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nail 안녕하세요,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우승후보' 독일이 이탈리아를 상대로 전술적인 변화를 모색하다 도리어 1-2로 패하며 준결승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의 지나친 이탈리아 의식이 자멸로 이어졌다. 뢰브 감독은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전술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바로 토니 크로스를 투입해 안드레아 피를로 전담 마크를 맡긴 것. 게다가 그리스전처럼 빠른 템포로 압박하기보단 조별 리그 때와 마찬가지로 느린 템포의 점유율 축구로 나섰다. 이를 통해 이탈리아의 강한 중원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지난 그리스전에서 골을 넣으며 좋은 활약을 펼쳤던 미로슬라브 클로제와 마르코 로이스 대신 마리오 고메스와 루카스 포돌스키를 넣은 이유도 이러한 전술적인 기조와 이어지고 있다. 클로제와 로이스가 원터치 패스에 이은 빠른 침투로 골을 노리는 선수들이라면 고메스와 포돌스키는 속칭 '한 방'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즉, 다른 선수들이 이탈리아 미드필드진과 치열한 허리 싸움을 펼치는 동안 고메스와 포돌스키의 한 방을 노리겠다는 게 뢰브 감독의 포석이었다.

하지만 이 전술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먼저 고메스와 포돌스키, 두 선수의 부진이 뼈아팠다. 두 선수 모두 볼 터치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내며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전반 초반 독일이 밀어부치던 순간에도 고메스가 단 한 번의 슈팅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심지어 포돌스키는 변변한 슈팅 한 번 때려보지 못했다. 결국 뢰브 감독은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두 선수를 빼고 로이스와 클로제를 투입하며 자신의 선택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자인했다.

게다가 피를로 봉쇄에 집착하다 도리어 안토니오 카사노와 리카르도 몬톨리보를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경기에서 위협적인 패스들을 전방에 공급한 건 몬톨리보였다. 카사노는 독일 수비의 최대 약점으로 지목되는 제롬 보아텡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수적 열세에서도 독일 수비라인을 파괴하는 효율성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피를로 봉쇄도 그리 효율적이진 못했다. 피를로는 전반 93%의 패스 성공률을 보이며 크로스의 일대일 마크를 무색케 만들었다.

선제골 장면에서 카사노는 보아텡과 마츠 훔멜스, 두 수비수 사이에서 감각적인 트래핑을 통해 수비를 벗겨낸 후 정교한 크로스를 마리오 발로텔리에게 연결해 헤딩골을 이끌어냈다. 두번째 골 장면에선 몬톨리보의 정확한 롱패스가 발로텔리의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이어졌다. 카사노와 몬톨리보가 발로텔리의 2골을 만들어낸 셈이다.

이에 대해 체사레 프란델리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몬톨리보가 미드필드 진영에서 패스를 연결해주고 카사노가 일대일을 붙이는 전략을 통해 독일에 문제를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바라던 대로 경기가 풀려나갔다"고 설명했다. 즉, 전술 싸움에서 프란델리가 완승을 거둔 것이었다.

이탈리아는 자신들의 축구 철학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철해 나갔다. 반면 뢰브 감독은 이탈리아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현대 독일 축구의 근간인 개념축구(Konzeptfussball)를 포기했고, 이것이 결과적으로는 패착으로 이어졌다.

개념 축구는 1991년부터 2007년까지 16년간 만년 2부 리가팀 프라이부르크를 이끌며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던 명장 폴커 핀케가 고안한 것으로, 개개인의 기량보다는 전방위 압박과 빠른 템포의 축구를 통해 선수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에 주안점을 둔 전술이었다.

사실 이는 프라이부르크가 만년 하위권팀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파생된 문제였다. 즉, 전력상의 부족을 전술로 대신하겠다는 것이 개념 축구의 기본 골자이다. 그러하기에 핀케 감독은 기상천외하면서도 변화무쌍한 포메이션을 자주 들고 나왔던 것으로 유명하다.

핀케의 후계자 격에 해당하는 감독이 바로 위르겐 클롭 도르트문트 감독을 위시해 현 독일 대표팀 감독인 요아힘 뢰브, 그리고 前 호펜하임 감독인 랄프 랑닉 등이다. 속칭 슈투트가르트 학파로도 불리고 있다.

비록 독일이 이번 대회 들어 점유율 축구로 돌아서긴 했으나 그래도 스페인식 점유율 축구와는 차이가 있었다. 스페인은 정교하면서도 안정적인 패스 플레이를 통해 차근차근 공간을 점유해가면서 서서히 전진해 나간다면 독일은 빠르면서도 직선적인 패스와 측면 돌파를 자주 활용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전반 독일이 보여준 축구는 어설픈 스페인식 축구였다.

후반 들어 독일은 로이스와 클로제를 통해 활로를 열어나갔으나 연신 이탈리아의 수문장 지안루이지 부폰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혀 골을 넣는 데엔 실패했고, 결국 조급해진 독일 선수들은 무리한 공격을 감행하다 도리어 이탈리아에게 위협적인 역습 찬스들을 허용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비록 인저리 타임에 페널티 킥을 얻어내며 1골 추격에 성공한 독일이긴 하지만 결국 승부를 뒤집는 데엔 실패했다.

어쩌면 뢰브 감독이 자신들의 축구를 포기하고 이탈리아 맞춤형 전술을 구사하려 했던 건 독일이 이탈리아 상대로 메이저 대회에서 4무 3패로 단 1승도 없기 때문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도리어 이번 경기에선 자신들의 축구도 제대로 구사해보지 못한 채 또 다시 패배의 고배를 마시며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이제 독일은 1990년 통일 독일 후 이탈리아 상대로 2무 4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스마트폰에서는 골닷컴 모바일 페이지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최신 소식을 확인하세요!

[GOAL.com 인기뉴스]

[웹툰] 이베리아 반도 더비 준결승
[웹툰] 손흥민, 회심의 하프 발리슛
[웹툰] 로스타임 #69 달리는 이유
☞ '4강 탈락' 독일, 자충수에 무너졌다
'아 옛날이여'...맨유의 우울한 현실

- ⓒ 세계인의 네트워크 골닷컴 (http://www.goal.com/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설문

유로 2012, 대망의 우승을 차지할 팀은?

관련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