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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영국] 제이 자파, 편집 이용훈 기자 = 1년 전만 해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으로 거론되던 해리 레드냅이 이제는 챔피언십 강등으로 자신의 경력에 먹칠을 하게 됐다.

레드냅이 은퇴를 선언할 때쯤 되면, 그는 2012년 2월을 고뇌의 시점으로 회상할 것이다. 2월 둘째 주에 그는 탈세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토트넘을 이끌고 뉴캐슬과의 홈경기에서 5-0 승리를 거뒀다. 마침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을 떠난다고 선언하며 레드냅이 새 감독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일은 기대대로 풀리지 않았다. 잉글랜드 감독이 유력하던 레드냅은 팀을 자주 옮기며 실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로이 호지슨에게 밀리고 말았다. 이때부터 토트넘은 추락하기 시작해 12점 차로 뒤처져 있던 북런던 지역 라이벌인 아스널에 3위 자리를 내주고 2년 연속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여름이 되자 다니엘 레비 토트넘 구단주는 예상 밖의 소식을 발표했다. 레드냅과 결별한 것이다. 레드냅은 자신의 오랜 감독 경력에서 두 번째로 리그 4위를 기록하며 안심하고 있던 차였기에 이는 그의 기대와는 다른 각본이었다.

토트넘 팬 중 일부는 여전히 레드냅의 능력을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당시 토트넘은 효율적이면서도 매력적인 공격 축구를 구사하고 있었다. 신임 감독인 안드레 빌라스-보아스는 좀 더 조직력이 강한 축구를 추구하고 있지만, 레드냅은 토트넘에 굉장히 오랜만에 최고의 경기력을 가능하게 했던 감독이다.

레드냅은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명예롭게 토트넘을 떠났다. 나중에야 자신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다고 불평한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긴 했어도, 그는 토트넘에서의 생활을 즐겼다는 인상을 남겼다. 결론적으로 레드냅은 2년 연속으로 토트넘을 4위에 올려놓으며 UEFA 챔피언스 리그로 이끌었고, 유럽 챔피언이던 인테르를 3-1로 꺾었던 지도자였다.

세부적인 전술 훈련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레드냅의 토트넘에서 루카 모드리치, 라파엘 판데르파르트, 가레스 베일 같은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 전술이 구식일지는 몰라도, 레드냅은 선수에게서 최고의 능력을 끌어내는 데 유능했다. 지난 시즌보다 이번 시즌에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토트넘 선수는 베일이 유일하다.

그럼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애초에 QPR을 선택한 것만으로 레드냅은 퇴보를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한때 첼시와 연결되기는 했지만, 레드냅은 토트넘보다 하위권 팀을 맡는 게 더 자연스럽기는 했다. QPR을 맡아서 잔류라는 기적을 만들어내면 레드냅은 자신의 명성을 되살릴 수 있었다.

토니 페르난데스 QPR 구단주는 1월 이적 시장에서 레드냅을 든든하게 지원하며 크리스토퍼 삼바, 로익 레미를 영입하며 잔류 가능성을 키웠다. 레드냅은 늘 프리미어 리그 경험이 풍부한 선수를 선호했는데, 이런 면에서 삼바는 적절한 영입이었다. 삼바는 2개월간 실전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QPR 데뷔전에서 무실점을 이끌었다. (노리치 시티전 0-0 무승부)

1월에 2,200만 파운드의 거금을 쓴 것은 전형적인 레드냅다운 행보였다. 게다가 안드로스 타운센드를 토트넘에서 임대로 데려왔다. 그렇지만 레드냅은 아델 타랍, 에스테반 그라네로 같은 선수들에게 칭찬과 독설을 번갈아 해대며 모순된 모습을 보였고, 최근의 인터뷰에서는 "QPR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있다지만, 과연 그들에게 재능이 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지금의 상태를 보면 그들에겐 재능이 없는 것 같다. 레드냅이 취임한 직후 네 경기에서 승점 6점을 따냈던 QPR은 이후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를 번번이 놓치며 잔류와는 멀어져갔다. 이제는 시즌 종료까지 네 경기가 남은 가운데 잔류권에 10점 차로 뒤처져 있다.

이제 레드냅이 팀에 남을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피할 수 없다. 잉글랜드 언론 '데일리 미러'는 레드냅이 기꺼이 챔피언십에서도 QPR과 함께하며 팀을 개혁하는 작업을 도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레드냅이 챔피언십이라니. 1년 전에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을 뻔했던 감독이다.

만일 구단주들이 이적 시장에서 계속 든든한 지원을 해준다면 레드냅은 QPR을 한 시즌 만에 다시 프리미어 리그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구단의 경기장 신축 계획과도 맞물리는 행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챔피언십은 생각보다 무자비한 리그다. 프리미어 리그에 몸담았던 블랙번이나 울버햄튼 같은 팀은 승격은커녕 리그 원으로 추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시즌 QPR의 프리미어 리그 잔류는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였다고 하더라도, 만일 강등 이후 다시 승격에 성공하지 못하면 레드냅의 경력은 더욱 추락할 것이다.

QPR의 전임 감독이었던 마크 휴즈는 여전히 새로운 직장을 찾지 못한 상태다. 만일 실패를 거듭하면 레드냅 또한 새로운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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