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com] 챔스 이모저모: 약속을 지킨 무리뉴 外

[골닷컴=김현민 기자] 17일에 열린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수요일 경기에선 원정팀 두 팀이 모두 승리를 거두는 등 이례적인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화제가 되는 건 바로 '세레모니' 약속을 지킨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라고 할 수 있겠다.

By Hyunmin Kim

Inter celebrates - Chelsea-Inter (Getty Images)
# 약속을 지킨 무리뉴

주제 무리뉴 감독은 첼시와의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2가지 약속을 했다. 먼저 그는 "스템포드 브릿지에선 절대 지지 않는다"며 자신과 스템포드 브릿지의 특별한 인연을 밝혔다.

무리뉴는 첼시 감독 시절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과시했었다. 실제 무리뉴는 3년 3개월 동안 첼시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홈에서 단 1패만을 기록했을 뿐이다(2005/06 시즌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또한 그는 여전히 자신이 첼시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우리가 골을 넣더라도 골 세레모니를 자제하겠다"며 친정팀에 예우를 갖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실제 무리뉴는 골 세레모니 스페셜 영상이 UCC 사이트에 편집되어 있을 정도로 선수들이 골을 넣을 시 상당히 큰 액션을 취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의 '벼베기 세레모니(일명 경운기 세레모니)'는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골 세레모니들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

그래서 였을까? 78분경 사무엘 에투의 천금같은 결승골이 터지자 텔레비전 카메라는 일제히 무리뉴를 향했다. 화면에 잡힌 무리뉴는 에투의 골이 터지자 벌떡 일어나서 특유의 '벼베기 세레모니'를 하려다 멈칫한 후 뒤돌아 벤치로 향했다. 스템포드 브릿지에선 절대 지지 않는다는 확언과 세레모니를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동시에 지킨 셈.

사실 이번 시즌은 유난히 '세레모니 자제' 발언을 한 선수들 중에서 골을 넣은 선수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일부 축구 팬들은 '세레모니 설레발의 저주'라는 말까지 붙일 정도.

먼저 포문을 연 건 바로 레알 마드리드의 카카였다. 카카는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AC 밀란과의 경기를 앞두고 "밀란 상대로는 골 세레모니를 하지 않겠다"고 발언해 축구팬들로부터 "역시 의리의 사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밀란을 상대로 시종일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밀란전 패배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이에 밀란 팬들은 "친정팀을 향한 카카의 사랑이 지나쳐서 생긴 일"이라고 변호해줬을 정도.

이어서 사무엘 에투는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바르셀로나와의 원정 경기에서 "캄프 누에서는 골 세레모니 절대 안한다"고 밝혔으나, 에투 역시 부진한 모습만을 보인 채 득점에 실패하면서 골 세레모니를 하고 말고를 선택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 외 유벤투스의 공격수 아마우리 역시 친정팀 팔레르모를 상대로 세레모니를 안하겠다고 확언했고, 가장 최근엔 데이빗 베컴이 맨유 상대로 세레모니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골을 넣는 데 실패하며 세레모니 발언 자체를 머쓱게 했다.

가장 흥미로운 케이스는 바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카를로스 테베스이다. 테베스는 2009년 9월 20일에 있을 올드 트래포드 원정을 앞두고 "설령 내가 골을 넣더라도 세레모니는 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마침내 운명의 날, 그는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회심의 슛이 골포스트를 강타해 골을 넣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고, 그에게 돌아온 건 팬들의 환영이 아닌 야유였다. 심지어 맨유 팬들은 전반전이 끝난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테베스를 향해 동전을 투척했다고 한다.

믿었던 팬들의 야유에 분노한 테베스는 맨유 상대로는 세레모니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고, 2010년 1월 19일에 열린 맨유와의 칼링컵 준결승 1차전에서 골을 기록하자 그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도발하는 듯한 세레모니를 감행해 논란의 도마에 오른 바 있다.




# 원정팀들의 승리

사실 챔피언스 리그는 홈과 원정의 경기력차가 상당히 큰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현재 원정 16경기 무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이는 사실 그리 흔한 예가 아니다.

챔피언스 리그나 유로파 리그와 같은 홈 앤 어웨이 방식의 토너먼트 대회에서 유난히 홈과 원정 경기력 차가 큰 이유는 태생적인 이유에 기인하고 있다. 국가에서 국가를 넘나드는 것이고, 리그에서 리그를 넘나드는 것인 만큼 원정에 적응하기 힘들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서유럽팀들이 동유럽으로 넘어가게 될 경우 시차 문제도 발생하고 기후도 적응하기 힘들며, 인조잔디 문제까지 발생하게 된다.

그러하기에 많은 전문가들과 축구계 인사들은 챔피언스 리그 원정에선 비기기만 해도 대성공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17일에 열린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수요일 경기에선 원정팀들이 모두 승리를 거두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먼저 인테르는 스탬포드 브릿지 원정에서 사무엘 에투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거두며 1,2차전 도합 3대1 승리와 함께 4년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인테르의 원정승보다 더 값진 건 바로 CSKA 모스크바의 세비야 원정승이었다고 할 수 있다. CSKA 모스크바는 홈에서 1대1 무승부에 그치며 불리한 입장에서 원정 경기를 치르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토마스 네시드의 선제골과 혼다 케이스케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1 승리를 거두며 클럽 사상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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