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했던' 맨유-리버풀 라이벌전, 쇼만 빛났다
Mohamed Salah Luke Shaw Liverpool Manchester United 2018-19
Getty Image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왼쪽 측면 수비수 루크 쇼가 리버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를 꽁꽁 묶으면서 0-0 무승부에 크게 기여했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왼쪽 측면 수비수 루크 쇼가 리버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를 꽁꽁 묶으면서 0-0 무승부에 크게 기여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었다. 2018/19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27라운드 경기들 중 가장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던 맨유와 리버풀의 노스웨스트 더비에 어울리는 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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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에만 양 팀 도합 4명의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전개됐다. 특히 맨유는 부상자가 3명이 발생하면서 전반전에 교체 카드 3장을 모두 소진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먼저 21분경, 맨유 중앙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가 부상을 당해 안드레아스 페레이라로 교체됐다. 다시 4분 뒤에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후안 마타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제시 린가드가 투입됐다. 공교롭게도 린가드는 교체 출전한 지 18분 만에(43분) 부상을 당해 알렉시스 산체스로 교체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마커스 래쉬포드는 경미한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음에도 90분 풀타임을 소화해야 했다.

리버풀 역시 팀이 자랑하는 공격 삼각편대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31분경 부상을 당해 다니엘 스터리지로 교체됐다. 분명 리버풀의 에이스는 모하메드 살라이지만 피르미누는 궂은 일을 해주면서 살라와 사디오 마네의 공격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자연스럽게 피르미누가 부진하거나 빠질 때면 리버풀의 양날개 살라와 마네도 죽는 현상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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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양 팀 모두에서 경기 초반부터 부상자가 발생하다 보니 플레이의 질이 그리 좋지 못한 편에 속했다. 딱히 압박 강도가 강했던 것도 아니었다. 양 팀의 이번 경기 활동량은 리버풀이 104.82km였고, 맨유가 102.24km에 불과할 정도로 평균에 한참 미달했다(통상적으로 110km의 활동량은 나와주어야 한다).

동시간에 열린 아스널과 사우샘프턴 경기와 비교하면 이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경기에서 사우샘프턴은 112.73km의 활동량을, 아스널은 112.67km의 활동량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거의 같은 시간대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열렸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바이엘 레버쿠젠 경기의 활동량과 비교하면 이는 더 극명하게 두드러진다(레버쿠젠 125.33km, 도르트문트 119.75km).

공격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경기에서 양 팀 도합 슈팅 숫자는 단 13회(리버풀 7회, 맨유 6회)에 불과했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 EPL에서 평균 14.8회의 슈팅을, 맨유가 13.6회의 슈팅을 기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소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었다. 유효 슈팅 역시 양 팀 도합 4회가 전부였다(맨유 3회, 리버풀 1회). 강팀들끼리의 맞대결 특성상 평소보다 슈팅이 적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는 좀 지나치게 부족한 수치였다. 참고로 이번 시즌 전반기 양 팀의 맞대결에선 양 팀 도합 무려 42회의 슈팅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당시 유효 슈팅도 도합 13회였다).

이렇듯 지지부진한 경기 속에서 유일하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선수가 있다. 바로 맨유 왼쪽 측면 수비수 쇼다. 그는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펼쳐보이면서 리버풀 에이스 살라를 꽁꽁 묶었다. 결국 살라는 78분경 디보크 오리기로 교체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 경기에서 그는 맨유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회의 태클을 성공시켰고, 걷어내기도 중앙 수비수 빅토르 린델뢰프(9회)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애슐리 영(6회)에 이어 3번째로 많은 5회를 기록했다. 공중볼 획득 역시 3회로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5회) 다음으로 많았다. 공중볼 경합 승률은 무려 75%에 달했고, 볼 경합 승률 역시 66.7%로 상당히 준수한 수치였다.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의 매치업 상대인 리버풀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살라를 지속적으로 쫓아붙으면서 볼을 잡을 기회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실제 살라의 볼 터치 횟수는 41회로 리버풀 선발 출전 선수들 중 부상으로 조기에 빠진 피르미누(15회)와 골키퍼인 알리송(37회) 다음으로 적었다.

이에 영국 공영방송 'BBC'의 EPL 하이라이트 리뷰 프로그램인 '매치 오브 더 데이(MOTD)'에 패널로 출연한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앨런 시어러는 쇼의 살라 수비 장면들을 따로 편집해서 보여주면서 "위치 선정과 태클을 물론 크로스 차단에도 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역할을 정말 잘 수행해주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Luke Shaw vs Mohamed Salah

당연히 그는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로부터 평점 8점을 받으며 이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반면 살라는 5점으로 최저 평점을 받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살라는 이번에도 맨유 상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유난히 맨유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살라가 2시즌 동안 EPL에서 뛰면서 골을 넣지 못한 팀은 스완지 시티와 맨유, 두 팀이 전부다. 그마저도 스완지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강등됐기에 2경기가 전부였던 데다가 비록 골은 없지만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맨유 상대로는 4번의 맞대결에서 골은 커녕 도움조차 없는 살라이다. 피르미누가 부상으로 일찌감치 이탈한 가운데 살라마저 부진하니 리버풀의 공격이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했다.

이렇듯 쇼가 완벽에 가까운 수비로 살라를 묶으면서 맨유는 전반전에만 3명이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 속에서도 리버풀 상대로 비록 점유율은 내주었으나 안정적인 수비와 효과적인 역습으로 0-0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전임 감독 주제 무리뉴 체제에서 영과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노쇠화에 더해 쇼가 자주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맨유의 약점으로 측면 수비가 자주 거론됐었던 바 있다. 하지만 쇼가 지금같은 활약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맨유는 적어도 왼쪽 측면 수비에 있어선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Luke Shaw vs Mohamed Sal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