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물 선수들의 이적 베스트 10

[이완 맥도날드] 마이클 오웬이 뜻밖에도 맨유로 이적하면서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으며 찬반 양론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뜨겁게 오가고 있다. 과연 오웬이 올드 트레포드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세계인의 축구 네트워크' GOAL.com은 과거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맞으며 ‘한물 갔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 10명의 이적을 되돌아보며 오웬의 부활 가능성을 점쳐보기로 하겠다.

참고: 선수 이름 옆에 붙은 나이는 이적 당시 나이이다.


요한 크루이프 : 폐예노르트 - 1983년(36세)

크루이프가 1979년 바르셀로나를 떠나 북미 리그로 이적하자 많은 이들은 그를 은퇴가 가까운 퇴물 선수로 취급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후에도 그는 여전히 경기장 위에 서있었다.

유럽으로 돌아온 크루이프는 레반테에 잠시 머물렀다가 첫사랑이었던 아약스로 돌아가 2년 계약을 맺고 두 번의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구단이 그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자 크루이프는 복수에 나섰다. 그는 놀랍게도 아약스의 최대의 라이벌인 폐예노르트와 계약했던 것이다(편집자 주: 아약스와 페예노르트는 네덜란드 최대 더비로 그들의 더비 매치는 클라시케르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36세라는 나이는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상당한 위험부담이었으나 크루이프는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불태웠고 리그에서 11골을 넣으면서 폐예노르트의 리그 우승을 도왔다.

한마디로 그는 자신을 퇴물 취급한 아약스에게 우아하게 복수한 것이다.

결론 : 폐예노르트의 용감한 결정은 대성공이었고 노장은 또 하나의 우승 메달을 추가했다.


에메르손 : AC밀란 – 2007년(31세)

브라질 국가대표로 73경기에 출전한바 있는 에메르손은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외모 때문인지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으나 뜨거운 열정과 독특한 재능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2006-07 시즌 우승을 도왔다.

그러나 30세가 넘어선 그를 레알은 정리해고 대상으로 지목하고 리빌딩하는 과정에서 (당연하게도) AC 밀란에게 에메르손을 넘겼다.

AC 밀란에서의 에메르손은 분명 전성기가 지난 모습이었다. 2년 동안 그는 고작 30경기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지난 시즌 방출된 그는 현재 그레미우 입단을 준비하고 있다.

결론 : 더이상 유럽 수준에 맞지 않는 선수이다. 밀란은 돈을 낭비했다.


파울루 푸트레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 1997년(32세)

크루이프의 나이에는 한참 모자랐지만 추락은 더 빨랐다. 한때 포르투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아틀레티코) 소속으로 유럽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천재 윙어 푸트레는 1993년 아틀레티코를 떠난 이후 4년 동안 5개 클럽을 전전하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아틀레티코가 그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었지만 심각한 무릎부상이 덮치는 바람에 10경기도 출장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이적했다가 그곳에서 은퇴했다.

결론 : 아틀레티코는 과거의 추억에 매달려 그를 영입했으나 역시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는 편이 나았다.


호나우디뉴 : AC밀란 – 2008년(28세)

많은 이들은 그가 끝났다고 했다. 그가 열정을 잃었다고 말했다. 앞서간 수많은 브라질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축구 역사에서 가장 화려하게 불타올랐던 재능은 이제 재만 남아 떠돌이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AC밀란만은 이 한물간 스타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상당한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호나우디뉴를 영입했고 그는 인테르와의 밀란 더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자신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흔적을 잠시나마 보여주었다.

결론 :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호나우디뉴는 아직 2년의 계약기간이 남아있고 이번 프리 시즌이 앞으로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데이비드 베컴 : AC밀란 – 2009년(33세)

과거 스페인에서 격돌했던 두 스타가 AC 밀란에서 만나게 되었다.

미국 축구계를 부흥시킬 인물로 여겨졌던 베컴은 부상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누구라도 그가 미국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자청해서 AC 밀란으로 임대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세리에A에 입성한 후 잠시동안 베컴은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은 듯 보였다. 그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던 사람들에게 자신이 아직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베컴은 현재 LA 갤럭시로 돌아갔으나 AC 밀란으로 가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히면서 많은 잡음을 생산하고 있다.

결론 : 주변 상황이 적절하다면 베컴은 여전히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티에리 앙리 : 바르셀로나 – 2007년(29세)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인 앙리는 오랫동안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의 호안 라포르타 회장이 노리던 선수였다. 그러나 마침내 그를 영입했을 때 팬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사실 아스날 팬들 사이에서도 그가 예전의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있던 상황이었다. 아스날에서 보낸 앙리의 마지막 시즌은 거듭된 부상으로 얼룩졌기에 바르샤에서 역시 별로 다를 바가 없을 것으로 점쳐졌다.

부진한 프리 시즌에 복부 부상이 이어지면서 그 예상은 맞아 들어가는 듯 했다. 게다가 판타스틱 4라고 불리던 메시, 에투, 앙리, 호나우디뉴는 판타스틱 4는 커녕 1이 되기 일쑤였다. 잘해야 2명의 선수가 같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나머지는 부상에 신음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앙리는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19개의 리그골을 넣었고 바르셀로나를 트레블로 이끌었다.

결론 : 지옥에서 천국이라고 표현하는 건 지나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혹시나’에서 ‘역시나’라는 표현은 전혀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케빈 키건 : 뉴캐슬(2008년)

비록 선수는 아니지만 감독계에서 은퇴한지 3년 후 케빈 키건은 쫓겨났던 뉴캐슬의 구원요청을 받고 돌아왔다.

마이크 애쉴리 구단주와 데니스 와이즈 단장의 마수 아래 끝없이 추락하던 뉴캐슬은 형편없는 여름 이적시장을 보냈고 캐빈 키건 감독은 초반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했다.

결국 키건 감독은 수뇌진들과의 오랜 마찰 끝에 9월 초 팀을 떠났고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던 뉴캐슬은 강등되고 말았다.

결론 : 비극적인 코메디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애쉴리 구단주가 무슨 생각으로 이러한 결정들을 내리는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


로랑 블랑 : 맨유 - 2001년(35세)

프랑스 월드컵을 우승할 당시 프랑스 대표팀의 수비를 책임졌던 블랑은 풍부한 경험을 무기로 2001년 맨유에 입단했다. 하지만 그는 ‘패배의 화신’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맨유는 볼튼, 리버풀, 아스날, 뉴캐슬, 첼시에게 연달아 패했고 결국 블랑은 다음 시즌 은퇴하고 말았다.

결론 : 야프 스탐을 로랑 블랑으로 대체하려 했던 건 페라리 599 GTB를 롤스 로이스 실버 고스트로 대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둘 다 우아하며 기품을 지니고 있지만 전자는 수초 이내로 최고 속도에 도달할 수 있는 반면 후자는 박물관에 더 어울린다.


데쿠 : 첼시 - 2008년(30세)

브라질 태생의 공격형 미드필더 데쿠는 주제 무리뉴 감독의 포르투에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달성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중산층’ 구단이 최고의 영예를 안은 건 그야말로 동화와도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바르셀로나로 떠난 데쿠 역시 그러했다.

영리한 두뇌와 역동적인 스타일로 데쿠는 바르셀로나에서의 첫 시즌에 대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수비적인 역할을 거부하는 그의 스타일은 벤치로 밀려나게 되는 빌미가 되었고 결국 그는 팀을 떠나게 된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대표팀 제자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제공했으며 잠시 데쿠는 최고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지금 그가 첼시를 떠날 것이라는 건 기정사실이 된 듯 하다. 그는 공공연하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결론 : 데쿠의 부진은 실력보다도 정신적인 문제, 즉 의욕에 기인한 듯 하다. 그는 원하기만 한다면 세계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으나 지금과 같은 태도라면 영원히 계륵에 머무를 것이다.


미카엘 실베스트레 : 아스날 - 2008년(31세)

거의 10여 년간 맨유의 성실한 일꾼이었던 실베스트레를 라이벌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 영입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아스날에 경험을 실어줄 선수로 그를 데려왔으나 결국 실베스트레는 벤치에 주로 앉게 되었으며 어느 위치에서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결론 : 불필요한 영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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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wan McDonald / 김응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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