 82분 상대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 킥을 골키퍼 안드레스 페르난데스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아놓은 '파넨카' 킥으로 득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바르셀로나는 비야레알을 상대로 네 골을 넣은 유일한 팀, 메시는 그들을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또한, 메시는 이날 두 골을 추가하며 올 시즌 프리메라 리가에서 35골로 피치치 경쟁에서 2위 수아레스(27골), 3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0골)와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리는 데 성공했다.

약 10년 가까이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고 뛴 메시지만, 최근 그가 보여주는 움직임은 2선과 1선 사이에 머무를 때와 문전으로 전진할 때를 더 완벽하게 구분하는 전술 이해도가 더 농익은 모습이다. 메시는 지난달 '엘 클라시코'에서 레알을 상대로 두 골을 터뜨리며 바르셀로나의 3-2 역전승을 이끌었을 때도 비슷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유린했다. 과거에는 바르셀로나는 물론 아르헨티나 대표팀도 메시가 공을 잡는 위치가 공격 진영(final third)을 벗어날수록 팀의 전반적인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그가 내려갈수록 팀 공격에 생기가 돌고 있다.

Messi touches vs Villarreal

그림: 하늘색 선으로 수비 진영(맨 밑), 중원, 공격 진영을 삼등분한 비야레알전 리오넬 메시의 터치맵. 그의 대다수 첫 터치는 중원에서 이뤄졌고,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기록한 터치는 대부분 슈팅(붉은 선)으로 이어졌다. 이는 메시가 그만큼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해야 할 때와 문전으로 침투해 득점을 노려야 할 상황을 잘 구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다. (출처: OPTA/후스코어드)

그러다 보니 메시는 경기당 평균 패스 횟수는 올 시즌 48.3회로 지난 시즌(55.7회)보다 줄었는데, 득점 기회로 이어진 키패스 횟수는 올 시즌 2.4회로 지난 시즌(2.3회)과 비교할 때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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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메시는 올 시즌 2선으로 내려와 패스를 받아 공격을 전개하는 빈도를 높였는데도, 슈팅수는 올 시즌 경기당 5.2회로 지난 시즌(4.2회)보다 늘어나며 기회를 포착했을 때 침투할 타이밍을 인지하는 능력이 탁월해진 점을 증명하고 있다. 이 덕분에 바르셀로나는 수비형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 중앙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이반 라키티치의 바로 앞자리를 메시로 메워 변형 다이아몬드 허리진을 구축하며 최근 들어 공격을 훨씬 더 매끄럽게 전개하고 있다. 메시가 후진 배치되며 빌드업을 책임지는 이니에스타, 라키티치, 부스케츠가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Messi forward passes vs Villarreal

그림: 비야레알전 백패스를 제외한 메시의 전진패스 동선을 보여주는 패스맵. 하늘색 네모는 일반적으로 축구 경기에서 득점 상황이 가장 잦게 만들어지는 '14번 존'을 가리키고 있는데, 보이는대로 메시의 전진패스는 대다수가 이 구역을 거쳤다. 그는 이날 패스 횟수 총 69회를 기록했는데, 이 중 전진패스 비율은 50.7%에 달하는 35회를 시도하고도 패스성공률 91.3%를 기록했다. 메시의 올 시즌 전체 패스 대비 전진패스 평균 비율은 무려 63.1%. 라 리가 도움 1위 루이스 수아레스(12도움)의 전진패스 비율은 46.3%. 참고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42%. (출처: OPTA/포포투 스태츠존)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메시가 공격수나 윙어가 아닌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는 능숙한 능력을 득점력 저하 없이 터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날 두 골을 추가한 메시는 올 시즌 출전한 모든 대회를 통틀어 51호골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 시즌 유럽 5대 리그(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선수 중 유일하게 50골 고지를 돌파한 선수가 됐다.

아울러 바르셀로나는 지난달 유벤투스에 밀려 챔피언스 리그 8강에서 탈락한 후 전열을 가다듬고 치른 최근 프리메라 리가 네 경기에서 16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바르셀로나는 라이벌 레알과 함께 올 시즌 유럽 5대 리그 팀 중 가장 많은 158골(컵대회 포함)을 기록 중이다(3위는 146골을 넣은 AS 모나코, 4위는 PSG의 134골, 그리고 5위는 바이에른 뮌헨이 기록한 123골). 이 저력의 중심에는 주득점원과 플레이메이커로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방법을 터득한 메시(51골 15도움)가 있다. 믿기 어려운 말이지만, 바르셀로나의 팀 성적과는 별개로 메시는 올 시즌 선수로서 더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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