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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데이빗 모예스 에버튼 감독이 알렉스 퍼거슨의 뒤를 이어 2013/14 시즌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직을 맡을 예정이다. 과연 그는 포스트 퍼거슨이 될 수 있을까?

영국 현지 언론들의 예상대로 모예스가 맨유 감독직에 올랐다. 그는 이제 11년간의 에버튼 생활을 청산하고 다음 시즌부터 맨유를 지도할 예정이다.

모예스는 퍼거슨과 아르센 벵거(아스널)에 이어 현역 감독들 중 최장 기간 한 팀을 지도한 감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재정적으로 넉넉지 않은 에버튼을 이끌면서도 항상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아온 감독이다.

실제 그는 LMA(리그 감독 협회) 선정 올해의 감독직에 3차례(2003, 2005, 2009)나 이름을 올리며 퍼거슨과 함께 최다 수상자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는 동료 감독들이 그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면 맨유가 모예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모예스의 장단점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맨유가 모예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가 EPL 무대에서 검증된 감독이라는 점이다. 그는 에버튼의 부족한 재정 지원 속에서도 언제나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두어왔다.

어쩌면 모예스의 최대 미덕은 꾸준한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2002년 3월, 에버튼 지휘봉을 잡자마자 강등권의 팀을 잔류로 이끄는 수완을 발휘한 그는 부임 초기였던 2003/04 시즌(17위)과 2005/06 시즌(11위)를 제외하면 에버튼을 매 시즌 8위 이내로 입성시키는 수완을 보였다. 특히 2004/05 시즌엔 4위로 시즌을 마치며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이는 머지사이드 라이벌이자 잉글랜드 전통의 명가 리버풀과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 에버튼은 지난 시즌엔 7위를, 잔여 2경기를 남겨놓은 이번 시즌엔 6위를 달리며 두 시즌 연속 리버풀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그가 유스 선수들 발굴 및 육성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점 역시 맨유가 그를 선택한 주된 이유이다. 그는 11년간 에버튼을 지도하면서 많은 유스 팀 선수들을 1군 무대로 끌어올렸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웨인 루니이다.

이에 더해 그는 숨은 재능있는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는 데에도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에버튼의 이적 자금 부족 문제로 인해 다소 무명의 재능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실제 모예스 부임 후 에버튼의 넷 스펜딩(순수 이적 지출 자금) 3700만 유로로 연간 340만 유로 정도의 이적료를 지출했을 뿐이다. 그마저도 2009/10 시즌을 기점으로 그는 매시즌 넷 스펜딩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심지어 모예스는 2011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무려 2000만 유로에 달하는 넷 스펜딩 흑자 수익을 올리면서도 1/10에 해당하는 단돈 200만 유로가 없어 랜던 도노반을 영입에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그는 이적 시장 마지막 날에 맨유 2군팀 경기를 관전하면서 임대를 노리는 모습이 포착되어 팬들의 동정심을 자아내기도. 당시 모예스는 "나에게 2000만 유로의 이적료만 주어져도 팀을 6위 이내로 안착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없는 살림 속에서도 팀 케이힐(220만 유로)과 미켈 아르테타(280만 유로), 졸레온 레스콧(650만 유로), 필 자기엘카(600만 유로), 레이턴 베인스(750만 유로), 스티븐 피에나르(300만 유로), 마루앙 펠라이니(2200만 유로), 그리고 니키차 옐라비치(700만 유로) 등을 영입해내는 수완을 보였다.

맨유는 말콤 글래이저가 구단을 인수한 이후 대형 부채를 지고 있다. 물론 퍼거슨 감독의 수완 덕에 대출금 중 상당 부분을 상환하는 데 성공했으나 여전히 맨유의 4억 유로에 가까운 부채를 지고 있다. 즉, 유스 팀 선수들을 발굴 육성해야 함은 물론 선수 영입 및 판매에 있어 영리한 운영이 필요하다.

맨유가 모예스에게 6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선사한 이유도 바로 이러한 부분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단기적인 성공보다는 장기적으로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켜나가면서 팀의 초석을 다지는 모습을 모예스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맨유가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가 아닌 모예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무리뉴는 승부사적 기질이 강한 감독으로 화려한 우승 경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한 구단에 오래 머무르기 보단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면 또 다른 성공을 찾아 떠난다.

게다가 모예스에겐 퍼거슨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비록 퍼거슨은 감독직에서 물러나지만, 맨유 이사 및 홍보 대사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모예스를 맨유 감독직에 추천한 인물도 다름 아닌 퍼거슨이다. 즉, 퍼거슨이 일정 부분 모예스를 지원하고 나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물론 불안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모예스는 유럽 무대 경험이 현격히 부족한 편에 속한다. 챔피언스 리그 참가 경험은 2005/06 시즌 플레이오프가 전부이고(당시 에버튼은 마누엘 페예그리니가 이끄는 비야레알에 의해 탈락해 32강 조별 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2009/10 시즌을 마지막으로 UEFA컵(현 유로파 리그)와도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그가 스타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 역시 부족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래 빅클럽 감독의 경우 전술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선행되어야 하는 게 바로 선수 관리이다.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토트넘 감독이 지난 시즌 첼시에서 실패를 맛보았던 가장 큰 이유 역시 베테랑 선수들과의 마찰로 인한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불안요소는 바로 퍼거슨이라는 전임 감독의 거대한 이름이 주는 압박감이다. 그 누가 맨유 지휘봉을 잡더라도 퍼거슨과 직접적으로 비교될 수 밖에 없다. 실제 과거 맨유 감독직을 수행했던 톰 도커티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모예스에게 축하를 보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가 불쌍하다. 어떻게 불가능의 뒤를 이을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예스가 맨유 지휘봉을 잡는다는 건 여러모로 축구 팬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가 있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과 축구팬들은 모예스가 자금을 쥐면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궁금해했다.

심지어 리버풀의 전설적인 수비수 출신으로 BBC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앨런 핸슨은 지난 해 4월,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모예스가 빅클럽을 지도할 능력을 갖춘 뛰어난 감독이라고 평하면서 "에버튼을 떠나라"고 충고한 바 있다. 이제 우리는 조만간 거액의 이적 자금을 손에 쥔 채 이적 시장에 뛰어들 모예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 모예스 부임 후 에버튼의 시즌 성적

2001/02 15위(3월 모예스 부임 이전 18위)
2002/03 7위
2003/04 17위
2004/05 4위(챔피언스 리그)
2005/06 11위
2006/07 6위(UEFA컵)
2007/08 5위(UEFA컵)
2008/09 5위(UEFA컵)
2009/10 8위
2010/11 7위
2011/12 7위
2012/13 6위(현재 진행형)


# 모예스 부임 후 에버튼의 시즌별 넷 스펜딩

2002/03 -1300만 유로
2003/04 -900만 유로
2004/05 +3400만 유로
2005/06 -2600만 유로
2006/07 -2000만 유로
2007/08 -1800만 유로
2008/09 -1200만 유로
2009/10 +500만 유로
2010/11 +500만 유로
2011/12 +2000만 유로
2012/13 -300만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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