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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라파엘 호니히슈타인, 편집 이용훈 기자 = 세계인의 축구 네트워크 골닷컴이 EURO 2012를 맞이해 '가디언'과 'BBC'의 독일 특파원인 호니히슈타인으로부터 칼럼을 기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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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파엘 호니히슈타인
 EURO 2012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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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와 같은 큰 국제 대회에서는 매우 복잡한 전술이 '오픈 소스'가 되어 쉽게 도마 위에 오르고, 사람들은 자신 있게 그 나라에 대한 편견을 축구에 결합해서 이야기하곤 한다.

언론들도 진부한 문구들을 인용하면서 제대로 된 분석 대신에 독자들의 눈을 쉽게 사로잡을 수 있는 캐치 프레이즈를 선호한다. 따라서 영국 방송 'BBC'에 전문가로 나선 마틴 키원이 이탈리아를 상대한 독일을 "거만했다."라고 표현한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자신들의 전술을 버리고 이탈리아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한 진형으로 나선 데다, 그리스전에서 선발로 나서지 않은 채 휴식을 취한 마리오 고메스와 루카스 포돌스키를 다시 불러들인 독일에 대해 어떻게 '거만'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나마 또 다른 전문가로 나선 지안루카 비알리가 독일이 지나치게 이탈리아에 맞춘 전술로 중원에 선수를 너무 많이 배치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해냈다.

독일이 이탈리아에 패한 진짜 이유는 전술과 선수 개인의 실책이지 거만함이 아니었다. 또한, 한 번의 나쁜 경기로 독일이 과대평가됐다고 말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 독일은 지난 몇 년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좋은 행보를 보여왔다.

그렇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네 번 연속으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것은 요아힘 뢰브 감독이 이끄는 팀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 실망한 독일 언론과 팬들은 대표팀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단지 전술과 선수 구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걸까? 왜 독일은 우승을 차지할 수 없는 걸까?

현재 독일에서는 세 가지 걱정거리가 떠오르고 있다. 이 중에는 심지어 독일 대표팀의 전통적인 정체성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도 있다.

첫 번째 걱정은 뢰브 감독의 전술적인 변화다. 독일은 2000년대 이전까지 3-5-2 포메이션을 고집하며 현대 축구의 변화에 10년 정도 뒤처졌다. 그러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뢰브가 4-4-2를 거쳐 4-2-3-1 포메이션으로 대표팀을 발전시켰다.

4-2-3-1은 다양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포메이션이다. 역습 축구와 점유율 축구가 모두 가능하고, 타깃형 공격수를 배치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측면을 넓게 활용할 수도 있고 좁은 폭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도 있다.

뢰브가 그리스전에서 상대에 맞춰 변화를 시도한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변화를 지나치게 추구하다가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면 그때는 문제가 된다.

뢰브가 메이저 대회 준결승전에서 그러한 실책을 범한 게 벌써 두 번째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에서는 스페인을 상대로 '호지슨스럽게' 뒤로 물러나 4-4-1-1 포메이션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역습을 노렸지만, 독일은 공격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했다.

종종 뢰브 감독은 "우리의 스타일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행동은 그 반대다. 그는 이탈리아를 상대로도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상대의 두꺼운 중원에 맞서기 위한 맞춤 전술을 가동했지만, 이는 상대를 지나치게 두려워한 전술이 됐다.

앞으로 뢰브는 자신의 전술을 좀 더 신뢰해야 한다. 이탈리아전에서 독일은 중원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마리오 발로텔리가 두 골을 터트리자 뢰브 또한 벤치에서 혼란에 빠진 듯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키원의 말처럼 뢰브는 전술적으로 더 거만해져야 한다. 자신의 방식만이 옳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걱정은 정신력이다. 이는 유로 2008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지면서부터 나오기 시작한 얘기다. 당시 옌스 레만 골키퍼는 독일 선수들이 결승에 오른 것 자체가 너무 기뻐 결승에서 이길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두 번이나 우승을 놓친 것도 이러한 요소를 부각시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실 이는 결과론적인 얘기밖에 안 된다. 이기는 팀은 정신력이 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는 팀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독일의 정신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2000년대 초반까지 끔찍한 성적을 기록한 독일은 최근 들어 매력적인 축구를 펼치고 있지만, 대회마다 아깝게 우승을 놓치고 있다.

어쩌면 이는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 자체에 안주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토니 크로스가 그 완벽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크로스는 언제나 자신이 뛴 경기의 결과에 대해서 이상하리만치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필립 람이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같은 선수들의 투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재능 넘치는 어린 미드필더들 사이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생겨났다는 걱정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의 세대는 '축구에서 다른 무엇보다 승리만이 중요하다'는 명제에 확신이 없는 것 같다.

세 번째 걱정은 두 번째 걱정과도 연관이 있다. 뢰브 감독과 독일 선수들이 무자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뢰브는 늘 분쟁을 피하고 조화를 중시하는 감독으로, 이러한 성향 때문에 그리스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마르코 로이스 대신에 포돌스키를 이탈리아전에 다시 선발로 투입했다. 슈바인슈타이거의 상태에 대해서도 더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했다.

만일 뢰브 감독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면 '친절한 뢰브씨'의 모습은 버려야 한다. 선수들을 다룰 때 더 차갑고 계산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메이저 대회 우승의 꿈은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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