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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리오넬 메시 의존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 의존증으로 인해 메시가 지나치게 혹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메시가 팀의 운명이 걸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에 결장했다. 결국 바르사는 메시의 부재를 드러내며 전반 바이에른을 추격하는 골을 넣는 데 실패했고, 도리어 후반 3골을 허용하며 1, 2차전 도합 0-7이라는 처참한 스코어와 함께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메시가 나오지 못한 근원적인 문제는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과의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시는 당시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전반만을 소화한 채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햄스트링 부상의 경우 최소 3주간의 결장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르사는 메시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지 않았다. 일주일 후에 열린 PSG와의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에서 팀이 먼저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탈락 위기에 놓이자 티토 빌라노바 감독은 61분경 또 다시 메시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론 메시 투입 덕에 1-1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의거해(1차전 파리 원정 2-2, 2차전 바르사 홈 1-1) 가까스로 준결승에 오를 수 있었던 바르사였지만, 이로 인해 메시의 부상 회복은 더디어질 수 밖에 없었다.

바이에른과의 준결승전에서도 똑같은 실수가 반복됐다. 준결승 1차전을 앞두고 출전이 불투명했던 메시는 결국 경기 시작 두 시간 반을 앞두고 가까스로 바르사 의료진의 동의를 얻어내면서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문제는 메시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는 데에 있다. 이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메시의 활동량은 7.4km에 불과했다. 물론 메시가 최근 들어 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과거에 비해 활동량이 비약적으로 줄어든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정상적인 컨디션일 땐 최소 8km 이상은 커버하는 선수이다.

실제 메시는 AC 밀란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당시 9,132m의 활동량을 기록했다. 다소 여유있게 뛴 32강 조별 리그에서도 선발로 출전한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8,229m를 뛴 메시이다. 그런 메시가 바이에른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고도 7.409m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는 건 메시의 몸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메시의 예전 에이전트인 호세 마리아 밍겔라는 바이에른전이 끝난 후 스페인 라디오 '카데나 코페'와의 인터뷰에서 "경기가 있던 날 오후에 메시 부친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나에게 메시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고 말해주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르사는 주말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프리메라 리가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팀이 0-1로 지고 있자 또 다시 메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메시의 1골 1도움으로 인해 바르사는 자칫 패할 뻔 했던 경기를 2-2 무승부로 끝낼 수 있었으나 정작 더 중요한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메시를 출전시킬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바르사가 메시를 보호하기 위해 바이에른과의 2차전에 출전시키지 않은 것도 아니다. 벤치 대기 명단에 메시를 올려놓았다는 건 돌려 말하면 바이에른 추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 경우 지체없이 메시를 투입할 의사가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즉, 메시가 이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건 바르사의 계획이었다기 보단 바이에른에 의해 강제되어졌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실제 빌라노바 감독은 아르옌 로벤의 골과 함께 승부의 추가 바이에른 쪽으로 완전히 기울자 사비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까지 벤치로 내리며 일찌감치 다음 주에 있을 프리메라 리가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애초에 햄스트링 부상인 선수를 일주일 만에 다시 경기(PSG와의 8강 2차전)에 투입한 것부터가 무리수였다. 바이에른과의 준결승 1차전 풀타임 출전도 메시에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게다가 2위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 11점이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굳이 메시를 빌바오 원정에 투입할 필요도 없었다. 메시를 투입하면서까지 바르사가 얻은 승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악몽과도 같았던 택사스 레인저스 시절의 발단이 개막전 햄스트링 부상이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3월, 은퇴를 선언한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 역시 선수 경력 내내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해야 했다.

여전히 메시는 이번 시즌 공식 대회 43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도합 48경기를 뛰며 팀내 최다 출전 선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팀내 2위는 다니엘 아우베스로 그는 40경기에 선발로 나섰고, 도합 44경기에 출전했다. 이에 더해 메시는 A매치 기간 동안 남미로 넘어가 2014 브라질 월드컵 지역 예선 경기도 소화하고 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건 바로 메시의 살인적인 일정 소화가 비단 이번 한 시즌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데에 있다. 메시가 데뷔한 이후 9시즌 동안 바르사는 무려 3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로 인해 메시는 프리메라 리가와 코파 델 레이, 챔피언스 리그에 더해 2006/07 시즌과 09/10 시즌, 그리고 11/12 시즌 UEFA 슈퍼컵과 FIFA 클럽 월드컵까지 참가해야 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메시는 축구 선수에게 유일한 휴식기라고 할 수 있는 여름 프리 시즌에도 각종 대회에 참가하느라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없었다. 2004년 10월 16일, 에스파뇰과의 지역 더비 매치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메시는 2005년 20세 이하 FIFA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6년 독일 월드컵, 2007년 코파 아메리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그리고 2011년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했다.

4시즌 연속 바르사 소속으로만 50경기 이상을 출전한 메시이다. 심지어 지난 시즌엔 60경기를 뛰었다. 이렇듯 메시의 선수 경력을 돌이켜 보면 지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젠 메시도 쉬어야 할 시점이다. 더이상의 혹사는 메시의 선수 경력을 단축시킬 위험성만 증폭시킬 뿐이다.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와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메시의 활약상을 앞으로도 장기간 보기 위해선 보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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