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nail 안녕하세요,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EURO 2012 본선 조별 리그 C조 첫 경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많았다'... 이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명경기를 펼쳤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뛰어났고, 전술적인 부분에서도 흠을 잡을 수 없었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을 상대로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이는 스페인이 전문 윙어를 세우기 보단 중앙 집중형의 공격을 감행하는 팀이기 때문. 그러하기에 이탈리아는 중앙에 3명의 수비수와 미드필드 라인 중원에도 3명의 미드필드를 배치하며 6명으로 중앙 수비 블락을 형성했다(기본적으로 4-4-2 포메이션의 경우 4명으로 중앙 수비 블락을 형성한다).

이에 반해 스페인은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펄스 나인(False Nine, 전형적인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가 전방에 배치되는 경우 이 표현을 씀)'에 배치하는 형태의 제로톱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스리백을 비효율적으로 만들면서 패스 플레이로 이탈리아의 촘촘한 간격을 벗겨내겠다는 의도였다.

이탈리아는 기본적으로 수비에 많은 선수들을 배치하고 있었으나 효율적인 패스를 통해 스페인을 위협했다. 중앙 수비수로 스리백의 정중앙에 배치된 다니엘레 데로시는 정확한 롱패스와 멋진 수비를 동시에 선보였다. 안토니오 카사노는 몇 안 되는 기회들에서 영리한 움직임으로 확실하게 슈팅까지 날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탈리아의 사령탑 안드레아 피를로는 환상적인 패스들을 여러 차례 연결하며 팀의 공격을 조율했다.

그 외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와 티아구 모타 역시 정확한 패스 플레이로 피를로를 보조하는 한편 위협적인 이선 침투에 이은 슈팅으로 공격진을 지원했다.

스페인 역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사비 두 바르셀로나 미드필더들을 중심으로 다비드 실바와 사비 알론소의 패스 플레이가 빛을 발하며 이탈리아의 단단한 수비를 흔들어나갔다. 좀처럼 틈이 보이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도 패스를 주고 받는 모습은 단연 일품이었다.

특히 이니에스타는 경기 내내 감각적인 패스와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 그리고 위협적인 슈팅 등을 연발하며 이 경기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상을 선보였다. 동점골 역시 이니에스타의 패스가 시발점이었다(이니에스타의 패스를 이어받은 실바가 세스크에게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세스크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넣었다). '펄스 나인'이라는 중책과 함께 선발 출전한 세스크 역시 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군림하고 있는 양팀의 주장 지안루이지 부폰과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의 선방쇼도 경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카시야스는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이탈리아의 날카로운 슈팅들을 선방해냈고, 부폰 역시 안정적인 골키핑과 폭넓은 움직임으로 스페인의 크로스를 차단해 나갔다. 특히 75분경 빠른 판단으로 토레스의 뒷공간을 파고든 드리블 돌파를 태클로 차단해낸 건 오늘 부폰의 활약상들 중에서도 백미였다.

벤치의 지략 싸움도 훌륭했다. 체사레 프란델리 이탈리아 감독은 57분경 부진하던 마리오 발로텔리 대신 안토니오 디 나탈레를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모색했다. 또한 65분경 지친 안토니오 카사노 대신 세바스티안 지오빈코를 투입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디 나탈레는 61분경 골을 넣으며 프란델리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고, 지오빈코 역시 몇 차례 감각적인 패스를 선보이며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도 65분경 팀의 유일한 전문 윙어인 헤수스 나바스를 넣어 스리백의 약점인 측면 공략을 지시했고, 74분경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입해 지친 이탈리아 수비진의 뒷공간을 노렸다. 실제 이러한 전술적인 변화는 효력을 발휘했다. 나바스는 여러 차례 스페인 공격의 활로를 풀어나갔고, 토레스 역시 3차례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이했었다. 다만 이 전술 변화에 있어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바로 토레스가 마무리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는 데에 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으나 이 경기는 전술적으로도 복기할 부분이 많았던 수준 높은 경기였다. 점유율에선 당연히 스페인이 66대34로 크게 앞섰으나 유효 슈팅은 6대6으로 동일했다. 참고로 이케르 카시야스 스페인 골키퍼는 지난 EURO 2012 예선 7경기에서 단 5개의 선방 만을 기록했다. 즉, 한 경기에서 7경기 몫의 선방을 해낸 것이다.

사실 어제 최대의 빅매치로 꼽혔던 독일과 포르투갈 경기는 다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경기였다. 게다가 또 하나의 우승 후보 네덜란드는 덴마크에게 0-1로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었다. 하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명경기를 통해 현대 축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이제서야 비로소 EURO 본선이 본격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스마트폰에서는 골닷컴 모바일 페이지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최신 소식을 확인하세요!

[GOAL.com 인기뉴스]

[웹툰] 샤다라빠: 스페인 v 이탈리아
[웹툰] 축구팬의 성향과 축구적 소양
EURO 2012 특집, 7인의 스타 칼럼
스페인 삼총사 "잔디 때문에 비겼어"
'프랑스 왕따' 리베리...영웅이 되어라

- ⓒ 세계인의 네트워크 골닷컴 (http://www.goal.com/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설문

EURO 2012 최후에 웃을 우승국은?

관련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