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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탈리아가 EURO 2012 본선 8강전에서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주역들인 안드레아 피를로와 지안루이지 부폰의 맹활약에 힘입어 잉글랜드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탈리아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잉글랜드를 꺾었다. 그 중심에는 바로 독일 월드컵의 영웅들인 피를로와 부폰이 있었다.

먼저 부폰은 전반 5분경 골문 바로 앞에서 찬 글렌 존슨의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을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막아내는 신기를 펼쳐보였다. 이는 이번 대회 최고의 선방은 물론 EURO 역사상 10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멋진 선방이었다.

비단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부폰은 승부차기에서도 4번째 키커로 나선 애슐리 콜의 페널티 킥을 막아내며 이탈라이의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팀에 우승을 선사했던 바로 그 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수비에서 부폰이 있었다면 공격에선 피를로가 있었다. 피를로는 경기 내내 연신 안정적인 볼키핑과 감각적인 볼 터치, 그리고 정확하면서도 섬세한 패스를 연신 전방에 뿌리며 이탈리아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경기에서 피를로는 131개의 패스 중 114개를 성공시키며 패스 성공률 87%를 기록했다. 찬스를 창출한 키 패스 숫자는 6개였고, 크로스는 총 4개를 성공시켰다. 게다가 2개의 슈팅을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며 정교한 킥력을 자랑했다. 비단 공격만이 아닌 5번의 가로채기에도 성공하며 수비적으로도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도 피를로가 빛을 발한 건 승부차기에서였다. 팀의 두번째 키커로 나선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실축을 하는 바람에 이탈리아는 선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승부차기 스코어에서 1-2로 밀리고 있었다.

하지만 3번째 키커로 나선 피를로가 절체절명의 순간 놀랍도록 차분하게 그 유명한 '파넨카 킥'으로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일거에 이탈리아 쪽으로 끌고 왔다. 파넨카 킥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는 구사할 수 없는 고난이도 기술이다.

파넨카 킥은 체코 슬로바키아의 전설적인 공격수 안토니 파넨카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서독과의 EURO 1976 결승전 당시, 체코가 승부차기 스코어에서 4-3으로 앞서있는 가운데 파넨카가 마지막 키커로 나섰다. 그 전까지 페널티킥은 골키퍼 손이 닿지 않는 골문 구석으로 강하게 처리하는 게 정석이었다. 하지만 파넨카는 골문 한 가운데로 유유히 날아가는 칩슛을 날렸고, 그가 때린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망을 갈랐다. 축구계의 작은 혁명이자 체코슬로바키아를 유럽 무대 정상에 올리는 킥이었다. 또한 독일의 유일한 승부차기 패배이기도 했다.

피를로의 파넨카 킥이 터져나오자 관중석에선 탄성이 터져나왔다. 반면 분위기를 빼앗긴 잉글랜드는 3번째 키커였던 애슐리 영이 골대를 맞추는 실축을 저질렀고, 4번째 키커인 애슐리 콜의 페널티 킥이 부폰의 선방에 각각 막히며 승부차기 2-4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피를로는 경기가 끝난 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조 하트 골키퍼가 이상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기다렸다가 찼다. 이런 무대에서는 칩슛이 더 쉽다. 잉글랜드에 압박감을 주려는 의도도 있었다. 실제로 내 다음에 애슐리 영이 실축했다."라며 파넨카 킥을 구사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이탈리아 대표팀 선수들 중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는 부폰과 피를로, 다니엘레 데 로시, 그리고 안드레아 바르잘리가 전부이다.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 부임 후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었던 이탈리아였다. 하지만 이번 EURO 2012 본선에서 팀을 지탱하고 있는 선수들은 다름 아닌 바로 이 독일 월드컵 우승 주역들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탈리아는 승부조작 스캔들이 불거져 나왔다. 이로 인해 멀티 수비수 도메니코 크리시토가 대표팀에서 급작스럽게 탈락하는 등 이탈리아는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대회에 임해야 했다.

이는 독일 월드컵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는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칼치오 폴리가 불거져 나오면서 세리에A의 명문 유벤투스가 2부 리그(세리에B)로 강등되는 등 부정적인 사건들이 연달아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를 딛고 일어서 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이탈리아가 기록한 4번의 월드컵 우승 중 2번이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이던 당시에 차지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당시에도 이탈리아 간판 공격수 파올로 로시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인해 2년 출전 정지를 받았으나 월드컵 직전에 징계에서 풀렸고, 브라질과의 8강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연달아 골을 넣으며 조국에 우승을 선물했을 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6골로 득점왕에 오르는 영예를 얻었다.

이제 이탈리아는 준결승전에서 EURO 2012 우승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독일을 만난다. 이탈리아는 이미 지난 독일 월드컵 당시에도 준결승전에서 독일을 꺾고 결승에 오른 바 있다. 과연 이탈리아가 독일 월드컵 영웅들을 축으로 다시 한 번 영광을 쟁취할 수 있을지 그들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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